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 펼쳐진 시인 백석의 굴곡진 삶…연극 <백석우화>
- 2016.12.09
- 이우진 기자
- 5475views
‘나타샤와 나는 /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중)
토속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시어로 주목 받은 모던보이 시인, 백석.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시인임에도 정작 그의 삶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전쟁 이후 백석이 고향이 있는 북한으로 떠나게 되면서, 그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백석의 해방 이후의 삶에 대한 연구가 점차 진행되면서 안개처럼 잘 보이지 않았던 그의 삶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지난 달 앵콜 공연으로 1년여 만에 돌아온 연극 <백석우화>은 우리가 잘 몰랐던 백석의 해방 전후의 삶을 묵직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북에서의 행적을 알 수 없던 시인 백석의 삶을 찾아가는 구조로 이뤄진 이 연극은 생전에 그가 겪었던 인생의 굴곡을 담담하게 표현한다.
토속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시어로 주목 받은 모던보이 시인, 백석.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시인임에도 정작 그의 삶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전쟁 이후 백석이 고향이 있는 북한으로 떠나게 되면서, 그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백석의 해방 이후의 삶에 대한 연구가 점차 진행되면서 안개처럼 잘 보이지 않았던 그의 삶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지난 달 앵콜 공연으로 1년여 만에 돌아온 연극 <백석우화>은 우리가 잘 몰랐던 백석의 해방 전후의 삶을 묵직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북에서의 행적을 알 수 없던 시인 백석의 삶을 찾아가는 구조로 이뤄진 이 연극은 생전에 그가 겪었던 인생의 굴곡을 담담하게 표현한다.
판소리로 살아난 백석의 작품, 관객의 감성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
극의 시작은 판소리 창자의 인사로부터 시작된다. 이어 무대 뒤에서는 백석의 시 ‘여우난곬족’이 띄워지고, 창자는 장구의 박자에 맞춰 처음부터 끝까지 시를 완창한다. 그리고는 시 한 구절, 한 구절을 다시 곱씹어주며 시가 가지고 있는 정서를 관객들에게 설명한다. 관객들이 백석의 감성을 오롯이 받아들이길 바라는 듯이 말이다.
<백석우화>는 이처럼 극 전반에 걸쳐 백석의 문학들을 대사화 시켜 그의 작품세계를 표현한다. 극 안에서 다루는 그의 작품들만 해도 첫 장 ‘여우난곬족’을 비롯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등 10여 개. 극 안에서 펼쳐진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의 삶에 녹아 들게 된다.
극의 시작은 판소리 창자의 인사로부터 시작된다. 이어 무대 뒤에서는 백석의 시 ‘여우난곬족’이 띄워지고, 창자는 장구의 박자에 맞춰 처음부터 끝까지 시를 완창한다. 그리고는 시 한 구절, 한 구절을 다시 곱씹어주며 시가 가지고 있는 정서를 관객들에게 설명한다. 관객들이 백석의 감성을 오롯이 받아들이길 바라는 듯이 말이다.
<백석우화>는 이처럼 극 전반에 걸쳐 백석의 문학들을 대사화 시켜 그의 작품세계를 표현한다. 극 안에서 다루는 그의 작품들만 해도 첫 장 ‘여우난곬족’을 비롯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등 10여 개. 극 안에서 펼쳐진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의 삶에 녹아 들게 된다.
당대 문인들이 말하는 백석은?
이 작품에는 백석 뿐 아니라 박용철, 김억, 임화, 오장환 등 당대를 대표했던 다양한 한국 문단의 인물들도 무대 위에 등장한다. 배우들은 1인 다역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하며 당시 백석에 대한 문인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특히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속 ‘나타샤’가 누구인지에 대해 설전을 벌이는 과정, 북한으로 건너간 이후 발표한 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을 두고 남한에 있던 문인들이 열등감을 느끼는 모습 등은 백석의 시가 그들 사이에서도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간접적으로 느끼게끔 한다.
또한 당시 문인들의 대사를 통해 남북 분단 이후 시대 상황으로 인해 백석이 한국 문단에서 얼마나 쉽지 않은 삶을 살았는지 추측할 수 있게 한다.
이 작품에는 백석 뿐 아니라 박용철, 김억, 임화, 오장환 등 당대를 대표했던 다양한 한국 문단의 인물들도 무대 위에 등장한다. 배우들은 1인 다역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하며 당시 백석에 대한 문인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특히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속 ‘나타샤’가 누구인지에 대해 설전을 벌이는 과정, 북한으로 건너간 이후 발표한 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을 두고 남한에 있던 문인들이 열등감을 느끼는 모습 등은 백석의 시가 그들 사이에서도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간접적으로 느끼게끔 한다.
또한 당시 문인들의 대사를 통해 남북 분단 이후 시대 상황으로 인해 백석이 한국 문단에서 얼마나 쉽지 않은 삶을 살았는지 추측할 수 있게 한다.
백석의 고뇌를 고스란히 담은 ‘백석’ 역의 배우 오동식
무엇보다 무대에서 백석의 삶이 가장 잘 표현되는 힘은 배우의 연기일 것이다. ‘백석’ 역을 맡은 배우 오동식은 자신이 맡은 역을 100% 이상 소화하며 백석의 삶을 관객들에게 와 닿을 수 있게 자연스럽게 설득한다. 청년 시절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노년 시절까지 백석의 삶을 통째로 연기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그는 섬세한 동작과 목소리의 변화를 통해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오동식은 극 속에서 백석의 어려운 시, 심지어 대남방송 형식의 편지까지도 완벽하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소화해낸다. 마치 백석이 환생한 듯한 모습으로 절절하게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에 관객들의 눈에선 함께 슬픔이 쏟아진다.
무엇보다 무대에서 백석의 삶이 가장 잘 표현되는 힘은 배우의 연기일 것이다. ‘백석’ 역을 맡은 배우 오동식은 자신이 맡은 역을 100% 이상 소화하며 백석의 삶을 관객들에게 와 닿을 수 있게 자연스럽게 설득한다. 청년 시절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노년 시절까지 백석의 삶을 통째로 연기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그는 섬세한 동작과 목소리의 변화를 통해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오동식은 극 속에서 백석의 어려운 시, 심지어 대남방송 형식의 편지까지도 완벽하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소화해낸다. 마치 백석이 환생한 듯한 모습으로 절절하게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에 관객들의 눈에선 함께 슬픔이 쏟아진다.
‘어느 먼 산 뒷옆에 바위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중)
남과 북,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으며 편안하게 살 수 없었던 백석의 삶. 그의 시 한 구절처럼 백석 자신도 외로이 눈을 맞는 갈매나무라고 스스로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 <백석우화>를 통해 환생한 백석의 삶은 오는 12월 18일까지 대학로 30스튜디오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연희단거리패 제공
남과 북,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으며 편안하게 살 수 없었던 백석의 삶. 그의 시 한 구절처럼 백석 자신도 외로이 눈을 맞는 갈매나무라고 스스로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 <백석우화>를 통해 환생한 백석의 삶은 오는 12월 18일까지 대학로 30스튜디오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연희단거리패 제공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