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로봇은 저희 닮았죠” <어쩌면 해피엔딩> 윌&휴 콤비
- 2016.12.02
- 김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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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초연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서정적인 넘버와 애절한 스토리로 공연 마니아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뮤지컬이 ‘창작뮤지컬계 올해 최고의 수확’이란 찬사를 받았던 배경에는 윌 애런슨 작곡가와 박천휴 작사가 콤비(이하 윌&휴)의 공이 매우 컸다.
천재 콤비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이들이 오는 20일 개막하는 신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구식 로봇들의 사랑이야기다. 주인에게 버려진 채 홀로 살아가는 구식 로봇 올리버와 조금 ‘덜 구식’인 클레어가 끝이 보이는 사랑에 조심스럽게 빠져든다. 로봇이 등장하지만 그 어떤 드라마보다 인간 냄새 짙고 아날로그적이다. 지난해 트라이아웃 공연 매진에 이어 올해 본공연 프리뷰 회차도 매진시키며 주목받고 있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윌&휴 콤비를 만났다
천재 콤비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이들이 오는 20일 개막하는 신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구식 로봇들의 사랑이야기다. 주인에게 버려진 채 홀로 살아가는 구식 로봇 올리버와 조금 ‘덜 구식’인 클레어가 끝이 보이는 사랑에 조심스럽게 빠져든다. 로봇이 등장하지만 그 어떤 드라마보다 인간 냄새 짙고 아날로그적이다. 지난해 트라이아웃 공연 매진에 이어 올해 본공연 프리뷰 회차도 매진시키며 주목받고 있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윌&휴 콤비를 만났다
“뉴욕 리딩 공연 후 러브콜이 많았어요”
10월엔 <어쩌면 해피엔딩> 두번째 뉴욕 리딩공연이 있었다면서요. 반응이 어땠나요?
휴 : 쇼케이스 형식으로 관계자들 모시고 2회 공연 했어요. 그 때는 7월 리딩보다 좀 더 규모도 컸고 마이크도 차고 했고요. 굉장히 많은 프로듀서들을 초대해서 진행하다보니 떨렸어요.
윌 애런슨(이하 윌): 무서웠어요(웃음) 한국과 미국에서 두 개의 트랙이 나란히 달리는 느낌이었어요. 작년에 한국에서 리딩과 트라이아웃 공연하고 이번 본공연까지 온 과정과 똑같이 미국에서도 진행되고 있거든요.
작사 먼저 하고 멜로디를 붙일 때도 있고, 멜로디 먼저 만들고 가사를 붙이는 경우도 있잖아요. <어쩌면 해피엔딩>은 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나요?
휴 : 대부분 음악 먼저 만들고 가사를 붙였어요. 전 한국에서 가요 작사가로 활동했었는데, 가요는 백퍼센트 음악이 먼저 오고 그 다음에 가사를 붙이는 방식이에요. 편곡이 거의 다 끝난 데모 테이프를 받으면 음가 수에 맞춰 가사를 달았었죠. 사실 윌은 가사가 나온 후에 그것에 맞춰 음악작업을 하는 데에 더 익숙한 상태였는데 저 때문에 작업 방식을 바꿨어요. 가사가 나오기 전에 음악을 먼저 쓰기 시작했죠. <번지점프를 하다>도 음악이 먼저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윌 : 아, 한 곡은 제외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멜로디보다 가사가 먼저 나왔어요.
휴 : 맞아요. 가사를 먼저 써서 그런지 제일 가요 느낌이 나더라고요.
