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흥겹고 자유롭게! 재연 무대 오른 <인 더 하이츠>

  • like6
  • like6
  • share
“한국 사람들에게 라틴과 힙합은 낯선 장르다. 그냥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저항의식과 맛깔 나는 정서를 그대로 공연에 녹여내고 싶었다. 이번에 재연을 준비하면서 우리 안에 그런 표현의 자유가 좀 더 들어온 것 같다.”
 
2015년 첫 라이선스 공연에서 랩, 힙합, 라틴 등 참신한 장르의 음악과 신나는 댄스로 호평을 이끌어냈던 <인 더 하이츠>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지나 연출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재연을 준비한 원미솔 음악감독은 지난 8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위와 같은 말로 이번 공연의 주안점을 설명하며 “장르의 폭을 넓히면서 대중적인 멜로디와 저항, 자유 정신에 맞게 한국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코드들을 녹여냈으니 많이 보러 와달라”고 전했다.
 
2008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어워즈 4개 부문과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한 <인 더 하이츠>는 뉴욕의 ‘라틴 할렘’이라 불리는 워싱턴 하이츠를 배경으로 제각기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서로 인연을 맺고 꿈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양동근, 정원영, 키, 김성규, 장동우, 오소연, 제이민 등 초연멤버에 더해 블락비의 김유권과 안재효, 빅스의 차학연, 박강현, 이상이, 최수진, 나하나 등이 새로 합류했다.
 
7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는 정원영과 새로 합류한 멤버들이 '인 더 하이츠(In The Heights)'를 포함해 다섯 곡을 선보였다. 바네사를 짝사랑하는 우스나비와 워싱턴 하이츠를 벗어나고 싶은 바네사, 처음으로 택시 배차 업무를 맡게 되어 들뜬 베니와 학비가 없어 대학에서 돌아온 니나 등 고달픈 삶 속에서도 저마다 소중한 꿈을 품은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 출연 중인 이상이의 색다른 변신이나 매끄러운 랩을 선보인 블락비의 김유권 등이 눈길을 끌었다.
 
“안무, 브로드웨이와 1%도 같지 않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제작진과 배우들은 이번 공연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배우들은 라틴계 이민자들을 연기하기 위해 2개월 가까이 스페인어 수업을 듣기도 했다고. 채현원 안무감독은 “한국만의 <인 더 하이츠>를 만들기 위해 고생을 많이 했다. 브로드웨이 공연이 좀 더 자유롭고 프리스타일이 많은 반면 한국 공연에는 틀이 짜여진 군무가 많다. 한국 관객들이 그런 군무를 좋아하고, 이지나 연출도 좀 더 깔끔하고 속시원한 안무를 원했다. 안무가 브로드웨이와 1%도 같지 않다.”고 안무의 특징을 설명했다.
 
배우들도 각기 출연 소감을 전했다. 2015년 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우스나비 역을 맡은 정원영은 <인 더 하이츠>의 가장 큰 매력으로 ‘희소성’을 꼽았다. “랩과 라틴의 장르로 우리나라에서 뮤지컬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여러 모로 기존에 우리나라에서 선보였던 뮤지컬과 다른 매력이 있는 공연이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도 넘친다”라고.   
 
2011년 <광화문 연가> 이후 오랜만에 뮤지컬에 도전하는 차학연은 <마타하리>와 <신데렐라>에 각각 출연했던 빅스 멤버 정택운과 켄에 대해 “사실은 내가 가장 먼저 뮤지컬에 출연한 선배”라며 웃음 지은 후 “<인 더 하이츠>의 캐릭터를 보고 노래를 듣다 보니 이건 내가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배우들 "밝고 재미있는 작품이라 좋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 출연 중인 이상이는 자신이 연기하는 베니에 대해 “이제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흥이 넘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인물”이라며 “이 캐릭터가 가장 나와 닮은 것 같다. 이렇게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고, 박강현 역시 “이렇게 밝은 작품이 처음이라 너무 즐겁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베니의 성격이 나와 닮았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 블락비의 김유권은 “가수로서 무대에 설 때는 아이돌답게 무조건 멋있어야 하는데, 뮤지컬에서는 그런 이미지를 다 내려놓고 캐릭터로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멤버들도 다 와서 보고 재미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제이민과 함께 바네사 역을 맡아 열연 중인 오소연은 극 중 러브라인을 이루는 우스나비 역 배우들에 대해 “정원영은 공연을 이끌어가는 흥이 대단하다. 키는 무대 경력도 많고 랩 경력도 많아서 가사 전달력이 좋고 리드미컬하고, 양동근은 말할 필요도 없이 워낙 노련하다. (우스나비 역 배우가)다섯 명이라 몇 번 만나지 못해 아쉽지만 그만큼 매일 새로운 공연을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고, 니나 역의 최수진과 나하나도 “다섯 베니의 스타일이 다 다르고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한 랩과 스트릿 댄스, 다양한 배우들의 개성과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인 더 하이츠>는 오는 2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공연

#다른 콘텐츠 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