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원 “21년째 서는 무대, 여전히 가슴 벅차고 떨려” ‘시카고’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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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연 21주년을 맞은 인기 뮤지컬 ‘시카고’가 지난 2일 막을 올렸다. 앞서 최정원, 윤공주, 아이비, 티파니 영, 민경아, 박건형, 최재림 등 올해 출연진의 치열한 연습 현장을 공개하며 기대를 높였던 제작진은 지난 6일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주요 장면을 선보이며 다시금 이목을 모았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벨마 켈리 역 최정원의 ‘올 댓 재즈(All That Jazz)’를 시작으로 빌리 플린 역 박건형의 ‘올 아이 케이 어바웃(All I Care About)’, 티파니 영이 등장해 펼친 ‘록시(Roxie)’, 민경아와 최재림의 ‘위 보스 리치드 포 더 건(We Both Reached For The Gun)’, 윤공주와 아이비가 호흡을 맞춘 ‘핫 허니 랙(Hot Honey Rag)’ 등 다섯 장면이 펼쳐졌다.
 
빈틈 없이 탄탄한 무대로 박수갈채를 이끌어낸 출연진은 뒤이어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명작 스테디셀러 ‘시카고’의 21주년 무대에 서게 된 소감을 전했다.

1920년대 시카고의 한 교도소를 배경으로 당대의 스타로 떠오른 여죄수 벨마 켈리와 록시 하트의 이야기를 그린 ‘시카고’는 자극적인 화제를 쫓는 언론과 대중의 모습을 꼬집은 블랙코미디와 세련된 재즈 선율, 관능적인 안무가 어울린 작품이다. 토니어워즈, 올리비에어워즈 등 주요 시상식에서 55개 부문을 수상했고, 36여 국가에서 3,300만 명을 만났다. 국내에서는 2000년 초연을 시작으로 지난 20년간 15시즌을 거치며 평균 객석점유율 90%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에서 20년의 역사를 거치고 다시금 새 분기점을 열게 된 이 작품에 대해 벨마 켈리 역 최정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초연 때 록시 역으로 출연해 이후 벨마 켈리로 변신을 거듭해온 그녀는 한국 ‘시카고’를 대표하는 배우다. 최정원은 “21년째 공연을 하는데도 처음 등장할 때 마치 출산을 하는 듯한 큰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는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록시와 벨마는 무대 위에 서는 것이 꿈이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여성”이라고 여배우로서 극중 인물에게 공감하는 지점을 짚은 최정원은 “이 공연에서 빠지게 되면 무대 위에서 살아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 것 같은 작품이다. 매번 오디션 때마다 최선을 다 했고, 3040대보다 더 많은 훈련을 하며 공연에 임하고 있다. 성형이나 약 복용을 안 하는데, ‘시카고’를 오래 하기 위해서라면 도전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로 작품에 대한 깊은 애착을 드러냈다.
 
2012년 록시 하트로 참여한 데 이어 올해 벨마 켈리 역으로 무대에 서게 된 윤공주와 다섯 번째로 록시 하트로 분하게 된 아이비 역시 ‘시카고’와 연이 깊은 배우들이다. “9년 전 록시 하트 역을 한 것이 지금 벨마 켈리 역을 하기 위한 사전 연습이 아니었나 싶다”라는 윤공주는 “지난 공연이 벨마 켈리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섯 번째 출연인데도 할수록 더 부담되는 작품이 ‘시카고’ 같다. 첫 공연 날 너무 긴장돼서 심장이 귀 옆에 있는 줄 알았다”는 소감으로 웃음을 자아낸 아이비는 “’시카고’는 엄청난 고음이나 화려한 의상이 있기보다 클래식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록시의 이야기를 진실되게 들려드릴까 밤새 고민했다”고 주력한 지점을 밝혔다.
 
올해 새롭게 록시 하트로 분하는 티파니 영과 민경아의 출연 소식도 개막 전부터 화제에 오른 바 있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이기도 한 티파니 영은 “장르가 다를 뿐 새롭게 도전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시카고’는 워낙 꿈에 그리던 무대이고 역할이다. 연습실에 올 때마다 매일 즐거웠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지금도 계속 매일 대본을 보면서 새로운 것을 느끼고 있다”고 연습 과정을 돌아보며 “매회 스토리텔링에 진심을 다해 임하려고 한다. 록시가 왈가닥 같은 면이 있지만, 그 모습을 꾸며서 보여드리기보다 최대한 인간적인 록시를 진솔하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민경아 역시 “공연 전까지 침대에 누워 있다가도 대사를 한 번 더 해보고, 어두운 데서 춤도 한 번 더 춰보면서 공연을 준비했다”고 연습 과정을 이야기하며 “뭔가를 일부러 표현하려고 하기보다 진짜 내(록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에 집중하려고 한다. 록시는 너무 무대에 서고 싶었지만 기회를 갖지 못한 사회의 약자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왜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더 절실하게 설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 ‘시카고’에는 빌리 플린 역에도 새 얼굴이 합류했다. 뮤지컬과 드라마, 영화 등을 오가며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박건형과 이번 공연으로 ‘역대 최연소 빌리 플린’이라는 타이틀을 꿰찬 최재림이다.

“웬만하면 공연할 때 떨지 않는데, 결혼식 이후 정말 많이 떨었던 것 같다”고 첫 공연을 떠올린 박건형은 “이 시국에 띄어앉기 좌석을 제외한 객석을 꽉 채워주신 관객 분들을 본 순간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마지막 공연까지 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관객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고, 최재림은 “드레스리허설을 너무 많이 해서 첫 공연 때 익숙했다”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며 “여느 때보다 긴 연습기간 동안 앙상블도 함께 많은 고생을 했다. 너무 좋은 합을 갖고 있는 팀”이라며 ‘시카고’팀의 끈끈한 팀웍을 자랑했다.
 

마마 모튼 역 김영주와 김경선도 각별한 소감을 밝혔다. 초연 당시 앙상블로 ‘시카고’에 출연한 후 2018년부터 마마 모튼으로 분한 김영주는 “’시카고’는 처음 하는 배우는 있어도 한 번 하는 배우는 없는 것 같다”는 한 마디로 작품의 매력을 정의했고, 2007년부터 ‘시카고’ 무대를 지켜온 김경선은 “주위에서 ‘넌 이제 자다 깨서도 대사를 하지 않냐’라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 너무 소중한 작품인 만큼 더 떨린다. 감동적인 첫 공의 느낌 그대로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달려보겠다”고 전했다.
 

뮤지컬 ‘시카고’는 4월 2일부터 7월 18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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