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내지 말아요, 자신을 믿어요”라는 따스한 응원, 연극 ‘킹스 스피치’
- 2021.01.08
- 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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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열전8’의 네 번째 작품, 연극 ‘킹스 스피치’가 국내 첫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동명의 영화로도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언어장애를 극복하고 감동적인 연설로 영국 국민을 단결시킨 조지 6세의 이야기다. 공연장에서 만난 이 작품은 연극만이 가진 투박한 질감과 두터운 울림으로 코로나 시대에 지친 관객들에게 진한 위로를 전하고 있었다.
‘킹스 스피치’는 영국 작가 데이비드 세이들러(David Seidler)가 쓴 작품이다. 애초 희곡으로 쓰였으나 영화로 먼저 만들어져 제83회 아카데미에서 각본상,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제64회 영국아카데미 7관왕, 제24회 유럽영화상 3관왕에 오르며 세계적인 흥행을 거뒀다. 연극으로는 2012년 영국에서 초연된 후 독일, 미국 등에서 공연된 바 있다.
‘킹스 스피치’는 영국 작가 데이비드 세이들러(David Seidler)가 쓴 작품이다. 애초 희곡으로 쓰였으나 영화로 먼저 만들어져 제83회 아카데미에서 각본상,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제64회 영국아카데미 7관왕, 제24회 유럽영화상 3관왕에 오르며 세계적인 흥행을 거뒀다. 연극으로는 2012년 영국에서 초연된 후 독일, 미국 등에서 공연된 바 있다.
공연은 조지 5세 치하의 영국, 당시 왕자였던 조지 6세의 연설 장면으로 시작한다. 조지 6세는 온 국민이 듣는 연설을 심한 말더듬으로 망쳐버리고, 그런 남편을 지켜보던 아내 엘리자베스는 언어 치료사 라이오넬 박사를 찾아가 남편의 치료를 부탁한다.
그런데 ‘괴짜’ 라이오넬은 독특한 치료로 조지 6세를 당황하게 한다. 조지 6세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캐물어 화를 돋우는가 하면, 바닥에 눕혀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내뱉게 하는 식이다. 낯선 치료법으로 혼란과 의구심에 빠진 조지 6세에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변화가 닥친다. 스캔들을 일으킨 형이 왕위 계승을 포기하면서 조지 6세가 왕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어지는 극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 속에서 영연방 국가의 수장이라는 막대한 책임을 진 조지 6세가 한 인간으로서 난관을 딛고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그린다.
그런데 ‘괴짜’ 라이오넬은 독특한 치료로 조지 6세를 당황하게 한다. 조지 6세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캐물어 화를 돋우는가 하면, 바닥에 눕혀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내뱉게 하는 식이다. 낯선 치료법으로 혼란과 의구심에 빠진 조지 6세에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변화가 닥친다. 스캔들을 일으킨 형이 왕위 계승을 포기하면서 조지 6세가 왕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어지는 극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 속에서 영연방 국가의 수장이라는 막대한 책임을 진 조지 6세가 한 인간으로서 난관을 딛고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그린다.
조지 6세는 특수한 신분의 인물이지만, 그가 처한 상황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아우르고 있다. 불행한 유년기를 지나며 받은 상처와 세상을 향한 두려움,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자기 표현 욕구, 뜻하지 않게 짊어진 버거운 책임과 과업, 그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다는 바람까지. 이 복잡다단한 마음을 딛고 수없이 같은 단어를 반복해 읽거나 몸을 던져 발성을 연습하는 모습이 가슴 찡하다. 어느 순간에는 딸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소박한 바람이 간절하게 전해져 오고, 또 다음 순간에는 “내게도 목소리가 있다”는 한 인간의 포효가 마음을 울린다.
왕가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결코 비굴함 없이 의사이자 친구로서 조지 6세를 돕는 라이오넬의 모습도 따스한 위로를 전한다. 라이오넬 역시 영국 사회의 이방인으로서 연극 배우의 꿈을 갖고 분투한다는 자신만의 서사를 갖고 있는데, 극 후반에 그의 정체가 밝혀지며 또 한번 긴장감을 자아낸다.
왕가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결코 비굴함 없이 의사이자 친구로서 조지 6세를 돕는 라이오넬의 모습도 따스한 위로를 전한다. 라이오넬 역시 영국 사회의 이방인으로서 연극 배우의 꿈을 갖고 분투한다는 자신만의 서사를 갖고 있는데, 극 후반에 그의 정체가 밝혀지며 또 한번 긴장감을 자아낸다.
영화에서 콜린 퍼스가 맡았던 조지 6세를 이번 공연에서는 박정복과 조성윤이 연기한다. 박정복은 짧은 문장조차 온전히 끝맺지 못할 만큼 심한 말더듬이 차차 호전되는 과정을 세심히 표현하는 동시에 유약함을 딛고 단단한 자존감을 회복해가는 조지 6세의 모습을 완연히 그려냈다.
라이오넬 역의 서현철은 특유의 따스하고 유쾌한 결을 더했고, 조지 6세의 부인 엘리자베스 역 양서빈과 라이오넬의 부인 머틀 역 이선주, 데이비드와 코즈모 랭 대주교로 분하는 정원조와 처칠 및 조지 5세를 번갈아 연기하는 최명경 등 연륜의 배우들이 적재적소에서 긴장을 풀고 조이며 탄탄하게 극을 이끌었다. 또 다른 조지 6세 조성윤과 라이오넬 박윤희의 연기도 궁금하다.
라이오넬 역의 서현철은 특유의 따스하고 유쾌한 결을 더했고, 조지 6세의 부인 엘리자베스 역 양서빈과 라이오넬의 부인 머틀 역 이선주, 데이비드와 코즈모 랭 대주교로 분하는 정원조와 처칠 및 조지 5세를 번갈아 연기하는 최명경 등 연륜의 배우들이 적재적소에서 긴장을 풀고 조이며 탄탄하게 극을 이끌었다. 또 다른 조지 6세 조성윤과 라이오넬 박윤희의 연기도 궁금하다.
영화를 먼저 본 사람에게는 무대가 너무 간소하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무대는 라이오넬의 방과 조지 6세의 방, 조지 6세가 라디오 연설을 녹음하는 스튜디오 등으로 작게 나뉘어 있고, 조명과 음악도 잔잔하다. 그러나 잘 짜인 극과 어울린 이 무대는 배우들의 연기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연극 무대만의 투박하고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극의 마지막, 고된 노력 끝에 마침내 말더듬을 치료한 조지 6세는 전쟁의 발발로 불안감에 휩싸인 국민들을 향해 “어떠한 난관과 희생이 따르더라도 우리 모두가 하나 된다면 우리는 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라는 연설문을 의연한 목소리로 전달한다. 이 연설문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아 멀리 떨어져 앉은 지금의 관객들에게 더욱 각별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공연은 2월 7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연극열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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