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허락하는 한 계속 노래" 호세 카레라스의 마지막 투어
- 2017.03.03
- 김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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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허락하는 한 계속 노래할 것”
거장은 여유롭고 유머러스했다. 세계 3대 테너로 꼽히는 거장 호세 카레라스가 오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내한공연을 앞두고 기자간담회을 열었다. 1시간 남짓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동안 카레라스는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농담을 던지며 한국 기자들과 대화했다.
이번 공연은 <음악과 함께한 인생>이란 타이틀로 시작된 월드투어 일정 중 하나다. 호세 카레라스는 이번 투어를 자신의 47년 예술 인생을 마무리하는 여정이라고 밝혔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소감을 묻자 그는 “1976년 <토스카> 공연을 위해 처음 한국에 왔다. 그후로도 매번 한국에 올 때 마다 관객들의 열정과 성원에 감탄한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1970년 오페라 무대에 데뷔해 47년 동안 최정상급 테너로 활동해 온 카레라스도 어느덧 70대 나이로 접어들었다. 그는 이번 투어를 사실상 마지막 월드투어로 여긴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투어는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 가량 이어질 예정이다. 끝날 때쯤이면 정말 은퇴할 시간이 오지 않을까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 벌써 마음이 우수에 젖어 든다. 하지만 그날은 슬픈 날이 아니라 행복한 날일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더불어 그는 “프로로서 은퇴한다고 해서 다시는 공연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호세 카레라스 백혈병 재단’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공연은 계속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호세는 1987년 갑작스런 백혈병 발병으로 힘든 투병생활을 보낸 바 있다. 재기에 성공한 후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백혈병 재단을 설립해 백혈병 환우들을 돕고 있다.
반 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카레라스는 지금도 노래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고백했다. “테너의 목소리는 굉장히 섬세하게 다뤄줘야 한다. 경험이 쌓이면서 어떤 때 쉬어야 하고 어떤 때 연습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는데, 적절히 관리하면서 최대한 연습하려 노력한다.”
이번 한국 공연은 오페라 <루살카>,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의 아리아부터 카탈루니아 민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넘버까지 그의 음악인생에 영향을 끼친 곡들로 채워졌다. 그는 매 공연마다 새로운 레퍼토리를 추가한다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북돋웠다. 이번 콘서트에는 2012년 인터내셔널 뮤직 페스티벌, 아르메니아 인터내셔널 성악 콩쿠르에서 대상을 휩쓴 소프라노 살로메 지치아가 함께 선다. 살로메는 “어렸을 때부터 호세 카레라스는 내게 신적인 존재였다. 함께 노래하게 돼서 어마어마하게 기쁘다. 그와 노래할 때는 두 명이 부르는 것이 아니라 한 영혼이 노래하는 것 같은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신이 내게 노래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남겨주는 한 계속 노래하고 싶다.” 카레라스는 그의 오랜 친구이자 3대 테너 중 한 명인 플라시도 도밍고의 말을 인용하며 꺼지지 않는 예술적 열정을 드러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전설적 테너의 무대에는 데이비드 히메네스가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올라 반주한다. 공연은 3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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