올리버와 클레어가 반딧불을 찾아서 떠나잖아요. 반딧불이란 소재가 참 맘에 들어요. 유한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 같아서요. 반딧불을 떠올리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윌 : 이야기를 만들다보면 상황을 먼저 구성하고 그 상황에 어울리는 소재를 찾는 경우가 있는데 반딧불도 그렇게 찾은 것 중에 하나에요. 맨 처음에 ‘올리버와 클레어가 여행을 간다’고 구상했고, ‘그럼 왜 여행을 같이 가지?’란 질문이 따라 붙었죠. 올리버에겐 주인을 찾아간다는 이유가 명확히 있지만 클레어에게는 여행의 이유가 없었거든요. 평소 비주얼적인 아이디어는 휴가 디자이너다보니까 좀 더 신경쓰는 편인데 올리버와 클레어가 반딧불을 보러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해 줬어요. 반딧불로 소재를 정하고 나니까 ‘반딧불이 가진 의미는 무엇일까’로 생각이 뻗어나갔어요. 로봇들과 대칭시켜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인데, 짧게 살지만 무엇보다 아름답게 빛을 내고, 충전기 같은 게 필요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반딧불은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0월엔 <어쩌면 해피엔딩> 두번째 뉴욕 리딩공연이 있었다면서요. 반응이 어땠나요?
휴 : 쇼케이스 형식으로 관계자들 모시고 2회 공연 했어요. 그 때는 7월 리딩보다 좀 더 규모도 컸고 마이크도 차고 했고요. 굉장히 많은 프로듀서들을 초대해서 진행하다보니 떨렸어요.
윌 애런슨(이하 윌): 무서웠어요(웃음) 한국과 미국에서 두 개의 트랙이 나란히 달리는 느낌이었어요. 작년에 한국에서 리딩과 트라이아웃 공연하고 이번 본공연까지 온 과정과 똑같이 미국에서도 진행되고 있거든요.
작사 먼저 하고 멜로디를 붙일 때도 있고, 멜로디 먼저 만들고 가사를 붙이는 경우도 있잖아요. <어쩌면 해피엔딩>은 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나요?
휴 : 대부분 음악 먼저 만들고 가사를 붙였어요. 전 한국에서 가요 작사가로 활동했었는데, 가요는 백퍼센트 음악이 먼저 오고 그 다음에 가사를 붙이는 방식이에요. 편곡이 거의 다 끝난 데모 테이프를 받으면 음가 수에 맞춰 가사를 달았었죠. 사실 윌은 가사가 나온 후에 그것에 맞춰 음악작업을 하는 데에 더 익숙한 상태였는데 저 때문에 작업 방식을 바꿨어요. 가사가 나오기 전에 음악을 먼저 쓰기 시작했죠. <번지점프를 하다>도 음악이 먼저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윌 : 아, 한 곡은 제외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멜로디보다 가사가 먼저 나왔어요.
휴 : 맞아요. 가사를 먼저 써서 그런지 제일 가요 느낌이 나더라고요.
올리버와 클레어가 반딧불을 찾아서 떠나잖아요. 반딧불이란 소재가 참 맘에 들어요. 유한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 같아서요. 반딧불을 떠올리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윌 : 이야기를 만들다보면 상황을 먼저 구성하고 그 상황에 어울리는 소재를 찾는 경우가 있는데 반딧불도 그렇게 찾은 것 중에 하나에요. 맨 처음에 ‘올리버와 클레어가 여행을 간다’고 구상했고, ‘그럼 왜 여행을 같이 가지?’란 질문이 따라 붙었죠. 올리버에겐 주인을 찾아간다는 이유가 명확히 있지만 클레어에게는 여행의 이유가 없었거든요. 평소 비주얼적인 아이디어는 휴가 디자이너다보니까 좀 더 신경쓰는 편인데 올리버와 클레어가 반딧불을 보러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해 줬어요. 반딧불로 소재를 정하고 나니까 ‘반딧불이 가진 의미는 무엇일까’로 생각이 뻗어나갔어요. 로봇들과 대칭시켜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인데, 짧게 살지만 무엇보다 아름답게 빛을 내고, 충전기 같은 게 필요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반딧불은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로봇의 성격은 저희를 섞어 놨죠”
순수하지만 어딘가 어리숙한 올리버와 똑부러지지만 조금 냉소적인 클레어. 두 로봇의 성격이 또렷해서 재밌었어요. 성격 설정에 참고하신 부분이 있나요?
