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 7년 만에 피아노 리사이틀 투어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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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정명훈이 다시 피아니스트로 돌아온다.

2014년 한국에서 피아노 리사이틀 무대를 올린 지 7년 만에 다시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지휘자로서 활동해 온 정명훈을 피아니스트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정명훈은 ‘피아니스트’로서 4월에 두 번째 피아노 앨범 발매와 함께 서울, 군포, 수원, 대구에서 투어를 할 예정이다.

정명훈은 1974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차이콥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에 올랐다. 당시 정명훈의 입상 소식은 카퍼레이드를 펼칠만큼 국가적 낭보였으며, 온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1위 (안드레이 가브릴로프, 당시 소비에트 연방)와는 단 2표 차이로, 심사위원의 절반 이상이 소비에트 연방 출신이며, 대부분의 입상자가 소비에트 연방 출신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결과였다. 

정명훈은 7살에 서울시향과 첫 협연,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1970년 뉴욕타임즈 주최의 WQXR 피아노 콩쿠르 1위, 1973년 뮌헨 국제음악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내었다. 첼리스트 피아티고르스키와 지휘자 앙드레 프레빈의 추천으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참가했던 정명훈은 한국인 최초의 참가자이자 최초의 입상자였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하지만 2위 입상 후 피아니스트가 아닌 지휘 무대에 집중하며 지휘자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입상 전후 있었던 일부 초청 독주회를 제외하고는, 정명훈이 온전히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서는 일은 거의 없었다. 지휘를 겸하는 협연 무대나 실내악 무대로 한정되어 있었으며 이 마저도 극히 일부였다. 하지만 50여 년의 음악인생 동안 한 번도 피아노를 놓은 적이 없다고 밝힌 정명훈은 201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이후 40년이 지나서야 피아니스트로서 한국에서 첫 리사이틀 투어를 가졌다. 당시 그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60세가 되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내게 피아노는 진짜 음악이다.’ 라며 피아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에 7년 만에 피아노 무대로 돌아온 정명훈이 준비한 프로그램은 하이든, 베토벤, 브람스의 후기 피아노 작품들. 4월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발매되는 앨범 레퍼토리인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60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브람스 세 개의 간주곡 Op.117을 비롯, 리사이틀에서는 브람스 네 개의 피아노소품 Op.119을 추가해 연주한다. 모두 작곡가들이 5-60대에 작곡한 그들의 말년의 작품들로, 정명훈이 다시 피아니스트로 무대에 섰던 나이와도 비슷하다.

지난 피아노 앨범이 소품위주로 ‘손주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의 컨셉이었던 반면 정명훈은 이번 앨범에 대해 ‘‘음악을 통해 삶의 여러 단면을 표현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열망’을 담았다고 했으며, 작곡가들의 말년의 피아노 작품들을 통해 “인생이라는 아름다운 여정”과 “영혼의 자유로움”을 경험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정명훈의 깊은 음악적 성찰과 온전히 ‘피아니스트 정명훈’이 보여줄 음악의 깊이가 기대된다.

또한, 이번 공연은 코로나 팬더믹이 가져다 준 공연이기도 하다. 정명훈은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대부분의 해외 오케스트라 공연이 취소된 2020년을 피아노를 연주하며 보냈고, 그러한 시간이 피아니스트로 다시 무대에 오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68세의 거장이 위대한 작곡가들의 말년의 작품들을 통해 그려낼 인생의 관조는 팬더믹 시대에 지친 일상에 피아노 선율 하나로 위로와 희망을 선사할 예정이다.

정명훈 피아노 리사이틀은 4월 23일 대구콘서트하우스, 4월 24일 군포문화예술회관, 4월 27일 경기아트센터, 4월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티켓은 3월 26일 오후 4시 인터파크 티켓에서 오픈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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