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박정민 색깔 입힌 <로미오와 줄리엣>, 독특한 작품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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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가 남긴 세기의 로맨스 <로미오와 줄리엣>이 문근영, 박정민 등 스타 배우들의 참여 아래 무대에 펼쳐진다. 오는 12월 9일 개막하는 이번 연극에 대해 배우 서이숙은 “박정민과 문근영이 연기하는 인물은 우리가 보통 알고 있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조금은 독특한 <로미오와 줄리엣>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같은 이야기가 나온 자리는 지난 14일 블루스퀘어 북파크에서 진행된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발표회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양정웅 연출을 비롯해 문근영, 박정민,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김호영, 이현균, 양승리, 김찬호, 김성철 등 출연진이 모두 나와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와 소감을 밝혔다.
 
원작에 충실…셰익스피어 본연의 매력 살릴 것”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랜 앙숙 관계를 이어온 두 가문의 후계자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의 연출은 그간 <햄릿><한 여름밤의 꿈><리어왕> 등 여러 셰익스피어 작품을 공연했던 양정웅이 맡았다. 양정웅 연출은 이번 공연에 대해 “내가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많이 고쳐서 공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공연은 내가 했던 공연 중 가장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 될 것 같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가진 본질적인 매력, 언어적 수사를 잘 살려서 공연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원작에 충실하되, 극 중 캐플릿과 몬태규 가문 사람들이 모두 등장하는 ‘몹씬(mob scene, 군중 장면)’만 조금 빼거나 수정했다는 것이 양정웅 연출의 설명이다. 이번 공연에는 단 8명의 배우만 출연해 밀도 높은 무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양정웅 연출은 이번 출연진이 ‘최강의 팀’이라며 “저마다 매력 있고 집요하고 욕심 많은 배우들이라 나는 그냥 지휘자처럼 이들의 재능을 대본에 맞춰 주기만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정웅 연출

박정민 “나도 로미오 같은 사랑 해본 적 있어”
 
배우들도 각기 출연 소감을 전했다. <클로저>에 이어 6년 만에 연극에 출연하는 문근영은 “6년 전에 함께 공연했던 선배님들이 너무 좋은 기억을 남기고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셔서 다시 한번 그런 기회를 갖고 싶었다.”고 무대로 돌아온 계기를 밝히며 “우리 연극이 원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셰익스피어가 쓴 언어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어떻게 그 말들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 그 말 속에서 보여줄 수 있는 줄리엣의 매력이 뭔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박정민의 연극 출연은 2014년 이후 2년 만이다. 영화 <파수꾼><동주>를 통해 주목받은 데 이어 현재 드라마 <안투라지>에 출연 중인 그는 “내 배우 인생에 로미오가 있을 줄은 몰랐다”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생각해보면 나도 10대 혹은 20대 초반에 로미오처럼 바보같은 사랑을 해본 것 같다. 책에서 봤던 로미오는 아주 연약하고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인물인데, 그를 땅으로 끌어내려 좀 더 현실적인 인간으로 표현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연극을 하을 하면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연습실에서 항상 긴장한 채로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이 해이해지는 내 정신상태를 잡아주는 것 같다.”며 연극 무대가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설명한 박정민은 “관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순간 배우들이 소소한 이벤트를 준비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문근영, 박정민

서이숙 “문근영, 박정민이 독특하게 하더라”
 
극 중 사랑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로렌스 신부와 줄리엣의 유모 역에는 드라마와 영화, 공연을 오가며 활동해온 중견 배우들이 나설 예정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진심을 알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로렌스 신부는 손병호가, 줄리엣의 사랑에 함께 가슴 아파하는 유모는 서이숙과 배해선이 연기한다.
 
“연습을 할수록 셰익스피어가 정말 위대하다는 걸 느낀다”는 손병호는 “어쩌면 사랑을 이렇게 달콤하고 아름다운 말들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첫 키스신도 너무 낭만적이다. 젊은 남녀들에게 이런 사랑표현법을 배우라고 하고 싶을 정도다. 셰익스어가 왜 이 시대에 계속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 가실 것”이라며 이 작품이 가진 보편적인 러브스토리의 힘을 강조했다.
 
배해선은 “양정웅 연출과 손병호, 서이숙 선배님이 하신다고 해서 기꺼이 합류했다”며 선배 배우들과의 작업에 대한 기대를 표했고, “문근영, 박정민 배우가 출연한다고 해서 기꺼이 한다고 했다”는 서이숙은 “역시나 와서 보니까 (문근영, 박정민이) 독특하게 하더라. 새로운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나올 것 같다.”는 말로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왼쪽부터)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이날 사회를 맡은 김호영을 비롯해 다른 배우들도 소감을 밝혔다. 로미오의 오랜 친구 머큐쇼로 분할 김호영은 “머큐쇼에겐 광기도 있고, 다양한 모습이 있다. 실제 내 스타일을 반영시켜 분위기가 다운될 때마다 업시키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영과 함께 머큐쇼 역에 더블캐스팅된 이현균은 지난해 연극 <뽕짝>으로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배우다. 양정웅 연출과 <한 여름밤의 꿈> 등에서 함께 했던 그는 “연출님은 배우들이 엄청 힘들어할 때 천진난만하게 웃고 계신다. 그런 모습이 이번 작품에도 녹아들 것 같다.”며 배우들의 치열한 연습실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왼쪽부터) 김호영, 이현균

얼마 전 예그린어워드에서 조승우가 “매번 놀라고 배우게 되는 후배”라 말한 바 있는 김성철은 로미오의 사촌 벤볼리오로 분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꼭 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공연이라 바로 뛰어들었다. 조승우 선배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더 배우의 삶 속에서 더 열심히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김찬호가  “패리스는 돈과 권력을 모두 가진, 요즘 말로 하면 ‘금수저’ 출신이다. 줄리엣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려는 자세로 그녀에게 다가가는데 사랑받지 못하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나를 싫어하나 싶을 정도”라며 줄리엣의 약혼자 패리스에 대해 설명했고,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 역을 맡은 양승리는 “팬이었던 (문)근영이의 오빠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영광”이라며 웃음지었다.
 
(왼쪽부터) 김찬호, 양승리, 김성철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탄탄한 연기력과 개성을 자랑하는 열 명의 배우들이 만들어낼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부터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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