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비틀쥬스’ 유준상 “인생 최저 몸무게 찍을 만큼 힘든 작업…자신 있게 보여드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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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비틀쥬스'가 오는 6월 18일 국내 첫 무대를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독특한 세계관으로 마니아 팬층을 보유한 팀 버튼 감독의 초기 대표작인 영화 '비틀쥬스(유령수업)'를 뮤지컬화 한 작품이다. 정성화와 함께 작품의 타이틀롤을 맡은 유준상은 20여 년의 시간 동안 성실함과 열정을 무기로 뮤지컬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초에는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스프링 송'에서는 제작부터 감독, 주연, 시나리오까지 1인 4역을 해냈다. 지난 8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비틀쥬스'로 파격전인 변신을 예고한 유준상을 만나 작품의 이모저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와 벌이는 독특한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8일 인터뷰 장소에 들어선 유준상은 '비틀쥬스' 제작발표회 때 보다 얼굴이 좀 낫지 않나요? 라며 연습 초반 힘들었던 과정을 토로했다. "20년 넘게 무대에 있었는데 이 작품처럼 큰 벽에 부딪혀 보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한 건 다 사라지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었다. 다 내던지고 기초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7살에 처음 '그리스' 주인공을 맡으면서 밤새도록 연습했을 때 생각이 날 정도로 정말 치열하게 연습했다. 매일매일 할 게 많으니 잠자는 걸 줄일 수밖에 없었다. 인생 최저 몸무게를 찍었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힘들어서 오히려 빠지더라. 다행히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몸을 제대로 만들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유준상은 열정의 아이콘으로 공연 관계자 사이에서 유명한 배우다. 이번에도 특유의 열정과 긍정 에너지로 멘탈 관리를 했다고.

“마스크 끼고 연습하는데 처음에는 토 나오는 줄 알았다. 안무와 노래를 맞춰보고 하늘이 노랗게 보이기도 했다. 긍정적인 성격이라 마음을 고쳐먹었다. 연습 때 너무 힘들어서 오히려 입안에 모래주머니를 달았다고 생각했다. 이걸 떼는 순간 가볍게 노래할 수 있고, 가볍게 춤을 출 수 있다고 마음먹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부터 노래와 춤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또 연습을 시작하면서 '공연이 끝날 때까지 매일 아침에 산에 가자'는 다짐을 했다. 지금도 아침마다 매일 동네 산에 올라간다. 명상도 하고 나무와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는 "내가 체력적으로 잘 관리하면 60살까지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 작품에서 유준상은 98억 년 묵은 '저 세상 텐션' 무면허 저 세상 가이드 비틀쥬스로 무대에 오른다. 죽은 자이지만 어떤 역할보다 존재감 넘친다. 그는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을까?

“한국의 비틀쥬스를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 대본 분석 작업을 오래 했다. 한 단어, 한 문장 깊숙이 들어갔다. 비틀쥬스가 왜 이 말을 해야 하지 스스로 납득이 돼야 했다. 이런 작업 없이 대사를 그저 외우기만 한다면 미국 공연을 흉내 내는 것에 머무르는 것 밖에 안 된다. 저는 한국의 비틀쥬스이기 때문에 한국 정서로 만들고 싶었다.”

덧붙여 “비틀쥬스는 유령으로 나오기 때문에, 인간과는 다르다. 비틀쥬스가 부르는 노래의 속도가 엄청 빠르다. 랩퍼 수준이다. 왜냐하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다. 98억 년 동안 누구와도 말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를 알아본 소녀 리디아를 만난다. 우리도 그렇지 않지 않나. 오랫동안 말을 안 하다 누군가를 만나면 쉴 새 없이 말을 쏟아 내게 된다. 비틀쥬스가 그렇다. 보통 넘버보다 2~3배가 빠르다. 그런 속도에 가사가 다 전달이 되어야 해서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전달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준상은 치열한 대본 분석과 연습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다.

“'내가 미치지 않고서는 이 공연을 할 수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미치지 않고서는 비틀쥬스만의 느낌과 템포를 전달해드릴 수 없을 것 같다. 이 작품이 배우로서 새롭게 시작하게 되는 중요한 기점인 것 같다. 그동안 준비한 걸 관객 여러분께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제는 자신 있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지난 2019년 4월 브로드웨이에서 공식 개막한 작품으로,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라이언스 공연을 올린다. 브로드웨이는 지난 1년동안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다. 그런 만큼 외국 스태프들은 최선을 다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배우들과 자주 의견을 나누며 한국 정서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외국 스태프들이 한국어로는 어떤 말인지 번역 작가와 끊임없는 대화를 하신다. 우리가 대사를 다 외웠는데 며칠 뒤 바뀐 적도 많다. 한국어 묘미를 살리려고 다 같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틀쥬스'는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스펙터클한 무대 볼거리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브로드웨이 공연 제작비가 250억 원 정도로 들만큼 어마어마한 물량의 작품이다. 유준상도 무대에 대해 기대감을 전했다.

“마치 관객들이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서커스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일 거다. 저도 아직 최종 무대를 아직 보기 전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구현된다는 무대 세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와 이런 무대를 어떻게 만들었지' 정말 놀랐다. 그런 무대에서 연기한다고 생각하니 신나고 설렌다. 제가 하는 큐에 의해 무대가 바뀐다. 무대의 모든 것이 전자동으로 세팅 되어 있다.”

화려한 무대 세트를 자랑한 유준상은 "‘비틀쥬스’가 전하는 메시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틀쥬스의 대사 중에 '인간은 모두 외로운 존재구나. 어떻게 그렇게 사니'라는 말을 툭 하는데 이 말이 정말 크게 와닿았다. 꼭 저에게 하는 말 같았다. 이 메시지를 잘 전달한다면 이 공연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무대에서 2시간 30분을 죽을힘을 다해 뛰어다닐 거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오는 6월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마지막으로 유준상은 “저는 무대부터 시작했고, 이곳에서 평생 함께할 거다. 무대에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다른 매체에서 또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거다. 앞으로 힘 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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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CJ ENM, (재)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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