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베르나르다 알바’, '포미니츠' 등 2021년 라인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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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5주년을 맞은 정동극장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시즌제 '헬로, 정동'을 런칭하고 패키지 티켓을 판매한다.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는 지난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1년 라인업을 13편을 발표하며 향후 비전과 재건축 계획을 함께 밝혔다. 전통상설공연의 비중이 높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다양한 창작극의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는 국립극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정동극장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2021년 라인업 13편 공개
화제작 ‘베르나르다 알바’, 신작 ‘포미니츠’ 등 뮤지컬 3편 & 연극 2편  

이날 공개된 정동극장의 2021년 공연 라인업은 총 13편으로, 뮤지컬과 연극, 콘서트, 발레, 전통예술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됐다. 첫 작품은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1.22~3.14)로, 지난해 말 우란문화재단에서 국내 첫 무대에 올라 전석 매진된 화제작이다. 이번 공연은 정동극장과 ㈜브이컴퍼니가 함께 제작하고 초연 타이틀롤을 맡았던 배우 정영주가 프로듀서로 나섰다. 1년 전 먼저 김희철 대표에게 연락해 이번 공연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정영주는 “어린시절 동경하던 정동극장 무대에 우리 작품이 올라가는 것이 꿈같다. 그 어느 때보다 고무적인 에너지를 갖고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대를 높였다.
 
▲ 정영주 프로듀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포스터

배우 양준모가 예술감독을 맡은 뮤지컬 신작 ‘포미니츠’(4.7~5.23)도 기대작이다.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의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이 뮤지컬은 양준모가 오페라 ‘리타’(2014~2016)에 이어 두 번째로 기획한 작품으로, 강남 작가와 맹성연 작곡가, 박소영 연출이 함께한다. 피아노가 인생의 전부인 두 여성이 등장하는 이 공연에 대해 양준모는 “실화라는 점도 매력적이고, 특히 여주인공의 피아노 퍼포먼스가 무대에서 실제로 펼쳐졌을 때 큰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캐스팅은 거의 완료된 상태”라며 “새로운 형식의 신선한 작품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양준모 예술감독, 뮤지컬 ‘포미니츠’ 포스터

올해 코로나19로 공연이 무산됐던 뮤지컬 ‘판’(7.27~9.5)도 내년 정동극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19세기 말 조선 최고 이야기꾼들의 신명나는 활약을 그린 이 뮤지컬은 2017년 초연부터 호평을 이끌어내며 정동극장의 대표 레퍼토리로 안착한 작품이다.

연극도 2편 무대에 오른다. 첫 연극은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6.1~6.27)로,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열아홉 살 청년의 심장 이식 과정을 그린 1인극이다. 지난해 국내 초연 당시 손상규, 윤나무의 호연으로 사랑받았던 이 작품에 올해는 어떤 배우가 출연할지 주목된다. 연출을 맡은 민새롬은 “등장인물 17명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혼자서 오롯이 표현해낼 배우들의 활약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정동 연극시리즈’ 포스터

연말 공연될 ‘정동 연극시리즈’(11.18~12.31)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오는 18일 개막하는 송승환 주연의 ‘더 드레서’처럼 명배우 1인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 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희철 대표는 “공연계에서 배우로서 최고의 활약을 해오신 한 분을 선정해 그 배우를 중심으로 작품과 창작진을 구성하는 프로그램을 연말마다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유니버설발레단 ‘챔버시리즈’, ‘정동의 여름’ 포스터

