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이기는 배우들의 힐링법은? 오만석·에녹·정동화·박규원 편
- 2020.12.23
- 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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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끝을 향해가는 2020년,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전과 다른 풍경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공연장 혹은 연습실에서 땀 흘리며 무대를 만들던 배우와 스텝들도, 그렇게 완성된 무대를 보며 함께 울고 웃던 관객들도 지금은 잠시 숨을 고르는 중이다. 코로나의 빠른 확산으로 잠시 많은 공연이 막을 내린 지금, 배우들은 어떻게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 재정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배우들에게 요즘의 일상에 대해, 또 ‘코로나 블루’를 잊는 방법에 대해 서면으로 물었다. 온주완·박지연·오종혁·고훈정 편에 이은 정동화·에녹·오만석·박규원 배우의 답변.
[질문]
Q1. 코로나 시대 ‘집콕 생활’ 속 나만의 힐링법은?
Q2. 우울할 때 찾아듣게 되는 나만의 힐링 넘버는?
Q3. 우리 공연을 생각할 때 가장 마음이 따뜻해지는(기분 좋아지는) 장면을 꼽는다면?
Q4. 다시 만날 관객들에게 한 마디
▲ '미드나잇' 정동화
■ 뮤지컬 ‘미드나잇’ 맨 역 정동화
A1. 하루에 두 끼를 먹으니 집에서 자주 요리를 해요. 장도 자주 보다 보니 식비 지출이 많이 늘었네요. 이것저것 섞어서 퓨전요리를 하는 편인데, 뮤지컬 배우다 보니 요리를 하면서 자연스레 늘 마이크를 들고 해요.
집 주위 산책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자주 걷고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해요. 얼마전에는 마침 눈이 와서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앨빈이 생각나서 눈 속의 천사를 만들어 봤어요.
▲ 정동화 배우가 보내온 사진
A2. 요즘 ‘미드나잇’ 음악을 거의 매일 들어요. 언제 공연을 하게 될지 몰라 그렇기도 하지만, 프리뷰공연이 벌써 너무도 옛 기억이 된 것 같아 추억하는 느낌으로도 많이 들어요. 연습 때 불렀던 것들을 들으며 혼자 웃곤 해요.
A3. ‘자유롭게 살아’라는 넘버에서 우먼과 커플댄스를 추는 장면이요. 제목 그대로 그 순간만큼은 두 인물 모두 자유롭게 살아갈 것만 같은 느낌과 행복함, 그리고 미래에 대한 밝은 희망이 느껴져요. 실제로 장면 안에서 춤출 때 즐겁고요.
A4. 모두가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길 바랄 뿐입니다. 이제는 극장에서 사랑하는 관객 분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꿈이고 바람이고 희망이 되었습니다. 그동안도 관객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했지만, 앞으로 극장에서 관객 분들을 만난다는 것에 더욱 감사한 마음을 갖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스모크' 에녹
■ 뮤지컬 ‘스모크’ 초 역 에녹
A1. 저의 집콕 힐링 방법을 소개해드리자면요, 첫번째는 ‘집안일을 천천히 하기’에요. 밀키트로 손쉽게 이용하던 음식을 제가 직접 재료 손질도 해보고, 그동안 만들어보지 않았던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청소도 평소 진공청소기만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대청소를 한다든지 등등 빨리하던 집안일을 천천히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넷플릭스 시리즈 보기!’ (그런데 다봤어요...)이고, 세번째는 ‘가볍게 생각 적기’에요. 이런 것들이 차곡차곡 모여서 나중에 곡의 가사가 되는 것 같아요.
네번째로는 ‘게으름 피우기’인데, 더이상 안 움직이고 병이 날 때까지 게으름을 피우면 그게 오히려 앞으로 무언가를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A2. 넘버는 아니고 제 앨범 곡을 듣습니다. 부끄럽기는 해도 다짐이 되기도 하고 저의 얘기를 하고 있어 들으며 힐링도 돼요.
▲ 17일 발매된 에녹 앨범 ‘밤의 정원(Lullaby)’
A3. 홍과 해가 꽁냥꽁냥 할 때의 장면이에요. 연습실에서도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초를 이해는 하지만 더 보고싶은 행복한 장면이라 초가 조금만 더 늦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A4. 방역수칙 잘 지키고 몸 관리 잘해서 늘 공연이 이어진 것처럼 무대 위에 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젠틀맨스 가이드' 오만석
■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다이스퀴스 역 오만석
A1. 이것 저것 새로운 음식들을 만들어 먹어봅니다~! 요리할 때는 요리에만 집중하게 돼서 다른 생각들도 잘 나지 않고, 요리가 맛있게 완성되면 기분도 좋아지고 집콕이 심심할 틈이 없어요.
A2.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의 '임파서블 드림'.
A3. 몬태규 나바로와 피비, 시벨라의 삼중창 '메리유' 장면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A4.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꼭 다시 무대에서 만날 날만을 기다립니다~!
▲ '배니싱' 박규원
■ 뮤지컬 ‘배니싱’ 의신 역 박규원
(※아래 답변은 ‘배니싱’의 결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A1. 많이들 보시겠지만 저도 넷플릭스를 즐겨보고 있어요. 최신작들도 좋지만, 지나간 작품들을 볼 수 있어 더욱 좋은 것 같아요.^^
A2. ‘최후진술’ 중 ‘그래도 지구는 돈다’요. 가끔 지친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들으면 뮤지컬에 처음 도전할 때의 기억들이 떠올라서 힘이 되는 것 같아요.
A3. 마지막에 케이와 함께 햇빛 속으로 가는 장면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이 장면이 ‘배니싱’의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기도 하고, 의신이 진정으로 케이와 친구가 되는 것 같거든요.
A4. 여러분들이 기다려주시는 만큼 저도 설레고 많이 그립습니다. 그래도 분명 다시 만날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만나요!^^
정리: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배우 정동화, 쇼노트,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모먼트메이커, 네오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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