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쉬운 사랑이 있나요” 전미도, 정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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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맞기 하루 전, 플레이디비 페이스북 '보고싶다'를 찾은 두 사람. 바로 <어쩌면 해피엔딩>의 주인공 전미도, 정욱진이였다. 2015년 트라이아웃 공연에 이어 본 공연까지 계속 호흡을 맞춘 페어답게 이들은 이날 <페북라이브>에서도 현실적인 오누이 케미를 자랑했다. 작품 준비과정 에피소드부터 ‘사랑’에 대한 두 배우의 솔직한 속내까지. 페북라이브에서 미처 다 담지 못했던 전미도와 정욱진의 이야기를 전한다.

 
2015년 트라이아웃 공연에 이어 본 공연까지 합류하게 됐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지난 공연과 달라진 점이 있나?
전미도 : 이미 트라이아웃 공연 때부터 대본, 음악 모두 완성도가 있던 작품이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그때는 촉박하게 공연을 준비했었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서는 연기 디테일에 더 초점을 맞췄다. 좀 더 로봇처럼 연기한다든지. 드라마가 흘러가는 데 있어 자연스럽게 설득력을 갖추는 건 배우들이 채워가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을 메우는 정도였던 것 같다.

정욱진 : 트라이아웃 전에 리딩을 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완성된 모습이 갖춰진 작품이었다. 그런 점 때문에 이 작품이 더 애착이 가는 것 같다.

함께 작업을 해보니 윌&휴 콤비의 작업 스타일은 어떤 것 같나. 전미도의 경우에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추지 않았나.
전미도 :
일단 가장 다른 점은 연습 시작 때부터 끝까지 같이 있다는 점이다. 잔소리도 많이 하고. (웃음) 대부분 작곡가나 작가님들은 따로 작업하시다가 한 번씩 연습실에 와서 수정해야 할 것들만 체크하는 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매번 연습실로 출근해 단어 하나하나까지 신경 써가면서 작업했다. 배우 입장에서도 연기하는 데 있어 개선하고 싶은 부분들도 바로 얘기할 수 있다 보니 함께 작업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더라. 그래서 더 신뢰가 많이 가는 콤비다.

정욱진 : 지난 트라이아웃 공연 때도 마찬가지였고, 심지어 리딩 때도 그랬다. 본 공연도 한 달 동안 모니터하고 가지 않았나. (웃음) 소통이 잘 되는 분들이다.

작품 속에서 두 사람은 구식로봇으로 나온다. 인간이 아닌 감정 없는 로봇 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전미도 :
트라이아웃 공연 때 연출님이 주신 포인트는 있었다. 동작의 한계성을 표현하기 위해 시선이 먼저 움직이고 동작이 따라간다든지… 거기서부터 출발했던 것 같다. 극 초반부엔 관객들에게 이 캐릭터가 로봇이라는 걸 인식시키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기계처럼 감정을 넣지 않고 대사를 하다가 두 로봇이 친밀해지는 과정에서부터 감정을 조금씩 넣었다. 하지만 감정을 터뜨리는 건 로봇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절제하면서 표현하려고 했다.

정욱진 : 미도 누나의 연기를 보면서 벤치마킹을 많이 했다. 워낙 베테랑이다 보니 리허설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더라. 로봇을 연기하다 보니 이전의 다른 캐릭터보다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더 자유롭게 연기하려고 작품 속에서 여러 시도를 했다. 그러다 보니 ‘이 맛에 연기하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속이 후련해지더라.
 
<어쩌면 해피엔딩>은 ‘사랑’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보게 되는 작품인 것 같다. 실제 두 사람의 연애 스타일이 궁금하다. 작품 속 주인공 올리버처럼 사랑이 여전히 어렵나?
전미도 : 세상에 쉬운 사랑이 있겠나. 물론 현재 결혼을 했지만, 사랑은 죽을 때까지 배우고 깨닫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같이 살면서도 계속 이해하고 맞춰가는 부분들이 수시로 발생하니깐.