발레와 대중음악, 뮤지컬 작곡가 콘서트도   
내년에는 유니버설발레단의 클래식 발레도 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를 위해 정동극장은 지난 3일 유니버설발레단과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챔버시리즈’(9.10~9.12, 9.17~9.19)를 준비 중인 유니버설발레단의 유지연 부 예술감독은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정동극장 무대에 맞게 재정비해 올릴 것”이라며 “양 기관의 장점을 잘 살려 여러 형태의 재미있는 공연을 올리려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중음악 콘서트와 뮤지컬 작곡가가 만드는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정동의 여름'(7.2~7.4, 7.9~7.11)에서는 실력파 여성 싱어송라이터들과 인디 아티스들의 무대가 펼쳐지며, '오선지 걸어가는 작곡가'(10.2~10.3, 10.9~10.10)에서는 인기 뮤지컬 작곡가 이성준과 민찬홍의 대표곡과 미발표 스케치곡, 예술과 음악 인생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 ‘정동 팔레트’ 진행자 금난새, 정동 예술단 ‘소춘대유희’ 포스터

금난새·양준모의 브런치 콘서트 ‘정동 팔레트’ 3월 시작
3월 창단 앞둔 정동 예술단 활약도 기대

정동극장은 그간 진행해온 여러 공연 프로그램도 보다 진화한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시작된 마티네 시리즈 ‘오페라 데이트’는 ‘정동 팔레트’라는 이름의 브런치 콘서트로 이름을 바꿔 내년 3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열린다. 진행은 지휘자 금난새와 배우 양준모가 번갈아 맡는다. 정동극장이 2017년 처음 선보인 청년국악인큐베이팅 ‘청춘만발’도 내년 8월 5주년을 맞아 보다 큰 규모로 진행된다.

내년 3월 첫 공식 창단을 앞둔 정동극장 예술단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무용수 10인, 타악 연주자 6인으로 구성된 정동극장 예술단은 첫 정기공연이자 창단공연인 ‘시나위,夢’(3.23~28)을 시작으로 단원 창작 플랫폼 ‘바운스’(7.16~7.18), 두 번째 정기공연 ‘소춘대유희(가제)’(10.22~11.7) 등을 선보인다. ‘소춘대유희’는 정동극장의 뿌리인 협률사가 최초 유료 공연으로 선보인 동명의 공연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전통 연희와 무용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의 첨단 기술과 어우러지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이사

첫 패키지 티켓 판매 시도…금일 오전 10시 오픈 
정동극장은 이상 13편의 공연 중 11편의 작품을 다양한 구성의 패키지 티켓으로 구성해 판매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챔버시리즈', 정동극장 연극 시리즈, 콘서트 '오선지를 걸어가는 작곡가'와 창작초연 뮤지컬 '포미니츠' 등 4편을 만날 수 있는 '각양각색 패키지'를 비롯해 뮤지컬 3편을 묶은 '뮤지컬 패키지', 정동 예술단의 공연 3편을 묶은 '정동 예술단 패키지’, 연간공연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정동 마니아 패키지’ 등이다. 패키지 티켓은 금일(12일) 오전 10시부터 11월 30일 월요일 자정까지 인터파크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구매 가능하다.
 
2022년 재건축 돌입…”창작극 상업화 적극적으로 도울 것” 
이날 김희철 대표이사는 재건축을 비롯한 정동극장의 향후 비전도 발표했다. 약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600석 규모의 중극장과 300석 규모의 소극장을 가진 극장으로 정동극장을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이를 위한 설계 공모가 내년에, 본격적인 시공이 2022년에 진행된다.

김 대표는 “재건축이 완성되면 2차 제작극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연계에 창작산실 등 창작지원프로그램은 많지만, 그 작품들을 무대화, 상업화시키는 기능이 부족해 사장되는 작품이 많다. 그런 작품을 발굴해 300석 극장에서 무대화시키고 600석 극장에서 상업화시키는 프로세스를 밟겠다”는 것.
 

이어 김 대표는 정동극장이 전통상설공연에 주력했던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관객도 중요하지만, 창작자와 기획자, 출연자들이 본격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국내 관객들이 취향별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지난 10년간 해외 관객들을 겨냥해 쌓은 홍보 및 마케팅 툴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영상화 사업도 이어진다. 이수현 공연기획팀장은 “주요 작품은 영상상영회를 통해 스트리밍할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브런치 콘서트처럼 많은 분들이 접하기 힘든 공연이나 교육적 목적이 있는 작품의 경우는 온라인으로 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정동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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