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환, 박해미, 박상원…명품 중견배우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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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 박해미, 박상원 등 중량감 넘치는 중견 배우들이 잇달아 연극 무대에 오른다. 오랜 시간 탄탄하고 묵직하게 배우의 길을 걸어온 이들은 무대 위의 존재감만으로도 객석을 압도하는 배우들이다. 배우들에게 작품에 임하는 소감과 어떻게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지 물었다.
 
송승환이 공연 제작사 대표에서 배우로 인생 3막을 열며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송승환은 1965년 9살의 나이, 아역배우로 데뷔해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연기 외 방송MC, 라디오 진행자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특히 공연 연출가와 제작자로서 제2의 인생 터닝 포인트를 밟았다. 그는 한국의 대표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Nanta)’의 제작자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ㆍ폐막식의 총감독까지 역임했다.

송승환은 이번 공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ㆍ폐막식의 부감독겸 폐막식 총연출의 장유정과 다시 만났다. 그는 장유정 연출이 로날드 하우드의 원작 희곡을 직접 각색한 연극 ‘더 드레서’에서 인생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노배우, 선생님 역을 연기할 예정이다. ‘리어왕’ 연극 공연을 앞두고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이 작품은 오랫동안 셰익스피어극을 해 온 노배우와 그의 의상담당자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연극 ‘더 드레서’는 11월 18일부터 2021년 1월 3일까지 만날 수 있다.
 
* 송승환 배우 인터뷰
Q. 9년 만의 연극 무대 개막이 얼마 안 남았다. 오랜만에 배우로서 관객들을 만나는 소감은?
사실, 연극 무대는 ‘갈매기’ 이후 9년 만이지만, 꾸준히 연기를 해 왔어요. 최근에 ‘봄밤’이라는 드라마도 했었고, 뮤지컬 ‘라카지’에서 딩동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이렇게 노역으로 본격적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라 관객 여러분을 만나는 감회가 새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8살 무렵 아역배우로 시작해서 공연 제작자로 오랜 기간 활동했었지요. 평생 연기를 해 왔지만, 배우로서의 활동량을 이제 조금씩 더 늘려가려 합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앞으로 관객 여러분과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으질거라 생각합니다.

Q 노배우 선생님 역을 맡았다. 관객들이 이 작품에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면 좋을까?
이 작품의 'Sir'라는 캐릭터. 선생님이라는 캐릭터는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의 대표이자 배우이기도 하지요. 그 점이 저와 아주 많이 닮았어요. 선생님의 대사에서 제가 해 왔던 고민들이 엿보여 더 친밀감을 느낍니다. 예를 들면, 본인이 배우이면서도 극단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배우 개런티를 어떻게든 깍아보려는 장면 등이 웃음을 유발하죠.

연극 ‘더 드레서’에서 선생님 역할은 저 개인의 삶과도 닮은 점이 많아 감정 이입 잘 되고 있어요. 로날드 하우드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이중성을 아주 잘 표현해 냈는데, 아마도 관객 여러분들께서도 저의 개인사와 밀접한 캐릭터의 배경, 작가가 의도한 인물의 이중성들을 엿보며 재미를 느끼시지 않을까 합니다.

Q 비슷한 시기에 중견배우들이 속속 연극 무대로 돌아오고 있다. 
아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고 하지요. 경험과 연기력을 갖춘 중견 배우들이 연극 무대를 채워주는 것이 저 개인적으로도 반가운 소식이고, 감사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 분들의 연기를 현장에서 눈 속에 담고, 함께 호흡하는 경험 자체가 바로 연극이겠지요.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배우 층이 넓어지면서 더 다양한 콘텐츠가 관객 여러분을 만날 수 있으니, 그 또한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과 좋은 배우들의 무대를 자주 만나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주로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했던 박해미도 오는 11월 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신의 아그네스’로 전통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그녀는 그간 뮤지컬 ‘맘마미아!’, ‘캣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에 출연했으며 ‘하늘이시여’, ‘거침없이 하이킥’ 등 브라운관 등을 오가며 활약해왔다.