정욱진 : 어렸을 때는 일과 사랑의 균형을 잡는데 서툴렀던 것 같다. 일이 바빠지면 연애에 소홀해지다 보니 사랑이 어렵게 느껴졌다. 그런데 나이가 조금 들다 보니 모든 작품들은 다 사랑을 중심으로 벌어진다는 걸 깨달았다. 남녀 간의 사랑이든, 어떤 대상에 대한 사랑이든. 특히나 직업 특성상 사랑을 하고 그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줄 아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더라. 이제는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만약 내가 올리버라면 연인과의 기억을 지울 건가?
정욱진 :
내가 정이 많은 편이다. 이름만 봐도 정욱진 아닌가. (웃음) 기억을 지우면 더 편하긴 하겠지만, 함께 한 기억은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못 지울 것 같다.

전미도 : 나의 연애사를 돌이켜봤을 때는 지우고 싶은 추억들이 몇 개 있지만(웃음), 올리버와 클레어의 사랑은 정말 예쁜 것 같다. 두 사람의 사랑은 지켜줘야 한다. 아마 올리버에게도 남은 시간을 살아가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특히 어떤 장면이 가장 좋았나. 각자 아끼는 장면이 있을 것 같은데.
전미도 : 사실 손에 꼽기가 힘들 정도로 모든 장면이 좋다. 그래도 한 부분을 꼽자면 두 사람이 제주도로 떠나는 여정이 가장 애착이 간다. 두 로봇이 이전까지는 다투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친밀함을 느끼게 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실제 상대 배우와도 그 씬을 통해 더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정욱진 : 정말 좋은 장면들이 많지만, 한 넘버만 꼽자면 ‘안녕, 내방’이라는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올리버가 난생처음 방을 떠나 제주도로 떠나게 되면서 부르는 노래다.

세 명의 올리버는 정말 각자 개성이 다를 것 같다. 상대역으로서 세 올리버는 어떻게 다른가?
전미도 :
이 공연은 특히나 남자배우 세 명이 풀어내는 올리버가 다 다르다. 그러나 누가 맞다 틀리다 할 수 없을 정도로 각각의 개성을 살려서 재밌게 연기한다.

아무래도 욱진이는 젊다 보니 열정적이고 활기차다. 또한, 멋있는 척 연기를 안 한다. 스스로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들을 하다 보니 아마 관객들은 신선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다. 문성 오빠는 무언가를 화려하게 시도하면서 연기하지는 않는다. 그 덕분에 후반부에 더 진한 감동이 오는 편이다. 정말 고독하고 외롭게 방안에만 살았을 것 같아 짠한 느낌이 든다. 재범 오빠는 베테랑이다 보니 작품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연기하는 스타일이다. 스케이트를 타듯이 유려하게 흘러가는 공연을 만드는 배우다.
 

전미도는 얼마 전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뮤지컬 배우로서 노래를 못해 고민이 많았다’는 수상 소감은 의외였다.
전미도 : 아무래도 대극장 뮤지컬은 시원하게 가창력을 뽐내는 넘버가 있는 작품들이 많지 않나. 스스로 자신 있게 ‘나 노래 잘해’ 이렇게 말할 만큼의 능력은 안 된다 생각했다. 그래서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하던 와중에 여우주연상을 받으니 송구스럽고 감사하더라. 얼떨결에 속마음이 튀어나왔던 것 같다.

두 사람의 차후 활동계획이 궁금하다.
전미도 :
일단 이 작품이 끝나면 당분간 쉴 계획이다. 정말 무작정 쉬려고 한다. 지난해 쉴 새 없이 많은 작품을 하면서 살이 너무 빠진 것 같다. 상반기 동안 충전시간을 가지고, 연말에 좋은 작품으로 다시 무대에 오르고 싶다.

정욱진 : 빠른년생인지라 올해 친구들은 30대가 됐다. 그만큼 나 역시도 생각이 많아지더라. 올해는 내 자신에게 더 집중하려고 한다. 더 열심히 작품활동 하면서 관객들을 만나 뵙고 싶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www.studiochoon.com)


▶사랑스러운 전미도, 정욱진 미공개 컷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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