휴 : 원작이 있었던 <번지점프를 하다>랑 다르게 이번에는 저희가 무언가에 기대서 창작할 수 가 없었잖아요. 그냥 둘이 식탁에 앉아서 대사를 쓰는 과정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러다보니 로봇의 성격에 저희 둘의 성격이 반영되더라고요. 지금 대본을 보면 ‘이 대사를 윌이 썼나? 내가 썼나?’도 잘 분간이 안 될 정도예요. 올리버와 클레어의 성격에서 어떤 부분은 정말 윌과 닮았고 어떤 부분은 저를 닮았죠. 특히 한국어 대본은 제 친구가 보고서 “와 정말 네 말투로 썼네?”라고 할 정도로 저와 비슷한 점이 있어요. 작품 속 농담이라든가 정서가 백퍼센트 저랑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올리버처럼 제가 평소에 말을 약간 어색하게 하거든요. (웃음)
윌 : 주변의 커플들을 보면 여자친구 쪽이 조금 더 성숙하고, 남자는 현재에 충실해서 멀리 못 보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일반화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클레어와 올리버의 성격 설정에 주변 커플들의 사례를 반영한 부분이 있죠.
올리버가 사람인 척 하려고 일부러 귀여운 어투로 말하는 대사가 있잖아요? 여기에도 두 분의 모습이 반영된 건가요?
휴 : 아, 그 말투는 제 것 아니에요.(웃음) 그 대사는 배우들에게 예시를 보여주기 위한 거였어요. 대본에 쓰여진 대로 ‘그랬어염? 그랬어효?’ 같은 말투를 쓰라는 게 아니라 배우 본인이 구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귀여움을 약간 어색하게 표현하게 하고 싶었어요.
대본에 쓰여진 그 귀여운 말투들은 올리버 역의 정욱진 씨와 잘 맞을 것 같은데요?
아 맞아요(웃음) 20대 중반의 남자배우들을 다 훑어보다가 욱진씨의 맑고 순수한 느낌, 그 정서가 잘 맞을 것 같아서 올리버 역에 캐스팅 했는데, 대본 리딩하는 걸 보니 정말 딱 맞더라고요. 말투라던지 의도치 않은 부분에서 웃기는(?) 그런 성격이 올리버와 잘 맞아요. 정말 잘 캐스팅 된 것 같아요.
순수하지만 어딘가 어리숙한 올리버와 똑부러지지만 조금 냉소적인 클레어. 두 로봇의 성격이 또렷해서 재밌었어요. 성격 설정에 참고하신 부분이 있나요?
휴 : 원작이 있었던 <번지점프를 하다>랑 다르게 이번에는 저희가 무언가에 기대서 창작할 수 가 없었잖아요. 그냥 둘이 식탁에 앉아서 대사를 쓰는 과정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러다보니 로봇의 성격에 저희 둘의 성격이 반영되더라고요. 지금 대본을 보면 ‘이 대사를 윌이 썼나? 내가 썼나?’도 잘 분간이 안 될 정도예요. 올리버와 클레어의 성격에서 어떤 부분은 정말 윌과 닮았고 어떤 부분은 저를 닮았죠. 특히 한국어 대본은 제 친구가 보고서 “와 정말 네 말투로 썼네?”라고 할 정도로 저와 비슷한 점이 있어요. 작품 속 농담이라든가 정서가 백퍼센트 저랑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올리버처럼 제가 평소에 말을 약간 어색하게 하거든요. (웃음)
윌 : 주변의 커플들을 보면 여자친구 쪽이 조금 더 성숙하고, 남자는 현재에 충실해서 멀리 못 보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일반화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클레어와 올리버의 성격 설정에 주변 커플들의 사례를 반영한 부분이 있죠.
