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 비밀을 지켜주나 짐승처럼 살지말자
- 장르
- 연극 - 연극
- 일시
- 2017.12.22 ~ 2017.12.31
- 장소
- 학전블루소극장
- 관람시간
- 90분
- 관람등급
- 만 18세이상
전문가평
평점 0.0예매자평
평점 6전문가평
평점 0.0예매자평
평점 6출연진
작품설명
“핸드폰이 비밀을 지켜주나? 짐승처럼 살지 말자!”는 대만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만화를 기반으로 하여 중국에서 〈분적일라광(??一?筐)〉라는 제목으로 공연, 1억 명 가까이 관람을 하고, 중국 내에서 영화, TV 드라마로 제작된 연극 대본을 우리말로 번역한 공연이다.
사회주의 체제 내에 자본주의적 요소인 시장경제를 도입한 중국 사회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각기 다른 4가지 계층이 뒤섞이며 각자의 입장에서 대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사회적 부조리를 냉철하게, 그러나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운영되는 사회.
모든 인민이 동등하게 살수 있다는 사회.
심지어는 가족의 자녀 숫자까지 통제가 되는 사회.
이런 중국의 공공연한 비밀 중 하나가 출생신고조차 못한 하층민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1가구 1자녀 정책이 최근에는 폐지 움직임을 보이지만, 실제 2째 자녀부터는 웬만한 가정집의 전 재산에 가까운 엄청난 벌금을 물지 않으면 사람으로서의 자격인 인민등록을 못하는 사회다 보니, 그들에게는 공평한 사회생활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보편적인 교육의 기회도, 사회활동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B급 인생.
계획적이고 외적인 성장을 위해 엄청나게 올라간 빌딩 숲, 고층 아파트, 화려한 호텔.
공간은 준비되어 있으나, 그곳을 채울 능력은 소수에게 편중된 사회. 그 공간에서 웅크리고 있는 소리만 요란한 부자들.
그 중간에서 어떤 가치나 도덕보다 오직 ‘돈’에 얽매여 하루살이 같은 삶을 사는 얄팍한 지식인들.
인간의 가지치보다 ‘돈’이 더 중요하고, 그 돈을 얻을 ‘일’이 중요한 사람들.
이 3가지 부류와 어떻게든 신분 상승의 기회를 찾아 헤매는 서글프게 평범한 여직원.
각각은 허구헛날 실패만 하는 형제 도둑, 윤리를 상실한 호텔 사장, 돈이 곧 예술이라 생각하는 연출과 조연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소속 회사를 속이는 여종업원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서로의 입장에서 다른 존재들을 바라본다.
이들은 다른 존재들과 같은 말을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한다.
이들은 다른 생각을 하지만 같은 말을 한다.
모두가 우습고, 모두가 처량하고, 모두가 안타깝다.
그러나 그들도 그 사회의 구성원이다.
“핸드폰이 비밀을 지켜주나? 짐승처럼 살지 말자!”에서 날카롭게 비판하며 통렬하게 웃으며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단지 중국 사회의 문제일까?
이 시대의 대한민국은 어떤가?
지하철에서 만나는 부모와 자녀들은 각각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부모는 자녀들을 흘겨보며 외친다. “게임 좀 그만해!”
고개를 돌리며 숙이는 듯 한 아이들은 그냥 고개만 돌릴 뿐이다. 여전히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있다.
모양은 다르지만, 바로 우리 사회가 아닐까?
본 작품 “핸드폰이 비밀을 지켜주나? 짐승처럼 살지 말자!”를 통해 질문을 하고 싶었다.
“나와 너가 다른 말을 하고 있나? 나와 너가 같은 말을 하고 있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의 주장’도, ‘너의 주장’도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너를 내가 이해하는 것’
이것이 아닐까?
서로의 오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반복되지만 똑같지는 않다. 그러나 모두 우습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멍청해서 우습다. 그러나 그들은 그게 삶이기 때문에 너무도 진지하다.
너무도 심각하고, 너무도 절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습다.
그러나 단순히 웃을 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화동연우회의 지난 26년간 공연 연보를 보면 참 독특한 레퍼토리를 갖고 있다.
모두 다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공연이고, 최상급의 무대, 최고의 의상, 가장 뛰어난 조명, 그리고 함께 모이기 힘든 배우들이 모여 탁월한 공연을 일궈냈다.
아직 문화적 미지의 세계 중국 연극, 특히나 현대극은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이번 공연은 처음으로 중국 현지에서 옮겨온 공연이다.
하필 정치적인 이유로 중국과의 교류가 무척 힘든 상황에서 저작권을 조율하고 획득하는데 무척 고생이 많았다. 그러나 정치는 정치이고, 문화는 문화 아닐까?
같은 한자문화권에서 성장해 가는 아시아의 3대 문화 강국. 대한민국, 중국, 일본.
낮선 공연이겠지만 이것이 한중 문화교류에 조금이나마 기여가 되었으면 한다.
공연 내용은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으로 포장되어 있다.
욕심이 넘치고, 가식이 뒤덮고 있다.
더 갖기 위한 노력들이 스스로를 드러나게 하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