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혁, <미친키스>는 대본도 안 보고 선택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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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혁에게 조광화 연출은 특별했다. 연극 데뷔작 <폴 포 러브>에서 인연을 맺으며 무대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7년 후, 조광화 연출은 <조광화展>을 준비하며 다시 그를 찾았고, 조동혁은 어떤 작품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번에 출연을 결정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쁜 스케줄을 쪼개 가면서 말이다. 그에게 과연 조광화 연출은 어떤 의미였을까. 조동혁에게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Q. <미친키스>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
조광화 연출님이 하는 작품이라고 해서 대본도 보지 않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 합류해서 대본을 보고 당황했다. (웃음) ‘이 연기가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연출님이 해낼 수 있다고 해보자고 하셔서 믿고 따랐다. 다행히 공연을 올리게 됐는데 너무 힘들다.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은 작품이다.

Q. 조광화 연출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나?
정말 집요하다. 하나도 놓치지 않는 분이다. 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너무 잘 알고 계신다. 연습하다가도 감정을 살짝 놓치는 부분이 있으면 끝나고 나서 정확히 잡아내신다. 어떨 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하지만, 배우로서 발전하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분이다.
 
Q. 조동혁이 해석한 장정은 어떤 인물인가?
순수한 사람인 것 같다. 사랑을 하게 되면 ‘이 여자는 내 여자다’라는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는 남자. 장정으로 인해 여러 비극적인 상황이 펼쳐지지만 기본적으로는 너무 순수해서 그런 것 같다.

Q. 실제 본인과 장정은 닮은 편인가? 실제 연애에서는 어떤 스타일인가?
어릴 적에는 나 역시도 집착했었던 것 같다. 이 여자가 아니면 안 될 것 같고. 그런데 나이가 들다 보니 그게 다가 아니더라. 그렇다 보니 작품 초반에는 상황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나는 안 이럴 것 같은데 왜 이런 말을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예전 기억들을 끄집어내다보니 조금씩은 비슷한 부분들이 있더라.
 
Q.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떤 부분들을 중점에 뒀나?
<미친키스>는 사랑에 빠지게 된 과정이 없다. 후반부로 달려가는 데 있어서 관객들이 공감이 안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름대로 대본에 없는 부분을 상상하며 캐릭터를 해석하려고 했다. 또한 후반부 증폭되는 감정을 위해 최대한 전반부에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했다.
 
Q. 오랜만에 무대 위에 서는 소감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렇게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해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배우 생활을 오래 하면서 나도 모르게 나태해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준비하는 게 힘들기는 하지만 배우로서 보람을 느끼게 되는 작업이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Q. 확실히 영화, 드라마와는 다른 매력이 있나 보다.
무대 위에서는 정말 자유롭다. 내가 그날 느끼는 감정에 따라 동선이 더 커질 수도 있고. 그런 부분들이 허용되니깐.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면 앵글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다 보니 답답하더라. 연극 무대 좋은 것 같다.

Q. 매체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손병호에게 따로 조언을 받은 건 없나?
사실 배우들끼리는 크게 가르침을 주지는 않는다. 나 역시 후배들에게 함부로 조언하지 않는 편이고. 다만 병호 형님 같은 경우 긴장될 때마다 말 한마디를 툭툭 던져 주시는데, 그게 힘이 된다. 얼마 전에도 ‘야 그냥 편하게 해, 막 해’ 이런 말씀 해주시는데 긴장이 풀리더라. 큰 힘이 되는 선배다.

Q. 앞으로 무대에서 자주 볼 수 있을까?
먼저 <미친키스>를 사고 없이 잘 마무리 하는 게 우선이다. 빨리 컨디션을 정상적으로 회복해서 관객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후에 좋은 작품을 만나면 또 무대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프레스콜에서 ‘조광화 연출님이 7년 만에 불러주셨다’고 강조했으니, 다음에는 조금 더 빨리 연락해주시지 않을까? (웃음)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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