올리버가 사람인 척 하려고 일부러 귀여운 어투로 말하는 대사가 있잖아요? 여기에도 두 분의 모습이 반영된 건가요?
휴 : 아, 그 말투는 제 것 아니에요.(웃음) 그 대사는 배우들에게 예시를 보여주기 위한 거였어요. 대본에 쓰여진 대로 ‘그랬어염? 그랬어효?’ 같은 말투를 쓰라는 게 아니라 배우 본인이 구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귀여움을 약간 어색하게 표현하게 하고 싶었어요.
대본에 쓰여진 그 귀여운 말투들은 올리버 역의 정욱진 씨와 잘 맞을 것 같은데요?
아 맞아요(웃음) 20대 중반의 남자배우들을 다 훑어보다가 욱진씨의 맑고 순수한 느낌, 그 정서가 잘 맞을 것 같아서 올리버 역에 캐스팅 했는데, 대본 리딩하는 걸 보니 정말 딱 맞더라고요. 말투라던지 의도치 않은 부분에서 웃기는(?) 그런 성격이 올리버와 잘 맞아요. 정말 잘 캐스팅 된 것 같아요.
“배우들이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했으면”
배우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시나요?
윌 : 배우가 작품의 스토리와 색깔에 대해 이해하기까지는 같이 많은 얘기를 나눠요. 그러다가 배우들이 작품에 대해 잘 이해하고 머릿속에서 딱 스위치가 켜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 이후부터는 제 생각이랑 다른 부분이 있어도 얘기 안해요.
휴 : ‘그 대사를 그런 느낌 말고, 이렇게 표현해 주세요”라고 창작자가 말하면 절대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 순간부터 배우들은 자신의 것을 표현하기를 겁내기 시작하니까요. 근데 ‘이렇게 연습실에 오래 나와있는 창작자를 본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저희는 매일 연습실에 나가 있거든요. 저랑 윌이 옆에 붙어서 배우가 ‘이 대사에서는 이 어미가 더 편한 것 같아요’라고 의견 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대본을 고쳐주니까 소통이 잘되는 면이 있죠.
제임스 역은 피아노 치는 장면도 있잖아요? 피아노 실력도 염두에 두고 캐스팅이 진행됐나요?
휴 : 그럼요. 훈정씨가 피아노를 잘 쳐서 정말 다행이에요. 리딩 공연 때만해도 연습시간이 너무 부족하니까 초보용으로 편곡된 버전으로 공연했고 그 버전 그대로 트라이아웃 공연을 올리려고 했어요. 근데 훈정씨가 정말 열심히 연습해와서 정식버전으로 연주하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 같아요. 트라이아웃 공연 끝나고 지금까지 1년이 흘렀잖아요. 그동안 가끔 훈정씨가 피아노 연습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보내줬어요. 다른 공연 분장한 채로 피아노 치고 있던데요. (웃음) 이번 연습현장에 와서 딱 피아노를 치는데 어려운 재즈곡인데도 정말 완벽하더라고요.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윌 : 전에는 연주에만 집중하는 느낌이 조금 있었다면 이제는 연기까지 하더라고요. 같이 제임스 역에 캐스팅된 종완 씨도 올해 초 캐스팅 됐을 때부터 꾸준히 연습해서 요즘 피아노 잘 치세요.
배우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시나요?
윌 : 배우가 작품의 스토리와 색깔에 대해 이해하기까지는 같이 많은 얘기를 나눠요. 그러다가 배우들이 작품에 대해 잘 이해하고 머릿속에서 딱 스위치가 켜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 이후부터는 제 생각이랑 다른 부분이 있어도 얘기 안해요.
휴 : ‘그 대사를 그런 느낌 말고, 이렇게 표현해 주세요”라고 창작자가 말하면 절대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 순간부터 배우들은 자신의 것을 표현하기를 겁내기 시작하니까요. 근데 ‘이렇게 연습실에 오래 나와있는 창작자를 본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저희는 매일 연습실에 나가 있거든요. 저랑 윌이 옆에 붙어서 배우가 ‘이 대사에서는 이 어미가 더 편한 것 같아요’라고 의견 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대본을 고쳐주니까 소통이 잘되는 면이 있죠.
