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재미있었어? 그럼 이건 어때? ­― 취향저격 공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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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려진 시간>이 좋았다면, 연극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
강동원이 주연을 맡은 영화 <가려진 시간>은 몸만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와 그를 끝까지 믿어주는 또 다른 아이의 이야기다. 수린(신은수)의 친구 성민(강동원)은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다 사고로 실종되고, 얼마 후 성인이 되어 수린 앞에 나타난다. 자신이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16년을 살다 왔다는 성민의 이야기를 믿어주는 사람은 수린 뿐이다. 신비로운 영상과 함께 펼쳐지는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어른이 되며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장르도, 분위기도 전혀 다르지만 연극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의 한 주인공도 멈춰버린 시간에 살고 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1999년의 마지막 날을 함께 보냈던 지훈은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고 16년간 병실에 누워있다가 눈을 뜬다. 그런데 그를 찾아온 친구들은 어느덧 꿈보다 현실을, 우정보다 이해타산을 따지는 어른이 되어 있다. 이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치는 이야기를 지켜보며 관객들은 지나온 시간 속에서 놓쳐버린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게 된다.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은 이달 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연애담>이 좋았다면, 뮤지컬 <콩칠팔 새삼륙>
<연애담>은 제목 그대로 보편적인 연애담을 담았다. 이 영화는 뜻하지 않게 찾아온 사랑이 설렘과 불안, 갈등을 거치며 미묘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그린다. 조금 특별한 점은,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레즈비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성소수자들의 사랑이라고 해서 별다를 것은 없다. 사랑의 복잡미묘한 단계들을 섬세하게 포착해낸 이 영화는 적은 상영관수에도 불구하고 1만 7천 관객을 돌파하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연애담> 속 ‘그녀들’의 사랑이야기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오는 14일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콩칠팔 새삼륙>을 추천한다. 이 뮤지컬은 1931년 함께 철로에 몸을 던진 홍옥임과 김용주의 실화를 재조명했는데, 두 여성의 비극적인 사랑을 아름다운 음악과 세련된 감성으로 담아내 2012년 초연 당시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여성 투톱 뮤지컬이 흔치 않은 공연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던 이 공연이 4년 만에 어떤 모습으로 새단장해 돌아올지 주목된다. <콩칠팔 새삼륙>은 이달 14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볼 수 있다.
 
영화 <럭키>가 좋았다면, 연극 <우리의 여자들>  
7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영화 <럭키>는 그야말로 ‘유해진의 재발견’이었다. 유해진은 이 영화에서 졸지에 기억을 잃고 살인청부업자에서 무명배우로 변신한 형욱을 연기하는데, 어리숙하고 인간적인 모습과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오가며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유해진 못지 않게 탁월한 연기력과 연륜을 갖춘 ‘아재’들을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연극 <우리의 여자들>을 권한다. 국내 첫 무대에 오른 이 연극은 35년간 죽마고우로 지내온 세 중년 남자가 펼치는 하룻밤의 소동을 그린다. 안내상, 우현, 서현철, 정석용, 유연수, 이원종, 김광식 등 십 수년간 무대와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동해온 중년 남자 배우들이 펼치는 코믹연기는 물론, 여자와 가족, 친구에 대한 남자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우리의 여자들>은 내년 2월 12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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