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선우예권 & 싱어송라이터 권진아 “외로움은 음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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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싱어송라이터 권진아가 특별한 무대 'CURTAIN CALL - 피아노로 부르는 노래'를 준비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2017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피아니스트로 국제 및 국내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권진아는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3' 출신으로 청아한 음색과 깊은 감성을 무기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을 발휘 중이다. 각각 클래식과 대중음악계에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두 젊은 아티스트는 이번 무대를 통해 각자 고유한 음악은 유지하며, 서로 무대에서 함께하며 음악이 확대되는 것을 바랐다고. 각자 바쁜 일정에 서면으로 공연에 대한 소감과 코로나19 시국에 연주자로서 가수로서 음악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Q 연주자로서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두 분은 코로나19로 공연 일정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이 달갑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돌아보면 어떠셨나요?
선우예권: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분이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는 무대에 오르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금 상황에 복잡한 심경도 있고 나름의 고충도 많아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들 조심하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공연장에 찾아와주시는 분들, 그리고 공연 관계자분들께 마음은 무겁지만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권진아: 이런저런 음원 작업으로 무료할 틈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시즌마다 열리던 페스티벌이나 공연이 없으니 너무 아쉬워요. 저는 공연에서 얻는 에너지가 많거든요. 무대와 관객분들의 박수 소리가 그립습니다.

Q 이런 와중에도 두 분에게 음악은 놓칠 수 없는 것일 텐데요. 피아노를 치는 것과 노래하는 것이 의미있게 다가온 순간이 있을까요?
선우예권: 무대에 올라 피아노를 향해 걸어 나가고, 관객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피아노를 마주하고 의자에 앉은 순간순간이 저에게 숨을 쉬게 하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가슴 깊은 감정들을 느끼게 해주어요.

권진아: 올해 2월 EP ‘우리의 방식’ 발매 때, 처음으로 전 곡 작사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았었는데요. 오직 제 이야기 방식으로만 풀어낸 앨범이에요. 그 앨범을 기점으로 제 마음에 귀를 기울이면서 노래하고, 또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준 노래들이라 부를 때 언제나 설레고 벅차오릅니다.

Q 두 분이 함께하는 이번 공연의 컨셉이 이채롭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어떤 점을 기대하고 있나요? 준비하고 계신 무대에 대해 귀띔해주신다면요.
선우예권: 제가 생각하기에 1부 프로그램은 2부를 염두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연결을 해줄 수 있는 곡들로 구성했어요. 모차르트, 슈베르트, 쇼팽,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곡들로 피아노 건반을 통한 노래들을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권진아씨의 작사, 작곡, 노래는 저 또한 연주자로서 느끼는 외로움과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진심이 담겨 전달되어요. 이번 무대를 통해 저 또한 음악에 더 마음을 담고 좋은 영향을 주고받기를 기대합니다.

권진아: 저는 대중음악 가수라 말할 수 있지만, 제 안에 클래식한 부분도 있거든요. 그 부분이 예권 씨와 만났을 때 이질감 없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권 씨 연주에 얹어진 저의 목소리를 상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예권 씨는 지난해 말 광주를 시작으로 얼마 전까지 앨범 발매 기념 전국투어를 하셨어요. 2년 만의 리사이틀을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요.
선우예권: 평소에 좋아하고 작곡가인 모차르트 앨범을 발매하고, 롯데콘서트홀 2회 공연 및 안전하게 여러 지역들을 방문하였는데요. 특히나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정말 오랜만에 오르는 리사이틀 무대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했고 그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종종 드는 생각이지만 무대에서 연주하며 느끼는 고독함도 좋고, 치열한 감정도 좋고, 그 순간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감사하고 행복해요.

Q 최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예권 씨의 김제 시골집 앞마당의 라이브 콘서트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연주자로서도 파격적인 연주 장소였을 것 같은데요.
선우예권: 김제 시골집 풍경을 담아낸 유튜브 채널 <오느른>은 저도 애정 하는 채널이 되었어요. 저 또한 촬영하며 마음이 힐링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새소리와 자연,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과 함께하게 되어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Q 진아 씨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처음 불렀던 모습을 기억하나요? 가수가 되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권진아: 노래하는 게 너무나 행복했어요. 그래서 가수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땐 모든 걸 잃을 각오를 했습니다. 돈 한 푼 벌지 못해도 노래하는 꿈을 택하겠다고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제 음악을 좋아하고 즐겨주셔서 기쁩니다.