제임스 역은 피아노 치는 장면도 있잖아요? 피아노 실력도 염두에 두고 캐스팅이 진행됐나요?
휴 : 그럼요. 훈정씨가 피아노를 잘 쳐서 정말 다행이에요. 리딩 공연 때만해도 연습시간이 너무 부족하니까 초보용으로 편곡된 버전으로 공연했고 그 버전 그대로 트라이아웃 공연을 올리려고 했어요. 근데 훈정씨가 정말 열심히 연습해와서 정식버전으로 연주하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 같아요. 트라이아웃 공연 끝나고 지금까지 1년이 흘렀잖아요. 그동안 가끔 훈정씨가 피아노 연습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보내줬어요. 다른 공연 분장한 채로 피아노 치고 있던데요. (웃음) 이번 연습현장에 와서 딱 피아노를 치는데 어려운 재즈곡인데도 정말 완벽하더라고요.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윌 : 전에는 연주에만 집중하는 느낌이 조금 있었다면 이제는 연기까지 하더라고요. 같이 제임스 역에 캐스팅된 종완 씨도 올해 초 캐스팅 됐을 때부터 꾸준히 연습해서 요즘 피아노 잘 치세요.
끝이 보이는 사랑, 우린 왜 사랑을 할까?
전작 <번지점프를 하다>의 테마가 ‘끝나지 않는 사랑’이었다면, <어쩌면 해피엔딩>의 테마는 ‘끝이 분명한 사랑, 근데 우린 왜 사랑할까?’네요.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윌 : 철학적인 질문이네요. 어떤 메시지를 관객에게 준다기 보다는 우리가 사랑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들을 관객들도 느끼고 스스로의 답을 찾아보길 바랍니다. 사랑을 하지 않는게 어떻게 보면 더 안전하고 평온하게 살아가는 방법일 수도 있잖아요. 가슴 아플 일이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하는 건 그만큼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겠죠. 힘들 걸 알면서도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건 인간의 보편적인 마음 같아요.
휴 :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가사를 맨 처음 쓴 곡이 오프닝에 나오는 ‘우린 왜 사랑했을까’거든요. 그게 질문 같았어요. 평소에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슬픈 일도 안 겪었을 텐데 왜 사랑했을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졌어요. 요즘에는 워낙 사는게 힘들어서 연애도 결혼도 포기한다는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우리가 살아있다는 자각을 가장 강렬하게 느끼는 순간이 사랑할 때 아닐까요. 더 많은 얘기를 할 수는 있지만 그냥 제가 여기서 얘기하면 설교잖아요. 공연으로 보여드리는 게 저희의 역할인 것 같아요.
전작 <번지점프를 하다>의 테마가 ‘끝나지 않는 사랑’이었다면, <어쩌면 해피엔딩>의 테마는 ‘끝이 분명한 사랑, 근데 우린 왜 사랑할까?’네요.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윌 : 철학적인 질문이네요. 어떤 메시지를 관객에게 준다기 보다는 우리가 사랑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들을 관객들도 느끼고 스스로의 답을 찾아보길 바랍니다. 사랑을 하지 않는게 어떻게 보면 더 안전하고 평온하게 살아가는 방법일 수도 있잖아요. 가슴 아플 일이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하는 건 그만큼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겠죠. 힘들 걸 알면서도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건 인간의 보편적인 마음 같아요.
휴 :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가사를 맨 처음 쓴 곡이 오프닝에 나오는 ‘우린 왜 사랑했을까’거든요. 그게 질문 같았어요. 평소에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슬픈 일도 안 겪었을 텐데 왜 사랑했을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졌어요. 요즘에는 워낙 사는게 힘들어서 연애도 결혼도 포기한다는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우리가 살아있다는 자각을 가장 강렬하게 느끼는 순간이 사랑할 때 아닐까요. 더 많은 얘기를 할 수는 있지만 그냥 제가 여기서 얘기하면 설교잖아요. 공연으로 보여드리는 게 저희의 역할인 것 같아요.
