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려라 맥베스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8.06.07 ~ 2018.06.10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관람시간
90분
관람등급
만 12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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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기획, 연출의도
“생존각축” 당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원작 맥베스가 중세적 관념으로 만들어진 초월적 존재로부터 예언을 받고 욕망을 키워나갔다면, 우리의 맥베스는 당대를 살아가는 일상속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기원하는 일상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이것은 좀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인간의 본성인 것이고, 곧 욕망인 것이다. 그래서 “말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생각의 뿌리엔 욕망이 있는 것이다.”라는 철학적 사유를 맥베스의 욕망으로 전환시키려 하는 것이다. 극중에서 맥베스는 도처에서 들려오는 끊임없는 아우성과 곡성으로 인해 자신이 왕이 되어 이것들을 평온케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살인에 대한 불안과 끊임없는 욕심으로 파멸에 이르게 되며 파국을 맞이한다. 이것이 우리의 삶인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곳에서 가지는 각자의 태도와 행동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맥베스를 악한 욕망에 사로잡힌 악한이고 레이디맥베스를 그를 부추기는 악녀로만 그려내지 않을 것이다. 악한과 악녀의 파멸과 반성에는 우리의 감정이 이입되지 않으며, 징악(懲惡)이라는 교훈극이 목표도 아니기 때문이다. 맥베스의 욕망은 스스로에게도 우리에게도 정당하고 온당한 것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맥베스의 욕망을 권력에 탐닉한 욕망에서 전장을 벗어나고자 애쓰는 정당한 생존 욕망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마치 생존각축에서 벗어나려고 권력에 달려드는 현대의 소시민들처럼. 이 과정에서 맥베스, 뱅코우를 중심으로 혼돈이 한층 더해지길 기대해본다. 생존 욕망으로 시작된 맥베스의 행동은 살해와 왕권찬탈이라는 윤리적 시험대 위에 올라야 하며, 만끽한 권력에 스스로 취해 버리지만 동시에 공포에 떨어야한다. 실로 가련한 영혼이다. 이는 하루하루 개인적 편의와 이득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는 맥베스를 초현실적인 존재인 마녀에 의해 조종당한 수동적 인간으로만 그리지 않을 것이다. 중세적인 관념에서 등장한 초자연적인 마녀라는 존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성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는 작품의 주제와도 연관된다, 원작에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장치(? 일반화 될 수 있겠지만)로 활용된 마녀가 현대에서는 통용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현대사회에서의 마녀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작품을 정리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말의 뿌리엔 생각이 있고, 생각의 뿌리엔 욕망이 있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접하게 되었고, 이를 작품에 적용하여 마녀라는 존재는 외부의 독립된 존재가 아닌, 현대적으론 자기 환영과 자기 환청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언이 내려지고 예언이 실행되며 그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인간이 아니라, 자기 결핍과 자기 갈망이 환영으로 환청으로 자기 분열로 점층되는 인간인 것이다. 이를 통해서 여러 상황에 놓은 인물들의 극한적인 심리를 그려내고자 한다. 따라서 마녀는 맥베스의 무의식이자 잠재의식이고 꿈이며 자기 욕망의 반영이 된다. 즉 마녀는 맥베스 자신, 우리인 것이다.
더불어 우리는 맥베스를 타악으로 풀어가고자 한다. 북은 영혼을 부르는 소리이고, 영혼에 다가가기 위한 두드림이다. 심장의 박동이자 생존의 울림이다. 전장(戰場)에서는 군령과 대결로, 왕궁에서는 평온과 천세의 기원으로, 사가(私家)에서는 놀이와 비나리로 끝없이 변모하며 삶과 욕망을 두드린다. 그래서 “두드려라, 맥베스!”가 된다.
또한 우리는 맥베스를 한국적인 색채로 그려내고자 한다. 우리말은 우리 호흡에서 오고, 우리 호흡은 우리 박으로 이어지며, 우리 박은 우리 몸짓으로 펼쳐진다. ‘서양 고전의 한국화’가 표제적인 모색만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두드림이 우리의 호흡에서 출발하여 우리의 말과 우리의 몸짓으로 이어내길 목표로 한다.

작품의 특징
본 작품은 서양고전의 현대화와 한국화를 목표로 제작된 공연이다.
맥베스의 욕망을 일으키게 하는 마녀라는 존재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통해, 인간의 욕망은 외부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주제적 관점 위에 다양한 전통연희와 음악이 배치되어 서양고전의 성공적인 한국화를 이뤄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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