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분장의 비밀부터 무대&의상의 숨은 매력까지, ‘위키드’ TMI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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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오즈의 환상적인 풍경과 깊고 탄탄한 스토리를 함께 담아낸 뮤지컬 ‘위키드’가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브로드웨이 초연(2003) 이후 전세계에서 6천 만명의 관객을 만난 화제의 뮤지컬이자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 킹’과 함께 브로드웨이에서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단 세 편의 작품 중 하나인 ‘위키드’에는 뜨거운 인기만큼 흥미로운 비밀들이 무대 곳곳에 숨어 있다. 초록 분장 및 무대, 의상의 숨은 비밀부터 배우 손승연, 나하나가 말하는 작품의 매력까지 ‘위키드’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를 정리했다. 

■ 엘파바의 초록 분장, 번지지는 않을까?
태어날 때부터 온통 초록빛의 피부를 타고난 초록마녀(엘파바)의 활약을 보고 있자면 궁금한 점이 생긴다. 엘파바가 방을 들거나 글린다 혹은 피에로와 포옹할 때 초록 분장이 묻어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제작사는 “연기를 하면서도 지워지지 않는 그린 메이크업의 비밀은 바로 코팅 메이크업”이라고 답했다. 엘파바 역 배우가 연기를 하는 동안 초록 분장이 땀 등에 지워지지 않도록 초록 분장 이후 파우더로 마무리한다고.
 
‘위키드’는 브로드웨이 초연부터 화장품 브랜드 MAC이 이 작품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해왔는데, 무대에서 잘 지워지지 않으면서도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제품이다. 엘파바 역 배우는 이 제품으로 얼굴은 물론 어깨, 목, 귀, 손까지 꼼꼼히 분장을 하고, 2막에서는 신비로운 마녀의 매력을 더욱 강조하는 메이크업으로 또 한차례 변화를 준다. 빈틈 없이 꼼꼼한 분장을 하기 때문에, 공연 전 뿐 아니라 공연이 끝난 후 클렌징을 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 54번의 장면 전환…가장 빠른 퀵체인지는 ‘16초’
엘파바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 글린다가 버블 머신을 타고 공중에서 내려오는 장면 등 화려한 장면이 어우러진 ‘위키드’는 배우들에게도 그만큼 난이도 높은 작품으로 꼽힌다. 뮤지컬 베테랑인 옥주현 배우조차 “가장 어려운 작품”으로 꼽았을 정도.
 
특히 총 54번의 장면 전환이 이뤄지는 ‘위키드’는 퀵체인지가 많은 작품이기도 한데, 그중 가장 빠른 퀵체인지는 단 16초만에 이뤄져야 한다. 엘파바와 글린다가 처음으로 에메랄드 시티로 가는 ‘단 하루(One Short Day)’ 씬 직전 부분이다. 이 장면에 대해 글린다 역 나하나 배우는 “16초 만에 의상을 갈아입고 무대 위에 등장하자마자 노래를 불러야 해서 제일 숨이 차오를 때 해야 하는 어려운 장면 중 하나”라며 “항상 그 시간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 박물관에도 전시된 특별한 의상…글린다의 드레스는 20kg?
쉬즈 대학의 댄스 파티, 글린다와 피에로의 약혼 파티 등 주요 장면마다 서로 다른 스타일로 완성된 의상을 감상하는 것도 ‘위키드’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다. 총 350여벌의 이 의상들은 토니상을 수상한 의상 디자이너 수잔 힐퍼티가 디자인했는데, 동일한 디자인이 단 한 벌도 없을 정도로 독특한 패턴과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고.

특히 시선을 끄는 옷은 글린다가 선한 마녀로서 오즈 시민들 앞에 등장하는 장면에서 입는 버블 드레스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비즈 장식과 의상을 고정해주는 고정대까지 있어 총 무게가 20kg에 달한다. “이 의상을 입고 무대 위를 이동하면서 노래, 연기 그리고 엘파바와의 싸움도 있는 액션 씬(?)도 소화를 해야 해서 어렵다”는 것이 나하나 배우가 털어놓은 고충.
 
2막에서 엘파바가 입고 등장하는 의상 역시 특별하다. 지구의 지층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만든 이 의상은 360겹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기 다른 천의 재질로 수작업으로 탄생했다. 화석, 종유석 혹은 돌을 깨면 볼 수 있는 줄무늬 모양의 패턴이 수놓아져 있는 이 의상은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도 전시됐다.

■ 위엄찬 마법사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 4M의 로프로 ‘플라잉’ 훈련하는 배우들
이밖에도 ‘위키드’의 무대에는 숨은 매력이 많다. 에메랄드 시티에서는 오즈 시민들의 초록 의상과 함께 5천여 개의 그린 LED 조명이 환상적인 무대를 연출하고, 무대 천장에서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며 오즈의 시간을 알리는 타임 드래곤이 언제 움직이는지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엘파바가 만나기를 고대하던 오즈의 마법사가 드디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무대를 쩌렁쩌렁 울리는 마법사의 목소리가 객석을 놀라게 하는데, 이는 마법사 역 배우 남경주, 이상준의 실제 목소리다.  

‘위키드’에서는 마녀들 외에도 또 하늘을 나는 존재가 있는데, 바로 마법사의 주술로 날개를 갖게 된 원숭이들이다. 이 ‘플라잉 멍키’ 역 배우들은 하늘을 날고 벽을 타는 고난도 장면을 위해 연습실에서부터 4M 높이의 로프 훈련을 통해 악력과 완력을 키우며, 공연장에서도 리허설 기간까지 로프 리허설을 별도로 진행한다.
 
■ 엘파바 손승연 & 글린다 나하나가 말하는 ‘위키드’의 매력
손승연 “’위키드’는 숨겨진 메시지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그 메시지들을 찾아가면서 보는 재미로도 충분하지만, 작품을 보면 볼수록 깨닫게 되고 ‘아~!’ 하게 되면서 오는 감동 또한 크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여러 번 보시는 작품인 것 같아요. 또 무엇보다 저희 배우들이 눈물 나는 장면에서 보시는 관객분들도 같이 울어주신다는 게 참 뜻깊고 배우로서 벅찬 부분입니다. ‘위키드’는 배우들에게도 관객분들에게도 힐링이 되는 작품이에요.”
 
나하나 “한마디로 완.벽.한 작품이라는 점이 매력이 아닐까요? 톱니 바퀴처럼 너무 완벽하게 맞물려 있어서, ‘완벽’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작품이에요. 캐릭터, 스토리, 음악, 무대, 의상 이 모든 것이 모여서 ‘위키드’라는 거대한 판타지 세계가 완성이 되는데, 저도 그렇지만 관객 분들도 보실 때마다 새로운 점을 발견하게 되리라 생각이 들어요. 이 작품이 주는 행복함, 선한 영향력으로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들께 위로와 힘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클립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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