“영감의 원천은 경계인의 정체성”
윌이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윌 : 원래 어렸을 때부터 영화음악을 많이 좋아했어요. OST가 따로 있다는 것도 몰라서 비디오를 틀고 카세트 테이프로 녹음해서 들었죠. 그리고 고등학교 때 재즈음악에 빠졌어요. 재즈의 화성학이 너무 좋았거든요. 제 생각에 존 윌리엄스(미국의 영화음악가. 영화 , <스타워즈>등으로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 같이 유명한 작곡가들이 재즈피아니스트로 시작한 경우가 많은 걸 보면 영화음악과 재즈 사이에 오버랩 되는 게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교에선 클래식을 전공했죠.
시작은 뮤지컬과 거리가 있었네요. 뮤지컬음악을 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윌 : 영화음악 제작과정은 굉장히 촉박하게 진행되는데 영화작업이 끝나고 6주 안에 곡을 다 쓰라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이런 환경에서 제 음악에 많은 걸 넣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오페라에도 관심을 뒀었는데, 요즘은 오페라 시장 자체가 그리 크지 않잖아요. 대중에게 친절한 방식으로, 화성학적으로 복잡하지 않은 오페라 음악을 썼을 경우엔 평단에게 무시받을 가능성도 있고요. 하지만 뮤지컬은 ‘빅 텐트’로 비유되기도 하는데 굉장히 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요. 스타일적으로 규칙이 없죠. <헤어스프레이> 같은 팝도 있고 <넥스트 투 노멀> 같은 락 음악도 있고 <라이트 오브 피아짜> 같은 클래식 음악도 있죠.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다 뮤지컬에 포함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평소 영감을 얻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윌 : 친구들 만나서 같이 저녁 먹고 인생에 대해서 얘기하고 술 한잔 하면서 다른 친구들 얘기듣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어요
휴 : 저는 뉴욕에 산 지 10년이 됐는데 아직도 도시에서 받는 영감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방인으로서 모든 게 영감이 되었어요. 살던 환경이랑 많이 다르니까요. 이제는 낯간지럽긴 하지만 ‘뉴욕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뉴욕에 살긴 했는데, 뉴욕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저를 비교하면서 제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윌 : 저희가 브루클린 사는데 걸어다니고 사람들을 보고 공연들을 보러 다니는게 영감이 되지만 한국에 오면 그냥 주변 환경 자체가 다 영감이 돼요.
휴 : 전 한국과 뉴욕을 왔다갔다 하는 게 영감이 돼요. 서울 사람도 아니고 뉴욕사람도 아닌 경계인의 느낌이 큰 자극이 되는 셈이죠.
뉴욕에서 두 분이 같이 공연도 많이 보러 다니신다고 들었어요.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었던 작품이 있나요?
휴 : 번역이나 정서적 차이를 고려하면 추천하기 꺼려질수도 있지만, 그냥 최근에 본 재밌는 작품을 얘기할게요.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게임>이란 공연이에요. 이게 굉장히 센 내용인데 객석도 60석 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곳에서 창작자들이 직접 연기를 했어요. 백인 남자와 흑인 여자 둘이 나오는데 수위가 굉장히 높아요. 전라였거든요. 근데 어떤 숭고함 같은 게 느껴졌어요. 꼭 벗어서가 아니라 자기 작품을 위해 그 정도로 몸을 바친다는 것 자체가 굉장해 보였거든요. 스토리도 너무 좋았고요. 한국에 이 공연이 올 가능성은 희박하긴 해요.
