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안녕,여름’ 개막,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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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6년차 평범한 부부 태민과 여름과 이들의 주변에서 함께하는 조지, 동욱, 란까지 개성 넘지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안녕,여름’이 5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연극 ‘안녕,여름’은 드라마 '워터 보이즈', 연극 '뷰티풀 선데이'로 유명한 일본의 극작가 나카타니 마유미가 극작해 2002년 일본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일본에서 연극 외에도 희곡, 소설, 만화로 만들어졌고, 영화까지 제작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지난 11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안녕,여름’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작품의 색깔과 캐릭터들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했다.

가끔은 덤벙대지만 남편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여름은 여행을 앞두고 남편에게 여러 당부를 늘어놓고, 유명한 사진작가였지만 지금은 카메라에서 멀어진 태민은 아내를 사랑하지만 무심한 태도로 여름을 대한다. 태민 곁에는 그를 지극히 챙기는 조지와 사진 작가 지망생이자 태민의 조수인 동욱이 있다. 태민의 집으로 출근한 동욱은 스타를 꿈꾸며 태민에게 프로필 사진을 부탁하는 란을 만나게 된다. 작품은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데 태민과 여름 부부의 소소한 일상은 부부라면 특히 공감할 내용이 많다.
 
장면 시연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은 저마다 소감을 밝혔다. 오랜만에 연극에 출연을 하는 박혜나는 “평소 호기심과 궁금함이 많은 성격인데, 연극에도 갈증이 있었다. 오랜만에 연극에 출연하게 되어 기쁘다. 여름 역을 통해 누군가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무심한 남편 태민을 연기한 송용진은 “’안녕,여름’은 제 주변의 유부남 배우들이 공연을 보러 와서 대성통곡하며 반성해서 가는 작품”이라고 전하며, “저도 이제 결혼 7년 차인데 태민의 현실에 공감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초연 때는 원작대로 나쁜 남자 스타일로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착한 남자 스타일로 좀 더 부드럽게 태민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용진과 함께 3인 3색의 태민을 연기하는 정원조와 장지후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연습 과정을 전했다. 정원조는 “태민은 여러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데 그것은 그 사람들을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상처 주는 말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으며, 장지후는 “부부의 이야기는 제가 모르는 세상이지만 주변 분들을 많이 관찰했고, 거기에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걸 첨가해서 제 나이에 맞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 작품으로 첫 연극에 도전하는 배우들의 소감도 남달랐다. 박혜나와 함께 여름 역을 맡고 있는 이예은은 “무대에서 일상의 언어로 공연하는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강렬한 역할을 만나는 것도 의미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란 역의 이지수도  “첫 연극이고 첫 한국 사람 역이다. 연습하면서 ’이 정도 감정에 이 타이밍이면 전주가 나와야 하는데’라고 생각한 순간이 많았는데, ‘대사와 호흡만으로 무대에 살아있을 수 있구나’라고 느끼게 되어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연 무대로 돌아오면서 가장 신경 쓴 점에 대해 오루피나 연출은 “이 무대는 결핍을 가진 사람들의 공간이다. 사실 일상생활에서도 완벽할 수 없고 누구나 결핍이 있다. 작품에서 결핍 있는 사람들을 조지로 인해 하나로 묶어 보고 싶었다. 나이와 성별과 상관없이 조지에게 뭐든지 털어 놓을 수 있게 말이다. 그래서 원작에서도 게이 역할이 나왔던 것 같다. 그래서 ‘조지를 통해 여러 관계들을 어떻게 잘 엮어 낼 것 인가’에 대해 고민했고, 그래서 태민, 란, 동욱이 조지와 대화하는 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오 연출은 “원작이 일본 것이라 각색에 신경을 많이 썼다. 다만 일본 것이라 무조건 한국 것으로 바꾸기보다는 가부장적인 느낌이 남아 있어서 그런 모습을 요즘 시대의 모습으로 바꾸려고 했다. 30대 부부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각색했다”고 전했다.

조남희와 함께 조지 역을 맡은 남명렬은 “제가 맡은 조지는 게이로 나오는데, 표현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작품에서 태민의 캐릭터를 보면 ‘정말 재수 없고, 어떻게 저런 발언을 뻔뻔하게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태민이 그런 행동과 말을 하는 것은 마지막에 태민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장치한 거라고 생각하며 작품을 봐 달라”고 관람 팁을 전했다. 
 
란의 모습이 여성의 모습을 구시대적으로 그리는 것 같다는 질문에 오루피나 연출은 “요즘 시대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란을 수단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향해 가는 캐릭터 보다는 자신을 표현하는 젊은 캐릭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캐릭터로 그리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 오 연출은 “마음에 상처가 없는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이나 사랑하는 누군가가 아니더라도 나의 소중한 무언가를 잃은 경험들이 다들 있을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이 작품에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 아픈 사람들에게 토닥토닥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관람을 권했다.

연극 ‘안녕,여름’은 6월 30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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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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