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개들을 위한 묵직한 메시지, 뮤지컬 <더 언더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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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소재의 창작뮤지컬들이 새롭게 무대에 오르고 있는 요즘, 유기견을 소재로 한 새로운 작품이 탄생했다. 바로 창작뮤지컬 <더 언더독>이다.

뮤지컬 <더 언더독>은 SBS ‘TV 동물농장’의 <더 언더독>편을 감명 깊게 본 제작진이 4년 동안의 스토리 개발 작업 끝에 완성한 작품이다. 각자 사연을 가진 반려견들이 유기견 보호소에서 겪는 이야기를 그들의 시선에서 그려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이성준이 작곡 및 음악감독으로 참여했으며, 유병은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 7일 진행된 뮤지컬 <더 언더독> 프레스콜에서는 그 동안 궁금증을 모았던 작품의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인간에게 쫓기는 개의 모습을 보여준 강렬한 영상을 시작으로, 보호소로 끌려가는 진돗개 ‘진’의 모습을 그린 ‘살기 위해’, 군견이었던 시절을 그리워 하는 세퍼드 ‘중사’의 마음을 표현한 ‘나의 임무 나의 충성’ 등 총 10곡의 넘버가 공개됐다.
 
흉내 과감히 없앤 < 언더독>, 각각의 유기견 스토리에 중점 

작품 공개 전 가장 관심을 모았던 점은 인간이 유기견을 어떤 모습으로 연기할 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고양이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한 뮤지컬 <캣츠>처럼 이 작품에서도 개를 표현하기 위한 특별한 장치가 있지 않을까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하지만 배우들은 개를 흉내내기 보단 오히려 각자 가지고 있는 캐릭터의 스토리에 집중했다. 실제 하이라이트 시연장면에서도 직접적으로 개를 표현한 부분은 털로 뒤덮인 의상, 개의 동작을 활용한 군무 속 포인트 안무 정도 뿐이었다.

주인에게 버려진 진돗개 ‘진’ 역을 맡은 김준현은 “개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만큼 개 흉내를 내느냐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과감하게 그 부분을 없애기로 했다. 그런 부분들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방해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었다. 대신 호흡이나 동작들로 강아지를 연상할 수 있는 포인트를 두고자 했다”고 밝혔다.
 
낯선 소재의 창작뮤지컬, 배우에게도 새로운 도전

한편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소재의 창작뮤지컬에 출연한다는 건 새로운 도전이었다.

진돗개 ‘진’ 역으로 배우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한 이태성은 “창작뮤지컬을 첫 작품으로 택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우려하기도 하셨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장르와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시간이 지나서 언젠가 이 작품이 재연되고 많은 사랑을 받게 되면 오리지날 캐스트로서 이 역할을 한 것이 뿌듯해 질 것 같아 열심히 노력해서 캐릭터를 만드는 중”이라고 밝혔다.

세퍼드 ‘중사’ 역을 맡은 김법래 역시 “라이선스 같은 작품의 경우에는 내용이나 넘버를 보고 택하는 편이지만, 이번 작품은 제작진과 출연하는 배우들만 믿고 선택했다. 창작뮤지컬은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김준현은 “이 캐릭터를 파고들 때 단순히 유기견이 아닌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이라 생각하며 연기를 했다. 소외계층이 가지고 있는 감성과 감정을 만들려고 가장 많이 노력한 것 같다”며 익숙하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노하우에 대해 답했다.
 
이날 배우들은 전 제작진과 함께 200여 마리의 유기견과 유기묘가 지내는 한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펼친 사실을 밝혔다.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유기견들의 삶을 더 자세하게 경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특히 푸들 ‘쏘피’ 역을 맡은 구옥분은 작품 출연 이후 유기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보호소에 있던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했다는 비화를 공개했다.

“저는 반려묘만 4마리가 있었는데요, 저희 집에 개가 1마리 더 생겼어요. 유기견 보호센터에 다같이 봉사하러 갔었는데 (강아지가) 너무 예뻐서 그냥 헤어질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데리고 왔죠. 이름은 장군입니다. ”

해마다 10만 마리에 가까운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있는 지금, 뮤지컬 <더 언더독>이 우리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까. 뮤지컬 <더 언더독>은 내년 2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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