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하데스타운’ 시우민, 강홍석 "오르페우스와 헤르메스처럼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고마운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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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에 개막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지금의 현실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 이야기는 추위와 배고픔과 싸워 생존하려는 강인한 모습의 에우리디케와 봄을 불러올 노래를 쓰고 있는 언제나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오르페우스의 만남으로 재탄생했다. 이 작품에서는 지상과 지하 세계를 배경으로 두 개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교차되는데, 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전령 헤르메스가 내레이터 역할로 등장해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지난 8일, ‘하데스타운’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한국 초연 무대를 이끌고 있는 오르페우스 역 시우민과 헤르메스 역 강홍석을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둘은 그리스 신화 속에서 바로 나온 것 같은 모습으로 흡입력 강한 무대를 완성해 내고 있는 배우들이다.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시우민과 옆에서 힘찬 응원을 보내는 강홍석은 서로에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고마운 존재이다.
 
Q '하데스타운' 어떤 점에 끌렸나요?
시우민: 제가 입대하고 나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좋은 기회로 군 뮤지컬 '귀환'을 하게 됐어요. 입대 전날까지 스케줄을 하고 군대를 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군대 가니까 무대가 너무 그립더라고요. 뮤지컬을 하면서 콘서트 무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다시 뮤지컬을 해보고 싶었어요. 전역하기 전에 이런 작품이 있다고 해서 영상을 보고 노래를 들어봤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이건 꼭 해야 된다고 느꼈죠. 그런데 막상 부딪히다 보니까 너무 어렵더라고요. 

강홍석: 아는 지인이 뮤지컬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브로드웨이에서 이 공연을 봤는데 멋진 작품이라고 추천하더라고요. 언젠가 이게 한국에 들어간다면 형이 꼭 했으면 좋겠다고요. 그래서 공연 영상을 보게 됐는데 느낌이 팍 왔어요. 무엇보다 음악이 정말 멋지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이거든요. 그로부터 몇 달 뒤에 오디션 공지가 떠서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서 바로 오디션에 지원하게 됐어요. 
 
Q 각자가 이해한 오르페우스와 헤르메스는 어떤 인물인가요. 
시우민: 공연하기 전에는 오르페우스가 바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 순수한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작곡에만 빠져서 거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좀 답답해 보였거든요. 사랑도 못할 것 같았어요. 공연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건 오르페우스는 사랑도 할 줄 알고, 긍정적인 친구라는 걸 알게 됐죠. 그리고 순수까지는 모르겠는데, 솔직함이 저와 되게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반대로 다른 점이 있다면 오르페우스는 마지막에 의심을 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는데 저라면 안 돌아 봤을 것 같아요. 저는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고 가는 스타일이거든요.

강홍석: 맞아요. 오르페우스는 경주마 같은 캐릭터라 앞만 보고 달려가죠. 제가 맡은 헤르메스는 해설자예요.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해야 하는 임무가 있어요. 연습실에서 정말 많이 고민을 한 것 같아요. 대사 하나하나에 박자는 정해져 있고, 그 안에 의미를 어떻게 하면 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잘 전달해서 관객들이 공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 늘 고민이 됐어요. 그래서 ‘작품에 녹아들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극중 내 날개 아래에 거두기로 했다는 대사가 있는데, 헤르메스 입장에서는 오르페우스는 친구의 아들이라 더 특별하거든요. 그를 좀 더 품고 ‘따뜻하게 말이라도 한 마디 걸어주면 어떨까’라는 마음으로 오르페우스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공연에 개입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가면 갈수록 개입의 횟수가 늘어가는 것 같아서 지금은 좀 절제하려고 해요. 
 
Q 헤르메스가 열고 닫는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강홍석: 이 작품은 마당극 같아요. 어릴 때 마당극 공부를 했는데 마당극도 보면 관객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하는데 이 작품이 특히 그래요. 관객분들의 눈을 보면서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캐릭터는 뮤지컬에서 거의 헤르메스가 유일한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관객들과 눈을 자주 마주치려고 해요. 마지막 헤르메스도 정말 멋져요. '하지만 그럼에도 부르리라 중요한 것은 결말을 알면서도 다시 노래를 시작하는 것. 이번엔 다를지 모른다고 믿으면서. 내 친구에게 배운 교훈이죠'라고 대사를 하고 '하데스타운'의 첫 장면이 나오는데요. 그런 순환적인 구조가 정말 놀라워요. 우리가 아는 그리스의 신화의 결말을 이렇게 해석했다는 것이 정말 신선했어요.

시우민: 헤르메스 형들이 오프닝에서 너무 소개를 잘하고 분위기를 만들어주니까 긴장되는 마음도 좀 풀리고 공연에 흠뻑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 마지막 장면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데요. 마지막에 오르페우스랑 에우리디케가 처음 만났던 장면이 다시 반복되잖아요. 어떻게 보면 슬프지만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희망도 생기는 것 같아요.

