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홍대 뺨치는 창동의 화려한 변신 'FNL'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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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에서 공연한다고 하면 밴드들은 다들 알던데요”
 
일렉트로닉 기반의 세련된 사운드를 선보이며 2012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루키’로 선정된 밴드 솔루션스와 2017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에 빛나는 괴물신인 밴드 실리카겔. 이 두 밴드는 서울 도봉구의 복합문화공간 플랫폼창동61의 공연장 ‘레드박스’에서 공연할 때면 기분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깔끔한 시설에 사운드 모니터링이 편하고 음향감독 등 스태프들도 친절하기 때문이라고. 이제는 밴드들 사이에서 플랫폼창동61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져 ‘창동’에서 공연한다고 말하면 으레 플랫폼창동61을 떠올린다고 전했다.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먼저 입소문이 난 공연장 플랫폼창동61에서 작은 뮤직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밤마다 열리는 FNL(Friday Night Live) 콘서트가 바로 그것. 저녁 8시부터 네 시간 동안 네 팀의 릴레이 공연으로 채워지는 FNL 콘서트는 넓은 잔디밭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모이는 대규모 행사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요 페스티벌의 라인업을 장식하는 아티스트들의 수준 높은 공연을 질 좋은 음향시설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즐거움의 크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공연장 내에서 간단한 음주도 허용된다는 점에서는 홍대 클럽데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지난 24일 처음 열린 FNL 콘서트의 공연장에는 300여 명의 관중이 북적댔다. 첫 무대에 오른 팀은 실리카겔. 특유의 사이키델릭한 멜로디와 격정적인 무대 매너로 객석의 분위기를 달궜다. 40분 동안 이어진 강렬한 첫 공연이 끝나자 공연장 한 켠의 통로가 개방됐다. 어디론가 우르르 몰려가는 관객들. 그들이 향한 곳에는 하우스 음악이 흐르는 펍(Pub) '옐로 라운지'가 있었다. 맥주와 간단한 스낵을 즐기며 인터미션 20분을 만끽한 이들은 맥주잔을 들고 다시 공연장으로 향했다.

2014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신인뮤지션 육성 프로젝트 K-루키즈에 선정된 바 있는 실력파 록 밴드 루디스텔로와 솔루션스의 공연이 이어지면서 객석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었다. 후렴구 떼창은 물론, 단체 손동작과 점프까지 다양한 응원법이 객석에서 펼쳐졌다. 밴드의 공연이 끝난 후 DJ휘우가 이끄는 하우스파티가 자정까지 이어졌다.
 

“직장 마치고 와서 놀기 딱 좋았어요”
 
관객들의 연령대는 주로 20대였지만 40, 50대 관객도 일부 눈에 띄었다. 20대 중반 여성 관객 A씨와 B씨에게 공연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두 관객은 친구 사이로 퇴근 후 시간을 맞춰 함께 왔다며 입을 뗐다. “저렴한 가격으로 평소 좋아하던 인디밴드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여서 예매했다. 금요일 밤에 회사 마치고 부담없이 즐기기 좋은 공연인 것 같다. 공연장 시설이나 음향도 대체로 만족스럽다.” 이들에게 공연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두 명 모두 10점 만점에 9점을 주겠다고 답했다.
 
한편 서울 동북권에 해당하는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공연장이 전무했던 지역에 괜찮은 즐길거리가 생긴 것 같다며 반색했다. 노원구에 살고 있다는 20대 초반 커플 C양과 D군은 “라이브 클럽을 좋아해서 홍대 근처에 종종 가곤 했는데 인디씬에서 유명한 밴드들이 가까운 곳에 와서 공연하니 반갑다“면서 “홍대 클럽들보다 비교적 덜 붐벼서 음악을 감상하기 편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공연의 티켓은 만원이었다. 부담 없는 가격이다 보니 네 팀의 공연 중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만 즐긴 후 자리를 뜨는 관객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 중 몇몇은 공연장 옆 음식점으로 들어가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플랫폼창동61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일식 돈까스 전문점, 와인바, 카페 등 다양한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
 
“다양한 컨셉 소화하는 브랜드 공연으로 정착시킬 것”
 
성공적인 첫 걸음을 내딛은 FNL 콘서트는 앞으로 록밴드 외에도 일렉트로닉, 힙합 등 다양한 음악 장르로 채워질 예정이다. 플랫폼창동61의 위탁운영을 맡아 FNL 콘서트를 기획한 인터파크씨어터 측은 “프로 뮤지션들 외에도 직장인 밴드, 스쿨밴드 초청 공연 등 지역문화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플랫폼창동61에서는 FNL 콘서트 이외에도 매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오는 31일과 4월 1일에는 북한 지역의 민요와 굿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클럽으로 간 굿> 콘서트가 무대에 오른다. 국악, 힙합, 클래식, 퓨전 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무대에 설 기회를 주고 있는 플랫폼창동61은 서울의 새로운 ‘공연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다음 FNL 콘서트는 4월 28일 금요일밤에 열린다.
 
▲"플랫폼창동61은 올 때 마다 좋아지는 게 느껴지는 공연장이에요. 단독 콘서트 하고 싶어하는 아티스트도 늘고 있던데요" 퓨처팝 밴드 솔루션스가 빚어내는 탄탄한 사운드에 관객들은 열정적인 떼창으로 답했다.
 
▲"연주하면서 악기 하나하나가 잘 들려서 편해요" 현란한 신디사이저 멜로디와 기타 연주를 보여준 일렉트로닉 록 밴드 루디스텔로.
 
▲"공연장 스태프분들이 친절해서 좋아요. 시설도 좋고요" 2016년 슈퍼루키로 떠오른 밴드 실리카겔.
 
▲"FNL은 부담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기 좋죠" FNL콘서트의 마지막 시간을 디제잉 파티로 장식한 DJ 휘우.

 


글 :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영상 : 유승혜 PD(seunghye.r@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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