시인과 기생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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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기생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무대 위에 펼쳐졌다. 지난 5일 개막한 창작뮤지컬 <나와 나탸사와 흰 당나귀>다. 소박한 무대와 아름다운 시가 어울린 이 뮤지컬의 제작진이 지난 10일 프레스콜을 열고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올해 초 트라이이아웃 공연을 거쳐 본공연 무대에 오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모티브를 얻어 백석과 그의 연인이었던 기생 자야(김영한)의 이야기를 각색해 담았다. <라흐마니노프>의 오세혁이 연출을 맡았고, 최근 제5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강필석을 비롯해 오종혁, 이상이가 백석으로, 정인지와 최연우가 자야로 분한다.
 
극은 1995년, 죽음을 앞둔 자야가 백석과 함께 보냈던 젊은 날을 회상하며 시작된다. 이 공연에는 백석과 자야 외에도 ‘사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안재영과 유승현이 연기하는 이 인물은 자야를 젊은 날의 기억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사내를 통해 자야는 점차 더 생생하게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게 되고, 이어 백석과 자야의 첫 만남과 이후의 일들이 무대에 펼쳐진다.
 
기생 자야가 기억하는 시인 백석의 모습 담아”  
극의 시작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 공연의 러브스토리는 자야의 기억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실제로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나타샤’가 정확히 어느 여성을 가리키는 것인지 아직도 문학평론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고. 다만 자야는 죽을 때까지 자신이 ‘나타샤’라고 믿었고, 회고록 <내 사랑 백석>에 그런 글을 남기기도 했다. 오세혁 연출은 “백석은 훌륭한 시인이었지만 자신의 삶에서는 많이 방황을 했다. 자야는 그런 그를 많이 이끌어주고 지지해주고 또 아름답게 기억해준 여인이다. 백석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은 것도 자야가 그를 그렇게 기억해줬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에서 이 뮤지컬이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극에서는 “글 쓰는 시인이라고 가난하고 만만하게 보이면 안돼요”라며 백석을 살뜰히 챙기고 때로는 희생을 감내하는 자야의 모습이 그려진다. 시인과 아낌없는 사랑을 나누고, 이별 후에도 한평생 그 기억을 소중하게 간직한 자야의 모습이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바다’ ‘여우난곬족’ 등 아름다운 시가 가득 
대사와 노랫말에 자연스럽게 녹아 든 백석의 시어도 감동을 준다. 사내가 극의 중간중간 백석의 시를 읊기도 하고, 백석과 자야가 “바닷가에 왔더니/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바다’) “열여섯에 사십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가 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여우난곬족’) 등의 시를 노래로 부르기도 한다. 후렴구에 반복되는 “득시글득시글” “북적북적” 등의 시어가 정겹고 따뜻한 정취를 자아낸다.
 
평소 백석의 시를 좋아해 가방 속에 항상 백석의 시집을 넣고 다녔다는 오세혁 연출은 “백석이 친구를 만나거나 결혼식에 참석하는 등의 장면 장면을 연기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그의 시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6년, 백석을 무대로 불러낸 이유는  
제작진이 백석의 사랑 이야기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세혁 연출은 이에 대해 “우리가 살아가려면 자기 안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살면서 그것을 자꾸 잊게 되는 것 같다”며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현대인의 바람이 시인 백석을 불러냈다고 설명했다.
 
공연에 참여하는 배우들은 이미 그 아름다움을 충분히 찾은 듯 했다. 강필석은 “백석 시인을 시집 한 권을 읽는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무대 위에서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며 웃음을 지었고, 오종혁은 “굉장히 따스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라서 관객들도 같이 그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이상이는 “요즘 자꾸 감춰지는 ‘아름다움’을 귀로도, 눈으로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내년 2017년 1월 22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에서 이어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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