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성소수자·로봇·전통 굿 다룬 실험극 4편 선보인다
- 2021.04.02
- 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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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UP 202]라 이름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국립극단이 새로운 도전을 통해 관습적 선택에 질문을 던지는 장이다. 기초, 기본을 일컫는 101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202의 자세로 소재부터 관람 방식까지 모두 새로운 방식을 택해 동시대와 호흡하고 우리 시대의 담론을 확장하겠다는 뜻이다. 성소수자, 로봇 시대의 연극, 테크놀로지 기반의 융복합 예술 등의 현 시대의 주요 화두가 경쾌한 페스티벌 형태로 펼쳐진다.
[SETUP 202]의 첫 작품은 오는 16일부터 5월 10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펼쳐지는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다.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연극으로, 지난해 낭독 쇼케이스에서 호평받은 바 있다. 국립극단은 이 작품에 대해 "그간 국립극단이 시도한 소설의 무대화는 '페스트', '1984', '빛의 제국' 등 해외 고전과 국내 중견 작가의 소설이 대부분이었으나, [SETUP 202]에서는 국내 신진작가의 문제작을 통해 작업 경계를 넓히고 우리 시대의 새로운 이슈를 연극 관객에게 소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임지민 연출, 김연재 작가가 함께 준비하는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는 늘 무겁게만 다뤄지는 성소수자들의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찌질하고 평범한 청춘들의 이야기로 선보인다. 칸 영화제에 진출하고 싶었으나 무명 감독이 된 영화학도 ‘나’와 현대무용을 전공한 ‘왕샤’의 이야기가 만화적 상상력을 곁들인 무대에서 유쾌하게 펼쳐질 예정. 백성희장민호극장의 객석과 무대가 모두 배우들의 동선으로 사용되며, 관객은 무대 위 회전의자에 앉아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극을 관람하게 된다.
주인공인 ‘나’ 역에는 배우 권겸민, ‘나’가 사랑하는 ‘왕샤’ 역에는 제 57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한 권정훈이 나서며, 국립극단 시즌단원 김보나, 김세환, 박소연, 박용우, 이원준이 함께 출연한다.
▲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홍보사진
이어 '액트리스 원: 국민로봇배우 1호'가 4월 16일부터 25일까지, '액트리스 투: 악역전문배우'가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소극장 판에서 시리즈로 펼쳐진다.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젊은연극상 수상자인 성수연 배우의 1인극이자 ‘액트리스 프로덕션’이 제작한 기획 초청 공연으로, 최근 연극계에서 개성 넘치는 작업으로 주목은 정진새가 작/연출을 맡았다.
이 극은 인간보다 '가성비'가 좋은 로봇 배우가 인기를 끈 미래의 연극계를 배경으로 과연 ‘인간다움’과 ‘예술’의 본질은 무엇인지, 우리 사회에 ‘연극’이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햄릿'의 대사를 패러디한 대사 “Power on or power off, that is the question.(켜느냐 끄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등 날카로운 농담과 통찰로 색다른 화두를 던질 것이라고.
마지막으로 블루투스 헤드폰을 착용하고 관람하는 미디어 아트 공연 '당클매다'가 5월 1일, 2일, 8일, 9일에 국립극단 서계동 야외 마당에서 6회에 걸쳐 공연된다. 다원 아티스트 그룹 이스트허그(EASThug)가 전통 굿의 음악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지난해 국립극단 우리 연극 원형의 재발견 '하지맞이 놀굿풀굿'에서 쇼케이스로 펼쳐진 바 있다. 올해는 무대를 야외로 옮겨 개방감을 더하고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위의 네 작품에 대해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과감하고 화려한 건물 색깔로 ‘빨간 지붕’이라는 애칭을 가진 서계동 국립극단이 신선하고 실험적인 공연들로 가득 찬다. 봄 기운과도 잘 맞는 페스티벌격 프로젝트 [SETUP 202]가 동시대 관객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의 창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SETUP 202] 입장권 예매는 오는 9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되며, 모두 비지정석으로 운영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연장별 특성에 맞는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여 진행 예정이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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