Q 여러 공연 중 기억나는 커튼콜 무대가 있나요.
권진아: 제 단독 공연 무대요. 감정이 북받쳐 올라 노래를 거의 하지 못했어요. 감사하고 아름다운 무대였죠. 예권 씨와 하는 이번 공연도 특별하고 무척 아름다운 무대가 될 것 같아요.
 
Q 피아니스트는 낯선 나라, 낯선 공간에서 연주하는 경우도 많고, 기본적으로 혼자 연주하는 경우가 많아요. 외로움을 잘 견디는 편이신가요? 
선우예권: 외로움이란 견디기 힘들어요. 하지만 제 본업상 어쩌면 불가피한 감정이기도 하고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감정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주변에 사람들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존재하는 감정인데 음악을 통해서 그게 더 극대화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건 가슴으로 느껴지는 감정이기 때문에, 그 또한 제가 느낄 수 있다는 자체가 소중합니다.

Q 피아노 연주자들은 공연장에 자신이 평소 사용하던 피아노를 가져갈 수 없는데요. 공연장에서 처음 피아노를 만날 때 무언가 해보는 나만의 루틴이 있나요.
선우예권: 특별한 루틴은 없지만 주로 저녁 공연에 오후 공연장에 도착해서 리허설 시간을 평균적으로 2~3시간 사용합니다. 새로운 피아노와 마주하는 일에서 굉장한 스트레스가 많기는 해요. 때로는 그 피아노와 친해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원망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요. 본 공연 곡들을 연주하며 그 장소의 음향, 그리고 특정 피아노의 차이점들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서 연주도 조금씩 수정/보완하기도 합니다.

Q 피아노 연주는 체력 싸움이기도 할 것 같아요. 특별하게 체력을 위해 하는 운동이나 관리가 있나요.
선우예권: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근력운동을 하려 하지만 꾸준하게 하지는 못하네요. 하지만 가능한 걷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여유를 가지고 빠른 걸음으로 주로 걸어 다녀요. 이런 유산소 운동이 연주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내가 상상했던 20, 30대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10년 후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선우예권: 지금 30대 초반이지만 아직도 철이 없고 자유롭게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40대 이후 제 모습을 그려본다거나 상상한 적은 없지만, 지금과 별다른 차이는 없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꾸준하게 자주 연락하고 지내지는 못하고요. 잠수도 자주 타는 편이기에 오해도 생기지만 제가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음악에 대한 마음은 변함없으니까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어있겠지요?

권진아: 10대 때 상상했던 20대는 뭐든 다 할 수 있는 어른 같아 보였는데, 막상 되고 보니 이제 막 제 인생에 걸음마를 뗀 느낌이에요. 갈 길이 까마득합니다. 그런데 30대에도 왠지 똑같은 말을 할 것 같지만...그때는 좀 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요? 갓 스무 살이 됐을 때와 지금 스물다섯의 제가 다르듯이요.

Q 피아노 말고 관심 가는 다른 예술 분야가 있다면요. 개인적인 음악적 취향도 궁금합니다.
선우예권: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특별한 취미는 없지만 여러 분야를 접하고 배우기를 희망해요. 좋아하는 음악적 취향이라면 장르 불문하고 어둡고 쓸쓸하고 가슴 아프고 외로운 곡들을 주로 찾게 되네요.

권진아: 마음이 불안하거나 신경이 날카로워지면 노랫말이 없는 곡을 듣고 싶어져요. 그럴 때 뉴에이지 음악, 엠비언트 음악, 피아노 연주곡을 종종 들어요. 평소에는 종류와 관계없이 다 듣지만, 제일 좋아하는 장르는 어릴 때부터 변함없이 알앤비네요.
 
Q 앞으로의 계획과 피아니스트로서의 꿈과 포부는 무엇인가요.
선우예권: 벌써 2021의 3분의 2가 지나갔는데, 2022년은 조금은 더 밝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기대합니다. 기대하는 오케스트라들과의 투어도 예정되어 있고요. 음악가/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은 제가 숨이 멎기 직전까지 연주하고 음악과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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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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