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학로 2인극 새 강자될까…<머더 포 투> 연습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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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2인극 작품들이 ‘회전문 관객’을 양산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요즘, 또 하나의 새로운 2인극이 무대 위에 오른다. 바로 코미디 뮤지컬 <머더 포 투>다. 소위 말하는 스타 배우나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연출가 황재헌은 자신만만하다. 힘을 빼고 담백, 솔직하게 만든 작품인 만큼 관객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 지난 3일 플레이디비에 단독 공개한 <머더 포 투>의 연습 현장을 찾아 그 매력을 직접 확인했다.

<머더 포 투>는 의문의 총격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음악 살인 미스터리극으로 이미 미국에서는 2011년 초연 당시 신선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조셉 제퍼슨 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한국 초연은 <리타>, <그와 그녀의 목요일> 등의 황재헌이 연출을 맡았으며, <레미제라블>, <인터뷰>의 허수현이 음악감독에 참여했다.
 
설 연휴도 반납하게 한 고난도 마임 연기
30여 분의 연습 시연 중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제병진, 안창용, 박인배, 김승용 네 배우의 마임 연기였다. 연습이 시작되자 배우들은 특별한 소품 없이 오직 몸짓만으로 담벼락을 넘고, 문을 여는 등의 동작을 표현해냈다. 마치 눈앞에 벽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작품 스토리에 대한 상상력이 더 키워지는 듯했다. 마임 연기가 실감났다는 얘기를 하자, 배우들은 피나는 연습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이야기를 쏟아 낸다. 제병진은 “극에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배운 마임 연기가 아니라, 기초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배워 만들어 낸 연기”라며 설 연휴도 반납하고 연습에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다고 고충을 밝혔다.

별도의 마임이스트가 존재할 정도로 극에 마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 데는 사실 황재헌 연출의 아이디어가 컸다. 한국 무대에 작품을 올리는 과정에서 원작보다 동적이면서도 배우들의 연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데는 마임이 안성맞춤이라 생각했기 때문.

“사실 원작에는 마임이 없어요. 피아노로부터 배우들이 자유로워진 만큼 배우들의 연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했어요. 그러기에 마임은 공연의 본질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했죠. 배우들이 광대처럼 보일 수 있길 원했거든요.”
 
2인 13역의 부담감, 새로운 도전
마임과 함께 두드러진 이 작품의 특징은 바로 배우들이 일인 다역 연기를 펼친다는 점이다. 단 2명의 배우가 13명의 캐릭터를 소화해야 하는 이번 작품에서 배우들은 각각의 연령대를 대표하는 유명인들을 모델로 삼아 연기에 녹여냈다. 실제 연습 시연에서 김승용은 순식간에 몸을 좌우로 바꿔가며 혼자서 중년의 남녀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해냈고, 박인배는 개성 강한 3명의 소년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여러 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다 보니 독백처럼 쉬지 않고 이어지는 장면도 다반사. 용의자 역의 김승용은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방대한 분량의 대사를 꼽기도 했다.

“혼자서 소화해야 할 대사가 너무 많아요. 외우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또 이 작품에서는 제가 연기해야 하는 여자 캐릭터가 여러 명이거든요. 제가 잡은 여러 가지 톤들을 기억하면서 캐릭터를 소화해야 하다 보니 더 어렵더라고요. 새로운 도전이죠.”
 
작품 속 숨은 1인치, 피아니스트의 깨알 연기
<머더 포 투>가 한국으로 오면서 달라진 또 한 가지는 바로 전문 피아니스트의 연주다. 배우들이 직접 피아노 연주와 연기까지 소화했던 원작과 달리 이번 한국 초연에선 연주자와 연기자를 분리해 음악의 밀도를 높였다. 피아니스트로는 뮤지컬 <인터뷰>에서 인상 깊은 연주를 선보인 강수영이 합류했다.

연습 시연에서 피아니스트는 단순한 연주자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제3의 인물로서 작품 속에 등장해 극의 흥미를 높였다. 특히 대사 한마디 없이 피아노 선율의 강약을 통해 배우들과 소통하는 듯한 극 연출은 뮤지컬 작품에 걸맞은 신선한 재미로 다가왔다. 강수영은 “처음으로 하는 연기라 떨리긴 하지만, 내심 해보고 싶었던 분야였기 때문에 재미를 느낀다”며 함께 연기하는 소감을 밝혔다.
 
황재헌 연출은 인터뷰 내내 <머더 포 투>를 칭할 때 계속해서 창작 초연이라는 표현을 썼다. 원작이 있지만 그만큼 거의 모든 것들을 새롭게 바꿨기 때문.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고 배우들과 함께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개막을 앞둔 지금, 그는 어떤 생각이 들까.

“모든 것들을 다 새롭게 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다 보니 재미가 있었어요. 배우들의 의견도 함께 반영하여 맞춰가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요. 배우들의 역량과 순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공연인 만큼 작품을 보고 나면 ‘배우들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공연이었으면 좋겠어요”

뮤지컬 <머더 포 투>는 오는 3월 14일부터 DCF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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