오는 6일 개막을 앞둔 연극 ‘신의 아그네스’는 1976년 뉴욕의 수녀원에서 일어난 영아 살해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자신이 낳은 아기를 살해한 젊은 수녀 아그네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심리게임을 그린다. 순수함 속에 광적인 모습이 내재된 아그네스 수녀, 그런 그녀를 신 가까이에서 보살피려는 원장수녀, 그리고 진실을 밝혀 아그네스를 구하려는 정신과 의사 닥터 리빙스턴이 등장하는 3인극이다. 박해미는 극중 해설자이자 인터뷰어 역할의 닥터 리빙스턴 역을 맡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해미가 연기하는 리빙스턴 역은 아그네스가 가진 성스러움을 법으로부터 보듬고자 하는 인물이다.
 
* 박해미 배우 인터뷰
Q 이 작품에 참여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주로 뮤지컬 작품에 많이 출연했었는데, 그 작품들은 가벼운 분위기의 쇼, 노래와 춤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번 작품 ‘신의 아그네스’는 정통 연극인데요. 이 작품을 연습하면 할수록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고 내면을 묘사해내는데 뮤지컬과는 또다른 매력을 느껴서 기분 좋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또 하나의 정통 연극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Q 리빙스턴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 예정인가.
의사로서의 냉정함과 인간의 따뜻한 모습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리빙스턴 박사는 이 사건을 파헤치는 의사로서 접근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상처가 드러나면서 그것에 대한 아픔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아픔을 투영하다보니 냉정한 모습보다는 인간으로서 아그네스에게 다가가는데 신경을 쓰고 싶었어요. 상처가 아물지 않은 인간으로서의 모습, 의사로서의 본문 사이에서 혼자만의 갈등, 고뇌를 보여주며 '어떻게 하면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보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우 겸 사진작가로 활약하는 박상원도 ‘콘트라바쓰’로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1979년 연극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로 데뷔한 그는 그간 브라운관과 무대를 오가며 드라마, 시사프로그램 진행,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왔다. 이번 무대는 비주얼 저널리즘 전공으로 사진 개인전도 열고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고 다시 연기자로 돌아온 박상원이 6년 만에 출연하는 공연이다. ‘향수(1985)’, ‘좀머씨이야기(1991)’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쓴 ‘콘트라바쓰’는 음악가의 조용한 투쟁을 통하여 평범한 소시민의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극 ‘콘트라바쓰’는 오는 11월 7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 박상원 배우 인터뷰
Q. 1인극 '콘트라바쓰'로 오랜만에 연극으로 돌아온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 인간들은 모두가 고독한 존재이고, 특히 “콘트라바쓰“ 속 등장인물 “파트리크”는 사회에서 소외된 고독한 군상의 모습이기 때문에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나”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문학적인 정서가 참 좋았고 와닿아서 무대 위에 연극적인 요소로 옮기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관객”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을 기다리는 이 시점이 너무 무섭고 두렵고 매일 밤 꿈을 꾸며 무대 위에서 마주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42년 전 ‘예술 미개인‘으로 세상에 ’연극‘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했던 작품이 오태석 선생님의 ’약장사‘라는 1인극 이었습니다. 그때 느낌을 돌이켜보면 1인극은 ’거대한 산‘이라는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그런 기억 때문에 무대에서 수많은 작품과 관객들을 만나면서 언젠가는 홀로 책임져야 하는 1인극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Q. 송승환, 박해미 등 중견배우들이 연극 무대로 돌아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
이번 작품에서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가 엔딩장면입니다. 저를 비롯해 중견배우들이 연극무대에 돌아오는 것은 마치 송어의 회귀본능처럼 고독하고 고통스러우면서도, 결국 고향과 같은 정직한 무대로 돌아오는 듯한 모습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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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정동극장, 예술의전당, 박앤남공연제작소, H&H PL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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