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동현 연출을 기리며…연극 <맨 끝줄 소년>
- 2017.04.04
- 이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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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연출을 기억하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故 김동현 연출의 유작 <맨 끝줄 소년>이 1년 4개월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해 2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김동현 연출을 기리기 위해 초연을 함께 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이 뜻을 모아 준비한 공연이다.
연극 <맨 끝줄 소년>은 고등학교 문학교사 헤르만이 우연히 교실 맨 끝줄에 앉아있던 소년 클라우디오의 놀라운 작문 실력에 흥미를 겪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특히 현실과 상상이 혼재된 클라우디오의 위험한 글쓰기를 통해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관음에 대한 욕망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맨 끝줄 소년>의 원작은 스페인 최고권위의 막스상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2013년 프랑스와 오종 감독의 영화 <인 더 하우스>로 선을 보인 바 있다.
故 김동현 연출의 유작 <맨 끝줄 소년>이 1년 4개월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해 2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김동현 연출을 기리기 위해 초연을 함께 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이 뜻을 모아 준비한 공연이다.
연극 <맨 끝줄 소년>은 고등학교 문학교사 헤르만이 우연히 교실 맨 끝줄에 앉아있던 소년 클라우디오의 놀라운 작문 실력에 흥미를 겪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특히 현실과 상상이 혼재된 클라우디오의 위험한 글쓰기를 통해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관음에 대한 욕망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맨 끝줄 소년>의 원작은 스페인 최고권위의 막스상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2013년 프랑스와 오종 감독의 영화 <인 더 하우스>로 선을 보인 바 있다.
▲ 2013년 개봉한 프랑스와 오종 감독의 영화 <인 더 하우스>
이번 재연에선 고인이 된 김동현 연출을 대신해 초연 당시 드라마투르그(작품에 대해 분석하고 조언하는 비평가) 겸 윤색으로 참여했던 아내 손원정이 연출을 맡았다. 세상을 떠난 그의 유작인만큼 손원정은 연출 직함 앞에 리메이크라는 수식어를 덧붙였다. “김동현 연출이 선보인 초연을 세밀하게 다듬어 관객에게 선보이는 것이 이번 공연의 의미였다. 연출가 김동현의 공연을 잘 만드는 것을 우선순위에 뒀다.”
손원정 연출은 초연을 그대로 살리는 것과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초연 안에서 얽매이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조금씩 다듬는 작업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김동현 연출이 재공연을 한다면 2015년 버전 그대로 올리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라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에 대해 고민을 하며 연출에 신경을 썼다”
손원정 연출은 초연을 그대로 살리는 것과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초연 안에서 얽매이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조금씩 다듬는 작업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김동현 연출이 재공연을 한다면 2015년 버전 그대로 올리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라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에 대해 고민을 하며 연출에 신경을 썼다”
한편 이번 공연에는 헤르만 역의 박윤희, 클라우디오 역의 전박찬, 라파 역에 백익남, 에스테르 역에 김현영 등 초연에 참여한 배우들과 함께 <연변엄마>, <썬샤인의 전사들>의 우미화가 후아나 역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김동현 연출이 생전에 염두에 두었던 배우답게 우미화는 시연 장면에서 냉소적이면서도 예술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큐레이터, 후아나 역을 실감나게 소화했다.
초연에 참여했던 배우들은 이번 재연을 통해 지난 번에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헤르만을 맡은 박윤희는 “초연 당시 권위적이고 애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라는 것에 함몰되어 다소 경직됐던 부분이 있었다. 이번에는 인간적인 모습과 함께 삶에 지친 낡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 수 있게 노력했다”고 답했다. 전박찬은 “지난 초연에는 클라우디오가 보는 것에만 초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클라우디오의 글쓰기에 조금 더 집중해서 연기하려고 했다”고 밝혀 초연과 달라진 연기를 기대케 했다.
초연에 참여했던 배우들은 이번 재연을 통해 지난 번에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헤르만을 맡은 박윤희는 “초연 당시 권위적이고 애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라는 것에 함몰되어 다소 경직됐던 부분이 있었다. 이번에는 인간적인 모습과 함께 삶에 지친 낡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 수 있게 노력했다”고 답했다. 전박찬은 “지난 초연에는 클라우디오가 보는 것에만 초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클라우디오의 글쓰기에 조금 더 집중해서 연기하려고 했다”고 밝혀 초연과 달라진 연기를 기대케 했다.
<맨 끝줄 소년>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故 김동현 연출이 2009년 연극 <다윈의 거북이>를 통해 작가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선보이게 됐다. 특히 故 김동현 연출은 생전에 <영원한 평화>, <천국으로 가는 길> 등 네 편의 마요르가 작품을 연출할 정도로 그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후안 마요르가는 이번 <맨 끝줄 소년>에서 수학과 철학을 전공한 작가답게 두 분야를 접목해 이야기를 풀어내며 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실제로 작품 속에서는 부등호, 허수 등의 수학개념들이 대사 속에 등장해 인물들의 관계 변화를 드러내기도 한다.)
다소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 특성상 관객들이 어렵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손원정 연출은 관객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작품의 결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
“초연 당시 기대보다 작품을 쉽게 흡수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글쓰기라는 매개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사유하고 상상하는 힘이 얼마나 현재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작품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관람하면서 관객들이 묘한 연극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연극 <맨 끝줄 소년>은 오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계속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후안 마요르가는 이번 <맨 끝줄 소년>에서 수학과 철학을 전공한 작가답게 두 분야를 접목해 이야기를 풀어내며 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실제로 작품 속에서는 부등호, 허수 등의 수학개념들이 대사 속에 등장해 인물들의 관계 변화를 드러내기도 한다.)
다소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 특성상 관객들이 어렵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손원정 연출은 관객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작품의 결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
“초연 당시 기대보다 작품을 쉽게 흡수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글쓰기라는 매개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사유하고 상상하는 힘이 얼마나 현재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작품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관람하면서 관객들이 묘한 연극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연극 <맨 끝줄 소년>은 오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계속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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