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리지널 소울 들려준다! 뮤지컬 <드림걸즈> 녹음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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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걸즈>에서 비욘세가 불렀던 노래 ‘리슨(Listen)’을 기억하는가. 동명의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드림걸즈>가 오는 4월 한국에서 첫 오리지널 내한공연을 갖는다. 특히 이번 <드림걸즈>는 주역부터 앙상블까지 아프리칸 아메리칸 배우로만 구성돼 진정한 오리지널 소울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개막을 두 달여 앞두고 음원 녹음을 위해 한국을 찾은 배우들을 지난 달 19일 대치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3시간 여 동안 진행된 이들의 녹음 과정은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여주었다.

 
“안녕하세요” 스튜디오에 도착한 이국적인 외모의 세 배우가 환한 미소를 드러내며 인사를 건넨다. 한국방문은 처음이라는 이들. 세 배우 모두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들이다.

현지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이번 드림걸스 멤버들은 총 다섯 명이다. 더블캐스팅으로 진행되는 에피 역을 제외하곤 원캐스트로 3달여 간 공연일정을 이어나간다. 이 중 에피 역의 브리 잭슨, 디나 역의 캔디스 마리 우즈, 로렐 역의 앙투아넷 코머가 이날 녹음에 참여하는 배우들. 세 사람은 이미 친해진 듯 수다를 떨며 녹음 전 긴장을 풀어나갔다.

원미솔 음악감독의 주도 하에 진행되는 이날 녹음 넘버는 총 두 곡. 월드스타 비욘세의 대표곡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리슨(Listen)’과 드림즈의 대표곡 ‘드림걸즈(Dream girls)’다. 녹음실로 들어선 세 배우는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목을 풀더니 화음을 쌓으며 서로의 호흡을 확인했다.
 
첫 곡은 극 중 그룹 ‘드림즈’를 성공가도로 이끌게 한 대표 넘버 ‘드림걸즈(Dream girls)’. 세 멤버가 함께 노래를 완창해 보며 녹음을 진행하자는 원미솔 음악감독의 주문이 떨어지자, 배우들은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감정에 몰입한다. 큐 사인과 함께 귀에 익숙한 반주가 흘러나오더니 디나가 먼저 소울이 짙게 배어있는 목소리로 현장을 장악한다. 이윽고 에피와 로렐이 화음을 얹자 더욱 더 풍성해진 사운드가 쏟아져 나온다. 마치 작품의 실제 모델인 흑인 여성트리오 슈프림스가 다시 돌아온 듯한 느낌이다.

뛰어난 배우들의 실력에 미소를 짓던 것도 잠시, 원미솔 음악감독은 배우들과 소통하며 보완이 필요한 부분들을 점검해 나갔다. 소절 별로 다시 노래를 불러야 하는 지루한 과정에도 배우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멤버 한 명이 강력한 고음을 내뿜으면 함께 아이처럼 기뻐했고, 원미솔 음악감독의 ‘좋았다’는 칭찬에는 하트를 그리기도 했다.
 
유쾌했던 녹음 과정이 끝나고 다음 곡을 준비하는 쉬는 시간. 원미솔 음악감독은 이들의 첫인상에 대해 한 마디로 “진짜가 나타났다”고 표현했다. 아프리칸 아메리칸만이 낼 수 있는 특유의 감성을 제대로 뿜어냈기 때문. 우리나라 라이선스 작품에서도 음악감독을 진행한 그녀에게 한국 배우와의 차이를 물어보자 조심스럽게 답한다.

“한국배우들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배우들은 한국말로 노래를 부르다 보니 감정적인 부분에서 바로 전달되는 부분이 크다. 반면에 이 배우들은 확실히 오리지날 팝에 가까운 느낌으로 노래를 부르다 보니 거기에서 오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첫 곡 녹음을 마친 배우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한국에서 내한공연을 하는 건 처음이라는 이들. 특히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한국 관객들의 성향에 대해 알고 있는 듯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에피 역의 브리 잭슨은 “극장에서는 무대에서의 에너지와 관객들의 에너지가 같이 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무대를 즐길 줄 아는 관객들이 많은 한국에서의 공연이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또한 전 배우가 아프리칸 아메리칸들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로렐 역의 앙투아넷 코머는 “이번 공연이 각자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공연장을 찾아 직접 느껴볼 것을 당부했다.
 
이어진 두 번째 곡은 이미 우리나라에선 국민팝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노래 ‘리슨(Listen)’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가창력을 자랑하는 가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난도의 노래이기에 어떻게 곡을 소화할 지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먼저 앞섰다.

별도의 간주 없이 시작되는 ‘리슨’이라는 가사 첫 소절을 내뱉자 마자, 디나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져나올 듯한 표정으로 에피를 바라봤다. 극 중 사이가 틀어진 에피에게 화해를 청하는 가사 내용에 진심으로 몰입하는 그녀의 모습에 녹음실은 잠시동안 정적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녀의 노래를 이어받은 에피는 흑인 특유의 파워풀한 성량과 애드립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노래 후반부 하이라이트에서는 ‘상처를 받는 것이 두려워 강한 척 하는 인물’이라는 잭슨의 해석처럼 폭발력 있는 가창력으로 감정을 쏟아냈다.
 
그렇게 3시간 여 동안 쉽지 않은 녹음작업을 마친 세 배우들. 녹초가 됐을 법한 상황 속에서 배우들은 오히려 좋은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순수한 대답을 쏟아낸다.

“우리가 진짜 드림걸즈가 된 순간이었다. 드림걸즈의 꿈을 이룬 것 같았다. 우리 목소리를 듣는 것도 정말 재미있었다.”

뮤지컬 <드림걸즈>의 내한공연은 오는 4월 4일부터 6월 25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계속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 뮤지컬 <드림걸즈> 녹음현장 스케치 영상 보기 ◀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김윤희 (www.alstudio.co.kr)
영상 : 김혜진(매거진 플레이디비 genie228@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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