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주는 공연이야" 팀 버튼의 환상적인 무대 재현한 뮤지컬 '비틀쥬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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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비틀쥬스'가 전 세계 최초 레플리카 라이선스 공연으로 지난 6일 개막했다. 완성도 높은 무대를 위해 두 차례 개막을 연기하고 한국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자리였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판타지 영화의 거장,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최신작이다. 어렵게 개막한 '비틀쥬스'는 팀 버튼 특유의 독특한 비주얼을 무대 위로 완벽히 구현해냈다.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킨 성공적인 무대다.

개막 전부터 제작진과 배우들이 입을 모아 자랑한 무대 비주얼을 실제로 마주하니 그들이 그토록 자랑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극의 전개를 무대 위에 구현하기 위해 모든 테크니컬적인 부분이 비틀쥬스의 손끝에서 이뤄진다. 비틀쥬스의 지휘에 무대, 조명, 음악이 한 번에 합을 이룬다.

'비틀쥬스'의 무대는 '집’ 형태의 무대 세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특수효과를 더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대 세트는 거실에서 다락방으로, 다락방에서 저 세상으로 시시각각 변화한다. 또한 무대 양옆은 물론 무대 아래와 위에서도 튀어나오는 퍼펫, 소품들로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
 
주인공 비틀쥬스는 너무 외롭다. 외로워 미칠 지경이다. 왜냐하면 그는 이 세상과 저 세상에 낀, 저 세상에는 내려갈 수도 없으며 이 세상에서는 자신을 알아봐 주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 같은 유령 친구가 절실하다. 극은 비틀쥬스의 계략으로 유령이 된 바바라 부부가 자신들의 낡은 신혼집으로 크게 한탕을 노리는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벌이는 한바탕 소동을 담았다. 여기에 산 자이지만 유령을 볼 수 있는 리디아는 비틀쥬스와 의기투합한다.

지난 6일 공연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정성화는 이승과 저승 사이에 끼어 98억 년을 산 유령으로 분해 노련하게 무대를 이끌었다. 비틀쥬스는 공연의 사회자처럼 관객들에게 말을 걸며 공연을 이끌어가는데 객석을 들었다 놨다 하는 정성화 특유의 개그 감각과 유쾌함이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또한 죽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당찬 소녀 리디아는 홍나현이 폭발적인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무대를 종횡무진 휩쓸었다. 바바라&아담 부부 역의 유리아와 이창용, 리디아의 아버지 찰스 역 김용수, 라이프 코치 델리아 역의 전수미의 활약도 든든했다.

브로드웨이 제작진은 한국 정서를 반영하기 위해 배우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며 이 공연을 세심하게 준비했다. "난 VIP석과 R석 사이에 낀 시야 방해석같은 존재야" 등 위트 넘치는 대사는 국내 관객들의 정서에 맞도록 좋은 번역을 위해 고심한 제작진의 노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뮤지컬 이야기는 원작 영화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스토리는 엄마 잃은 리디아가 슬픔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여정에 초점을 맞췄다. 가족적인 드라마가 강조되다 보니 2막에서 엄마를 찾으러 저승에 간 리디아가 아버지와 화해하는 과정이 너무 급작스럽게 다가오는 면이 있다.

가족애 같은 메시지가 아니더라도,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한 '비틀쥬스'는 한여름 여름 휴가를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공연이 될 듯하다. 배우들의 개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연인 만큼 유준상, 장민제, 신영숙, 김지우, 이율 등 다른 출연진의 무대도 궁금해진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오는 8월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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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pm)
사진: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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