강홍석:  베이스는 희망이지만 어느 날은 울컥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즐겁기도 하고요. 그날의 컨디션이나 그날 배우들이 가고자 하는 길에 따라 느낌이 매번 달라져요. ‘언제까지 이렇게 반복해야 하나. 이제 좀 나아져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Q 우민 씨는 연습하면서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시우민: 극 중에 오르페우스가 기타를 연주하면 노래를 하는데, 기타 연주가 너무 어려웠어요. 공연 때문에 기타를 처음 배웠거든요. 오르페우스 역의 다른 형들도 연습실 가면 기타부터 잡고 있더라요. 노래도 오르페우스는 고음 파트가 너무 많아서 보컬적인 면에서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공연장에 최대한 일찍 가서 목 풀고 연습한 거 기억하면서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최선을 다해서 연습했고 점점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믿어요. 연습실에서는 다른 형들이 너무 잘하니까 부담감이 컸거든요. 그렇지만 오르페우스가 성장 캐릭터잖아요. 저도 오르페우스처럼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Q 주변 지인들의 관람평은 어땠나요?
시우민: 엑소 멤버 수호가 공연 보고서 정말 고생한다. 와 되게 어려운 공연이다고 하더라고요. 또 부모님도 보시고 되게 좋아하셨어요. 이런 뮤지컬은 처음 봤다고 하시고요.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이야기를 하시면서 본인들 젊었을 때 생각난다고 좋아하셨어요. 

Q 세 명의 오르페우스와 두 명의 헤르메스가 있는데요. 각각 어떤 매력이 있나요?
강홍석: 형균이 형은 저보다 형인데, 그런데 형이랑 해보니 형이 십대가 되어 있더라고요. 십대 감성이 와 있더라고요. 그리고 옆에서 봤을 때 혁명가 같은 느낌이 많이 들어요. 투쟁을 해야겠다는 주먹을 불끈 쥐게 되는 그런 느낌이 강하고요. 강현이는 정말 감성적인 애구나. 잘못 건드리면 정말 펑펑 울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우민이는 보기에는 여리고 아이 같은 얼굴이지만 오히려 보기와 다르게 남성성이 있어요. 에우리디케를 향한 오르페우스의 뚝심이 느껴져요. 

시우민: 홍석이 형 헤르메스는 되게 따뜻해요. 헤르메스가 나를 진짜 품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재림이 형 헤르메스는 츤데레예요. 말을 툭툭 던져서 처음에 따뜻함은 못 느끼겠는데, 좀 가다 뒤돌아 보면 저를 쳐다보는 따스한 눈길이 느껴져요. 재림이 형은 저를 강하게 키우는 아빠라면, 홍석이 형은 칭찬도 해주고 잔소리도 하는 엄마 같아요.
 
Q 좋아하는 넘버는 어떤 건가요?
강홍석: 저는 2막에서 하데스가 세운 지하 광산에 대해 소개하는 넘버 ‘우리가 벽을 세우는 이유’라는 곡이 있는데요. 그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벽 안에서 통치하고 서로를 의심하게 하고 그 설정이 우리의 현실과도 이어지고요. 진짜 잘 만든 것 같아요. 정말 감탄하면서 듣는 곡이에요.   

시우민: 저는 운명의 여신들 팬이에요. 운명의 여신들 노래는 다 좋아요. 너무너무 멋있거든요. 그런데 정작 전 무대에서 작곡하느라 보지 못해서 아쉬워요. 

Q 두 분이 이 작품 통해 처음 만났는데 첫인상이 어땠나요. 
강홍석:
우민이는 너무 유명한 엑소 멤버잖아요. 이미 저는 잘 알고 있었어요. 처음 만났는데 오르페우스처럼 순박하더라고요. 예의도 너무 바르고요.   

시우민: 저는 홍석이 형을 처음 본 날, 연예인처럼 봤어요. 텔레비젼에서 보던 사람인데 이 작품을 통해서 뮤지컬 배우인 걸 알게 됐고요. 사실 첫 만남 때 키도 크고 덩치도 크고 말씀도 없으셔서 좀 무서울 것 같다 속으로 생각했는데 너무 따뜻하시고 나중에 오히려 친근하고 말도 걸어주시고 편안하게 대해 주시니까 너무 좋았어요. 

강홍석: 이 친구의 장점이 있는데요. 뭔가 의견을 주고 하면 잘 받아주고 또 빠르게 적응을 해요. 연습실에서 '네 감성을 살리면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작은 팁을 줬는데 바로 받아서 흡수하더라고요. 감정이 훅 느껴지는데 정말 실행력, 센스가 뛰어나요. 그래서 어느 날 공연 때 우민이가 노래하는 부분에서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질렀어요. 

