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발레단 꿈꾼다, 설립 33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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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만 해도 한국의 무용수들이 세계 각 나라의 메이저 발레단에 입단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이제는 자신의 예술 인생을 우리와 함께 하겠다는 해외 무용수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우리 한국 발레의 수준이 높이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오는 2020년에는 세계 탑 발레단으로 인정받는 것이 우리 목표다.”
 
국내 최초의 민간발레단인 유니버설발레단이 설립 33주년을 맞았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유병헌 예술감독은 지난 8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시간을 돌아보며 위와 같은 포부를 밝혔다.
 
지난 1984년 설립된 유니버설발레단은 그간 세계 17개국에서 1800여회의 공연을 선보이며 인기 발레단으로 자리잡아왔다. 단체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리틀엔젤스와 선화예중·고, 직영 발레 교육기관인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 등을 통해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미국아메리칸발레씨어터(ABT)의 서희, 뒤셀도르프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으로 현재 안무가로 활동 중인 허용순을 비롯해 세계적인 무용수를 다수 배출했다.
 
(왼쪽)유병헌 예술감독 / (오른쪽) 문훈숙 단장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사회를 맡았다. 문훈숙 단장은 리틀엔젤스와 선화예술원의 역사를 소개하며 현재 활약 중인 리틀엔젤스와 주니어컴퍼니, 그리고 유니버설발레단 단원들의 공연을 차례로 선보였다.
 
첫번째로 펼쳐진 무대는 리틀엔젤스의 공연이다. 1962년, 문화는 물론 전반적인 사회기반이 척박했던 전후 시기에 탄생한 리틀엔젤스는 그간 각국에 한국을 알리는 문화사절단 역할을 해왔다. 소프라노 신영옥, 사물놀이패를 이끄는 김덕수, 발레리나 강수진, 배우 황정음, 박한별 등이 리틀엔젤스 출신. 문훈숙 단장은 특히 인상적이었던 공연으로 세 차례의 평양공연과 한국 전쟁 60주년 기념공연 등을 꼽았다.
 
리틀엔젤스
김은서

이어 지난 달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 최종 수상자 8인에 선정된 발레리노 임선우와 선화발레부의 김은서, 안수연의 무대도 이어졌다. 임선우는 2010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1대 빌리 역을 맡아 한국뮤지컬대상 남우 신인상을 수상했던 무용계의 유망주다. 김은서, 안수연은 유니버설발레단이 발레유망주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2015년 창단한 주니어컴퍼니의 장학생들.
 
임선우
홍향기, 강민우

이어 최근 수석무용수로 승급된 강민우와 지난해 한국발레협회의 ‘프리마 발레리나상’을 수상한 홍향기 등 유니버설발레단원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마지막 순서로는 홍콩, 일본, 중국, 터키, 러시아, 미국, 카자흐스탄, 스웨덴 등에서 온 무용수들이 다 함께 등장해 ‘차차차’ 등의 흥겨운 무대를 펼쳤다.
 
세계 각국 무용수들이 함께 펼친 이날의 마지막 공연은 앞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 무대이기도 하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이름 그대로 ‘세계적인’ 발레단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난 해부터 외국인 단원들의 수를 늘렸다고. 그 결과 현재 69명의 단원 중 외국인 단원이 33명이다. 총 15개국에서 온 무용수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또한 마린스키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의 무용수도 입단을 앞두고 있다. 몽골국립오페라 발레단 출신의 간토지 오콤비얀바 역시 올해 입단 절차를 밟고 다음달 개막하는 <돈키호테>에 주역으로 데뷔할 예정.
 
“2년 전만 해도 해외 무용수에 대해 일정한 제약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름대로 유니버설하게 하기 위해 제약을 없앴다”는 유병헌 예술감독은 “발레에는 국가도, 인종도 없다. 아무런 차별 없이 우리의 예술을 전세계에 보여드리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전했다. 부예술감독인 유지연 역시 “발레단이 한국 무용수뿐 아니라 전 세계 무용수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니버설발레단은 올해 첫 작품으로 내달 5일부터 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돈키호테>를 공연한다.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동명소설을 모티브로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와 루드비히 밍쿠스의 경쾌한 음악이 더해진 정통 희극발레로, 정열적인 집시와 남성미 넘치는 투우사들의 화려한 춤을 담았다. 황혜민-간토지 오콤비얀바,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김나은-강민우, 홍향기-이동탁이 각기 호흡을 맞춘다.
 
<돈키호테> 이후로는 <심청>(5.5~7), <디스 이스 모던>(6.8~10,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오네긴>(11.24~26,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호두까기 인형>(12.21~31, 유니버설아트센터) 등이 예정돼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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