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깨야 할 '가족'에 대한 편견들 <가족병>
- 2016.12.29
- 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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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행복한 가족을 꿈꿉니다. 하지만 행복한 가족이 얼마나 될까요? 누구나 우리만의 ‘가족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이 좋은 엄마 아빠와 말 잘 듣는 자녀들로 꾸려진 단란한 가족. 교과서나 TV광고에 나오는 그런 화목한 가족이 현실에도 과연 많을까. 어쩌면 그런 가족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허상’ 때문에 많은 이들이 공연한 불안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연극 <가족병>이 무대에 올랐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알리바이 연대기>의 김재엽이 작/연출하고 백운철, 정원조 등 극단 드림플레이테지21 배우들이 출연했다.
사이 좋은 엄마 아빠와 말 잘 듣는 자녀들로 꾸려진 단란한 가족. 교과서나 TV광고에 나오는 그런 화목한 가족이 현실에도 과연 많을까. 어쩌면 그런 가족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허상’ 때문에 많은 이들이 공연한 불안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연극 <가족병>이 무대에 올랐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알리바이 연대기>의 김재엽이 작/연출하고 백운철, 정원조 등 극단 드림플레이테지21 배우들이 출연했다.
한부모 가정 향한 편견 고발…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 담아
‘다시 쓰는 新가족전’이라는 부제가 붙은 <가족병>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펼쳐진다. 미혼모 가정이나 이혼 가정 등 한부모 가정에서 살아가는 부모와 아이들이 일상에서 부딪히는 부당한 관행과 편견이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드러난다. 양부모 가정을 당연한 듯 그리는 교과서나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생활기록부 등이 한부모 가정 아이들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 사람들이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이 이혼이나 사별을 겪은 부모들에게 어떤 중압감으로 다가오는지 등이다.
“사람들이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는 게 싫어요” “누군가 ‘네가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야’라는 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등 실제 한부모 가정 아이들의 생생한 육성도 담겼다. 김재엽 연출은 실제 미혼 가족, 이혼 가족, 사별 가족의 부모와 아이들을 직접 만나 들은 내용을 대본에 녹여냈다. 배우들은 부모나 아이를 연기하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해진다는 것입니다.” 등 한부모 가정을 위한 조언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시 쓰는 新가족전’이라는 부제가 붙은 <가족병>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펼쳐진다. 미혼모 가정이나 이혼 가정 등 한부모 가정에서 살아가는 부모와 아이들이 일상에서 부딪히는 부당한 관행과 편견이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드러난다. 양부모 가정을 당연한 듯 그리는 교과서나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생활기록부 등이 한부모 가정 아이들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 사람들이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이 이혼이나 사별을 겪은 부모들에게 어떤 중압감으로 다가오는지 등이다.
“사람들이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는 게 싫어요” “누군가 ‘네가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야’라는 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등 실제 한부모 가정 아이들의 생생한 육성도 담겼다. 김재엽 연출은 실제 미혼 가족, 이혼 가족, 사별 가족의 부모와 아이들을 직접 만나 들은 내용을 대본에 녹여냈다. 배우들은 부모나 아이를 연기하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해진다는 것입니다.” 등 한부모 가정을 위한 조언을 제시하기도 한다.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보니 (김재엽 연출은 이를 ‘렉처 퍼포먼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다소 설명적이라는 느낌을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가족 형태가 빠르게 다변화하는 21세기에 필요한 질문을 던진다는 면에서 <가족병>은 의미 있는 공연이다. 실제 경험자들의 목소리와 그들을 위한 조언이 알차게 담겨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사회적인 이야기의 가장 기본단위는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거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시기에 오히려 개인과 가족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에서 공연을 하게 됐다”는 김재엽 연출은 공연 형식과 관련해 “이런 주제를 드라마나 캐릭터로 쉽게 풀어내다 보면 또다른 선입관을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싶어 고민이 있었다. 지금은 계몽적인 강의 같은 느낌이 있는데, 추후 한부모 가족을 실제 무대에 등장시키거나 하는 방법으로 공연을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전했다.
"사회적인 이야기의 가장 기본단위는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거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시기에 오히려 개인과 가족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에서 공연을 하게 됐다”는 김재엽 연출은 공연 형식과 관련해 “이런 주제를 드라마나 캐릭터로 쉽게 풀어내다 보면 또다른 선입관을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싶어 고민이 있었다. 지금은 계몽적인 강의 같은 느낌이 있는데, 추후 한부모 가족을 실제 무대에 등장시키거나 하는 방법으로 공연을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전했다.
배우들 “내 안에 자리잡은 편견 발견해”
배우들도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우리 사회와 자신들이 은연중 갖고 있던 편견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고. 백운철은 “나 또한 편견 속에 갇혀 있는 게 아닐까 싶더라. 이 사회에 뿌리박힌 가부장적 편견을 지우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정원조는 “과연 우리가 ‘정상’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규정지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권민영 역시 “연습 과정에서 우리의 어린시절을 돌아보니 다들 부모님으로부터 '쟤네 집은 어떻다, 부모님이 어떻다더라' 등의 편견 어린 이야기를 들었던 경험이 있더라. 그런 경험을 통해 우리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편부, 편모 가정에 대한 선입관을 갖게 됐다는 걸 느꼈다. 우리부터 생각을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리서치를 하다 보니 학생들의 50% 이상이 양부모 가정 출신이 아니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족 유형이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만큼 우리가 주변 일들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김재엽 연출은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개념을 벗어나 동시대 가족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갖고, 아이들에게 정형화된 가족의 모습을 주입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가족'을 둘러싼 틀에 박힌 생각과 편견을 깨게 하는 연극 <가족병>은 오는 31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명랑캠페인 제공
배우들도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우리 사회와 자신들이 은연중 갖고 있던 편견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고. 백운철은 “나 또한 편견 속에 갇혀 있는 게 아닐까 싶더라. 이 사회에 뿌리박힌 가부장적 편견을 지우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정원조는 “과연 우리가 ‘정상’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규정지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권민영 역시 “연습 과정에서 우리의 어린시절을 돌아보니 다들 부모님으로부터 '쟤네 집은 어떻다, 부모님이 어떻다더라' 등의 편견 어린 이야기를 들었던 경험이 있더라. 그런 경험을 통해 우리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편부, 편모 가정에 대한 선입관을 갖게 됐다는 걸 느꼈다. 우리부터 생각을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리서치를 하다 보니 학생들의 50% 이상이 양부모 가정 출신이 아니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족 유형이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만큼 우리가 주변 일들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김재엽 연출은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개념을 벗어나 동시대 가족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갖고, 아이들에게 정형화된 가족의 모습을 주입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가족'을 둘러싼 틀에 박힌 생각과 편견을 깨게 하는 연극 <가족병>은 오는 31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명랑캠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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