시우민: 기억나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사실 남에게 이런 저런 말을 해줄 수 있다는 건 그 사람에게 관심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홍석이 형이 저한테 도움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형이 절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는 거잖아요. 그걸 계기로 제가 좀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두 분에게 SM 오디션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더라고요. 
강홍석: 제가 한때 가수를 꿈꾼 적이 있어요. SM 오디션은 정말 우연히 보게 됐어요. 서울예대 1학년 축제 때 노래를 불렀는데 그 자리에 표인봉 선배가 계셨어요. '너 노래 잘한다. 웃기기도 잘 웃기니'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리고 일주일 뒤에 전화를 걸어서 며칠 후에 오디션 할 거니까 준비하고 있어라 그러시더라고요. 압구정동에 있는 SM 사무실에 가서 이수만 선생님, 이특 선배님 앞에서 오디션을 봤어요. 그때가 21살 때였어요. 오디션 후 트레이닝 나오라고 했는데, 제가 학기 중이어서 바로 못 갔어요. 3개월 뒤에 와라 했는데 두 달 뒤인가 그 프로젝트가 없어졌어요. 틴틴파이브 주니어처럼 만들고 싶어 하셨다고 들었어요. (웃음)

시우민: 얼마 전에 이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저는 가수가 되기로 뒤늦게 결심했어요. 평범하게 수능 준비를 하고 있었거든요. 친구가 오디션에 혼자 가기 민망하다고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를 따라서 SM 공개 오디션을 보러 갔어요. 거기서 제가 뽑힌 거예요. 그렇게 19살에 SM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어요.

Q 우민 씨, 연습생 생활은 기다림의 연속이잖아요. 극중 오르페우스처럼 의심의 순간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시우민: 아이돌 연습생들이 가장 힘든 게 기약 없는 기다림이라 그래서 너무 힘든데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제 꿈에 대한 의심은 안 했지만 불안한 마음이 불쑥 들 때가 있어요. 연습실에 나와서 계속 연습하는 거.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희망 가지고 믿고 가는 거죠. 

Q 홍석 씨는 특유의 건강한 에너지가 있어요. 그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강홍석: 제가 매일 하려고 하는 루틴이 있는데요. 매일 10km씩 뛰어요. 생일날도 뛰고 크리스마스 때도 뛰고요. 1회 공연이면 낮에는 무조건 뛰고 공연장 오려고 하고요. 낮에 특별히 스케줄이 있는 게 아니라면 이건 매일 꼭 하려고 해요. 무대에서 2시간 30분 동안 노래해야 하거든요. 무대에서 잘 버텨야 해요. 버티려면 하체 힘이 중요하고요. 그래서 자전거도 타보고 뛰기도 해봤는데 저는 뛰는 게 훨씬 운동이 되더라고요. 하루에 10km 뛰면 딱 좋더라고요. 이렇게 한지 6년 정도 된 것 같아요. 
 
Q 공연 외에 요즘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에는 뭐가 있을까요?
강홍석: 가족이죠. 어제도 날씨가 좋아서 한강 가서 자전거를 타는데 딸이 뒤에서 소리를 지르니까 너무 행복한 거예요. 맛있는 거 먹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가 새근새근 자는 모습을 보면 이보다 더 행복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우민: 등산과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해요. 쉬는 날 있으면 친구들이랑 등산 갔다가 내려와서 맛있는 거 먹고요. 두 달 전에 수락산에 오른 게 마지막인데, 가을이 가기 전에 또 가고 싶어요. 또 매니저형들이랑 자전거 타고 팔당댐도 갔다 오고요. 이런 게 저에게 행복과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Q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예명으로 활동하다 뮤지컬에서는 본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우민 씨는 그대로 예명으로 활동하더라고요. 
시우민: 저는 엑소의 시우민이니까요. 당연한 거예요. 팬들이 시우민을 알지, 김민석을 아는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전 제 활동명이 좋아요. 어떤 활동이든 엑소의 일원으로서 누가 되지 않고 싶어요. 

Q 엑소의 활동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아요.  
시우민: 엑소가 다 모이려면 2025년은 돼야 될 것 같아요. 군대 간 친구도 있고 앞으로 갈 친구도 있고요. 저는 솔로 활동을 준비하고 있어요. 

Q 끝으로 공연을 보러 오실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강홍석: 혼자 오셔서 마음껏 울고 웃고 즐기면 좋겠어요. '하데스타운'은 굳이 누군가와 같이 안 오셔도 혼자서 충분히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이거든요. 오르페우스나 에우리디케의 마음에 그리고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이야기에 공감해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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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스튜디오 춘), 에스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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