윌이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윌 : 원래 어렸을 때부터 영화음악을 많이 좋아했어요. OST가 따로 있다는 것도 몰라서 비디오를 틀고 카세트 테이프로 녹음해서 들었죠. 그리고 고등학교 때 재즈음악에 빠졌어요. 재즈의 화성학이 너무 좋았거든요. 제 생각에 존 윌리엄스(미국의 영화음악가. 영화 , <스타워즈>등으로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 같이 유명한 작곡가들이 재즈피아니스트로 시작한 경우가 많은 걸 보면 영화음악과 재즈 사이에 오버랩 되는 게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대학교에선 클래식을 전공했죠.
시작은 뮤지컬과 거리가 있었네요. 뮤지컬음악을 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윌 : 영화음악 제작과정은 굉장히 촉박하게 진행되는데 영화작업이 끝나고 6주 안에 곡을 다 쓰라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이런 환경에서 제 음악에 많은 걸 넣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오페라에도 관심을 뒀었는데, 요즘은 오페라 시장 자체가 그리 크지 않잖아요. 대중에게 친절한 방식으로, 화성학적으로 복잡하지 않은 오페라 음악을 썼을 경우엔 평단에게 무시받을 가능성도 있고요. 하지만 뮤지컬은 ‘빅 텐트’로 비유되기도 하는데 굉장히 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요. 스타일적으로 규칙이 없죠. <헤어스프레이> 같은 팝도 있고 <넥스트 투 노멀> 같은 락 음악도 있고 <라이트 오브 피아짜> 같은 클래식 음악도 있죠.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다 뮤지컬에 포함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평소 영감을 얻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윌 : 친구들 만나서 같이 저녁 먹고 인생에 대해서 얘기하고 술 한잔 하면서 다른 친구들 얘기듣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어요
휴 : 저는 뉴욕에 산 지 10년이 됐는데 아직도 도시에서 받는 영감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방인으로서 모든 게 영감이 되었어요. 살던 환경이랑 많이 다르니까요. 이제는 낯간지럽긴 하지만 ‘뉴욕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뉴욕에 살긴 했는데, 뉴욕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저를 비교하면서 제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윌 : 저희가 브루클린 사는데 걸어다니고 사람들을 보고 공연들을 보러 다니는게 영감이 되지만 한국에 오면 그냥 주변 환경 자체가 다 영감이 돼요.
휴 : 전 한국과 뉴욕을 왔다갔다 하는 게 영감이 돼요. 서울 사람도 아니고 뉴욕사람도 아닌 경계인의 느낌이 큰 자극이 되는 셈이죠.
뉴욕에서 두 분이 같이 공연도 많이 보러 다니신다고 들었어요.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었던 작품이 있나요?
휴 : 번역이나 정서적 차이를 고려하면 추천하기 꺼려질수도 있지만, 그냥 최근에 본 재밌는 작품을 얘기할게요.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게임>이란 공연이에요. 이게 굉장히 센 내용인데 객석도 60석 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곳에서 창작자들이 직접 연기를 했어요. 백인 남자와 흑인 여자 둘이 나오는데 수위가 굉장히 높아요. 전라였거든요. 근데 어떤 숭고함 같은 게 느껴졌어요. 꼭 벗어서가 아니라 자기 작품을 위해 그 정도로 몸을 바친다는 것 자체가 굉장해 보였거든요. 스토리도 너무 좋았고요. 한국에 이 공연이 올 가능성은 희박하긴 해요.
오고가는 논쟁 속에 아이디어 찾아내
휴와 윌은 워낙 서로 취향도 겹치고 맞장구도 잘 쳐준다고 들었어요. 어떤 방식으로 격려, 혹은 지적해야 효율적인지 잘 알 정도라고 하던데요. 두 분도 싸울 때가 있나요?
휴 : 싸움은 일상이죠. (웃음) 저희 뿐만 아니라 모든 창작자들이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자존심을 건드리면 감정이 상해서 싸우는 거잖아요. 저희는 성격과 자존심을 건드리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작품내에서만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얘기하다보니까 논쟁이 있어도5분 있다가 바로 풀어져요.
