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를 ´로스´로!˝ 호기로운 네 소년의 여행, <타조 소년들>

  • like2
  • like2
  • share
‘로스’가 죽었다. 로스와 가장 친했던 케니와 씸, 블레이크는 그의 장례식에 참여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건 실망으로 가득한 최악의 장례식. 로스를 힘들게 만들었던 온갖 사람들이 모인 것도 모자라, 로스가 질색할 재미없는 노래들뿐이다. 분노하던 세 사람은 그가 생전에 원했던 희망사항을 떠올리며 이렇게 소리친다. “로스를 ‘로스’로!”

이 한마디로 장장 500km에 이르는 그들의 여정이 시작된다. 세 사람은 영국 동쪽 해안마을에서 서쪽 끝 ‘로스’까지, 로스의 유골함을 훔쳐 들고 그가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던 동명의 도시로 떠난다. 시작은 호기로웠지만, 여행길은 고난의 연속이다. 로스의 죽음은 어딘가 이상하고, 모든 걸 터놓는다고 생각한 친구들 간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연극 <타조 소년들>은 영국 가디언(Guardian) 지 아동 소설상을 수상한 키스 그레이의 원작소설<오스트리치 보이즈(Ostrich Boys)>를 기반으로, 영국 극작가 칼 밀러(Carl Miller)의 극본과 영국 대표 청소년극 연출가 토니 그래함(Tony Graham)의 섬세한 연출이 만나 탄생했다. 2014년 국립극장 소극장 판에서 펼쳐진 세계 초연 무대는 강렬한 속도감과 경쾌한 상상력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우리는 흔히 청소년을 가르치려고 하지만, 그건 잘못된 접근이다. 특정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생각해 찾아가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 토니 그래함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도 관객들을 정해놓은 정답으로 이끌지 않는다. 다만 작품 속 네 소년을 통해 10대의 삶과 고민, 그리고 속마음을 보여줄 뿐이다.

작품 말미에 서서히 드러나는 각자의 비밀과 관계의 진실을 보고 있노라면, ‘타조 소년들’이라는 제목이 퍽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비단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 역시 땅에 머리를 감추며 외면했던 시간을 되돌아보게 한다. “우린 못 본 체하고 있었어, 모래 속에 얼굴을 묻었지. 겁먹은 타조들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바람 잘 날 없는 500km의 여정. 과연 세 친구는 진실을 마주하고 로스를 ‘로스’로 데려갈 수 있을까? 네 배우의 에너지로 가득한 연극 <타조 소년들>은 오는 11월 18일부터 12월 4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실망으로 가득한 로스의 장례식
(왼쪽부터) 케니, 블레이크, 씸, 로스

 
▲ "블레이크, 로스가 죽기 전에 평소랑 다른 점은 없었니?"
 
▲ 우여곡절 끝에 유골함을 훔쳐 여행길에 올랐지만,
끊임없이 쏟아지는 부모님들의 전화에 고민하는 세 사람.

 
▲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린 케니 덕분에
표값을 마련하기 위해 번지점프대에 오른 블레이크에게

로스가 나타나 말을 던진다. "포기할거야?"
 
▲ 겨우겨우 표를 구해 잘~ 가나 했더니 케니와 씸이 여자애들에게 빠졌다.
"너흰 어디까지 가니?"

 
▲ 스쿠터를 빌려 로스로 달려가는 길, 그들은 과연 잘 도착할 수 있을까?
 
▲…했더니 두 사람은 또 왜 싸우는 걸까.
자세한 내용은 11월 18일부터 12월 4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만나보자.


 
글: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공연

#다른 콘텐츠 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