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카고’ 배우들 의상, 시스루인 이유는?…시시콜콜 무대 의상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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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연 21주년을 맞아 뜨거운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뮤지컬 '시카고'가 금일(22일) 100회 공연을 맞이했다. 관객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순항 중인 '시카고'는 살인, 마약, 간통이 만연한 1920년대 시카고 쿡 카운티 교소도가 배경이다. '시카고'는 화려한 무대와 의상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압도하는 일반적인 대극장 뮤지컬과는 조금 다르다. 무대는 조명 외에 온통 블랙이 지배한다. 배우들의 의상마저도 검은 망사 스타킹에 시스루 의상이 주요 아이템이다. 재즈 선율을 타고 몸에 달라붙는 의상을 입은 배우들의 관능적인 몸짓을 보면서 들었던 사소한 궁금증. 무대 배경은 교도소지만 살인을 저지르고 수감된 벨마 켈리와 록시 하트를 비롯한 죄수들은 죄수복을 입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뮤지컬 '시카고'의 시시콜콜 무대 의상 이야기.
 
'시카고' 의상, 죄수복이 아닌 이유

'시카고'의 배경이 되는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들은 죄수복을 입지 않는다. 그 이유는? '시카고' 작품 자체가 블랙코미디로 연극적인 상징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앙상블 전유리가 연기하는 키티(상속녀)는 돈이 많은 배역으로 나온다. 그러나 의상이 화려한 게 아니라 목걸이 정도의 소품만 걸쳐서 상징적으로 그 캐릭터를 표현한다. '시카고' 작품 컨셉 자체가 간결하고 절제된 표현을 하므로 의상 또한 상징적으로 제작되었다.
 
그래서 쿡 카운티 교도소 장면에서도 죄수복을 입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장면에서도 모두 같은 한 벌의 옷을 입고 있다. '시카고' 의상은 주로 시스루 의상인데, 벨마, 록시 배역 정도를 제외하고는 다른 캐릭터는 의상 체인지가 없다.
 
'시카고' 배우들의 체형이 좋다고 망사 의상만 입는 건 아니다

단, 앙상블 중 재판장의 배심원 역을 할 때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추가로 의상 한 벌과 소품이 더해진다. 앙상블의 경우엔 앙상블을 위한 의상 디자인이 여러 개 있는데 그중 배우가 맡은 역할과 배우 이미지에 맞게 의상이 배분된다. 단순히 배우의 체형이 좋다고 무조건 망사 의상이 배분되진 않는다. 연습 초반에 앙상블 의상 피팅이 진행되면, 배우들이 의상에 맞게 몸에 만들어 의상을 더 빛나게 해준다. 이런 앙상블의 활약은 공연 내내 이목을 끈다.
 
'시카고' 하면 흔히 망사, 그물, 스타킹 등을 상상하는데 속살이 보이지 않는 의상도 있다. 메인 의상인 경우 디자인이 정해져 있으나, 상황에 따라 배우의 이미지, 체형,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팀과 상의 후 정해진 디자인에서 약간의 변형이 이루어진다. 시즌마다 벨마, 록시, 빌리가 약간의 변형이 있었다.
 
'시카고' 의상 관리법

공연의 모든 의상은 매회 관리하므로 손상이 된 의상이 발견되면 수선하지만, 공연 도중엔 그럴 수가 없다. 특히 '시카고' 공연은 앙상블이 퇴장하지 않고 무대 옆 의자에 앉아 있기 때문에 공연 전에 의상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카고' 의상은 망사 원단이 많아 찢어진다기보다는 뜯겨서 구멍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위험성이 있는 의상은 두 벌씩 준비해, 구멍이 생기면 공연 중 배우가 퇴장하면 갈아입힌다. 의상은 다른 공연과 동일하게 매일, 매회 관리하고, 세탁은 다른 공연과 다르게 망사 원단과 실크 원단이 많아 손세탁을 주로 한다.
 
록시 하트 역 아이비의 최애 의상은? 

올해로 '시카고' 6번째 시즌을 함께하고 있는 아이비는 가장 좋아하는 무대 의상으로 록시 하트가 제일 처음에 입는 '베이비돌 드레스'를 꼽았다.  ‘Funny Honey’ 넘버 부를 때 입는 의상인데, 그 초반 넘버 때까지만 이 의상을 입는다.

아이비는 "사실 관객분들은 의상이 비슷해서 록시 의상이 바뀌는지 모르실 수도 있는데, '베이비돌 드레스'는 ‘Roxie’ 넘버 할 때 입는 옷과 앞부분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디테일이 달라요. 팔 끝과 치맛단이 퍼지는 느낌이 귀여우면서도 여성스러워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예쁜 의상인데 짧은 시간밖에 못 입어서 아쉬워요"라고 전했다. 
 
▲ 2021 뮤지컬 시카고_공연사진_Funny Honey_록시 하트(티파니 영)

아이비는 "처음 '시카고' 의상 피팅을 했을 때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극 중 록시가 내 얼굴이 신문에 났다고 자랑할 때처럼 빨리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었어요. 진짜 의상이 너무 예뻐서 신났거든요. '시카고'는 연습실에서 의상 입고 의상 퍼레이드를 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런 것도 처음에 재미있고 신기했고요. 지금까지 평균적으로 2~3년에 한 번씩 '시카고'와 함께 하는데, 그때마다 매 시즌 비슷한 체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해요"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시카고'는 오는 7월 18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 공연 종료 후에는 청주, 춘천, 울산, 김해, 안성 등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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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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