윌 : 그렇게 싸우는 이유가 보통 ‘나는 이 방법으로 하고 싶고, 너는 저 방법으로 하고 싶다’는 의견 대립 때문에 생기는 건데, 그럴 경우에 둘의 의견을 절충해서 제3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제3의 방법을 관객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 같고요,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 곧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윌은 한국어를 정말 잘하네요. 어떤 제작자에게 들었는데 윌은 훈민정음 들고 다니며 한글 공부를 한다던데요. 사실인가요?
윌 : 루머예요. (웃음) 항상 한국어교재를 들고 다니긴 했어요. 요즘도 호텔에서 보기도하고요 지하철 안에서 공부하기도 해요. 근데 이렇게 좋은 루머가 있다니. (웃음) 아, 안재영 배우가 준 어린이용 속담 책 덕분에 속담 많이 외웠어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같은 거요. (기자 : 요즘 한국에서 ‘닭’은 금기어에 가까워요.(웃음))
휴와 윌은 워낙 서로 취향도 겹치고 맞장구도 잘 쳐준다고 들었어요. 어떤 방식으로 격려, 혹은 지적해야 효율적인지 잘 알 정도라고 하던데요. 두 분도 싸울 때가 있나요?
휴 : 싸움은 일상이죠. (웃음) 저희 뿐만 아니라 모든 창작자들이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자존심을 건드리면 감정이 상해서 싸우는 거잖아요. 저희는 성격과 자존심을 건드리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작품내에서만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얘기하다보니까 논쟁이 있어도5분 있다가 바로 풀어져요.
윌 : 그렇게 싸우는 이유가 보통 ‘나는 이 방법으로 하고 싶고, 너는 저 방법으로 하고 싶다’는 의견 대립 때문에 생기는 건데, 그럴 경우에 둘의 의견을 절충해서 제3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제3의 방법을 관객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 같고요,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 곧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윌은 한국어를 정말 잘하네요. 어떤 제작자에게 들었는데 윌은 훈민정음 들고 다니며 한글 공부를 한다던데요. 사실인가요?
윌 : 루머예요. (웃음) 항상 한국어교재를 들고 다니긴 했어요. 요즘도 호텔에서 보기도하고요 지하철 안에서 공부하기도 해요. 근데 이렇게 좋은 루머가 있다니. (웃음) 아, 안재영 배우가 준 어린이용 속담 책 덕분에 속담 많이 외웠어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같은 거요. (기자 : 요즘 한국에서 ‘닭’은 금기어에 가까워요.(웃음))
혹시 두 분이 새롭게 구상중인 작품이 있나요?
휴 : 있어요. 목표는 2017년 말에 리딩공연을 하는 거예요. 트리트먼트(시놉시스보다 자세하게 구체적인 줄거리를 쓴 것)는 <어쩌면 해피엔딩> 이전에 나와있었죠. 시대극이고 굉장히 큰 규모의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윌이 클래식 음악도 전공하고 오페라도 했었으니까 윌의 장기를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보자 해서 하게 됐죠.
윌 : 음악은 하나도 안 쓴 상태에요. 그냥 이야기만 나온 상태죠. 시대나 정치상황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고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얘기가 될 거예요.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www.studiochoon.com)
휴 : 있어요. 목표는 2017년 말에 리딩공연을 하는 거예요. 트리트먼트(시놉시스보다 자세하게 구체적인 줄거리를 쓴 것)는 <어쩌면 해피엔딩> 이전에 나와있었죠. 시대극이고 굉장히 큰 규모의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윌이 클래식 음악도 전공하고 오페라도 했었으니까 윌의 장기를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보자 해서 하게 됐죠.
윌 : 음악은 하나도 안 쓴 상태에요. 그냥 이야기만 나온 상태죠. 시대나 정치상황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고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얘기가 될 거예요.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www.studiochoon.com)
▲윌 애런슨&박천휴 영상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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