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판소리 적벽가에 이어 병신춤의 대가 ‘공옥진’에 주목하는 연극

전통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다, 전통을 현재화하는 방식이다

〈이야기의 方式, 춤의 方式 공옥진의 병신춤 편〉은 2014년 ‘혜화동 1번지’에서 전통을 탐구하는 과정의 하나로 선보인 〈이야기의 方式, 노래의 方式.데모버전〉의 연작 시리즈이다. 옛 판소리를 배우며 현대와의 접점을 찾고자 했던 전작에 이어, 올해는 ‘병신춤의 대가’ 공옥진과 1인 창무극을 탐구한다.

작품은 공옥진의 ‘병신춤’을 키네틱 센서를 이용한 게임으로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한 발상으로부터 출발했다.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한국전쟁과 창극단 시절을 통과하여,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공간소극장 ‘공간사랑’에서의 공연 이후의 공옥진에 대해 주목한다. 그리고 이 탐구 과정에는 한국사의 질곡 속에서 공옥진이 춤을 배우는 과정과 춤이 발생되는 지점, ‘병신춤’이라는 형태에 대한 고민, 키네틱 센서가 읽어 내는 것과 읽어 내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통시적 고찰이 녹아 있다. 작품은 키네틱 센서를 활용해 병신춤의 동작을 복제해 게임 프로그램으로의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 이의 가부을 통해 공옥진의 병신춤을 배우며 병신춤을 ‘현재화’한다. 이를 위해 공연에는 공옥진의 수제자들이 등장한다.

불온한 상상력을 표방하며 그동안 연극계에서 적지 않은 문제작을 만들어온 그린피그. 그들은 공옥진과 병신춤을 무대로 불러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 들지 않는다. 이 공연은 공옥진의 경험과 그 경험으로 비롯된 춤사위/춤의 형태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찾아나가는 여정이다. 이 모든 것들은 어떤 때보다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야기의 方式, 춤의 方式 공옥진의 병신춤 편〉은 제25회 베세토 페스티벌 한국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돼 2018년 10월 서울 초연 이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10월 19일(금)~20(토) 이틀간 다시 한번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