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사나이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9.02.22 ~ 2019.03.03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관람시간
120분
관람등급
만 7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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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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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기획의도>

우리가 잊고 있는 비극적 근현대사를 한 권의 만화책처럼, 웹툰처럼 무대에서 재밌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이 질문에서 <세기의 사나이>는 시작되었다. <세기의 사나이>는 무대에서 보는 한 권의 경쾌한 만화책이며 웹툰이다. 기네스북 공인 최장수 기록을 경신한 125세의 박덕배. 덕배의 이야기는 기발하며 발칙한 상상력으로 채워져 끊임없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우카시마호 폭침 사건, 청산리 전투,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처럼 무대에서 보여주기 어려운 역사적 장면들을 기발한 만화적 스펙터클로 표현한다.
험난한 우리의 근현대사와 오버랩되는 주인공 박덕배의 삶을 따라가지만, 공연은 어둡거나 심각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황당함, 난감함, 아이러니, 블랙코미디, 때로는 진지한 드라마로 표현된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늘 역사의 현장에 서게 되는 그는 자신이 서 있던 현장이 어떤 의미였는지 대부분 알지 못한다. 그의 모습은 언제나 역사의 한가운데에 있지만 스스로 역사의 주체라고 느끼지 못하는 우리와 닮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세기의 사나이>는 전통적인 역사극과는 차별화된 관점으로 흥미롭고 대중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Point 1. 만화적 기법을 사용한 새로운 양식

<세기의 사나이>는 역사를 다루었던 기존의 연극이 지향하던 사실성에서 과감히 벗어난 작품이다. 만화적 상상력과 탄탄한 서사의 결합.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만화적 기법을 활용한 순발력 있는 무대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양식의 연극으로 다가갈 것이다.

Point 2. 소시민적 관점에서 바라본 역사

영웅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소시민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시도는 역사의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가 실제로는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임을 자각하는 계기를 주기 때문이다. 감히 다가서기 힘들만큼 숭고한 영웅들의 삶을 지켜보는 관객들은 수동적인 관찰자에만 머문다. 하지만 박덕배는 영웅이 아니다. 우리와 너무도 닮은 평범한 소시민일 따름이다. 영웅이 바라보는 역사에서 우리가 바라보는 역사로 바뀔 때, 우리는 수동적인 관찰자에서 비로소 능동적인 참여자가 될 수 있다.

Point3. 기억의 전달자

<세기의 사나이>는 역사적 해석과 평가보다 인물과 역사적 사실, 상황의 만남으로 인해 벌어지는 한 인간의 실존을 더욱 중요하게 다룬다. 동시에 이 작품은 한 소시민의 삶을 통해 역사라고 불리는 공공의 기억을 전달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역사는 전달될 때만 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박덕배의 삶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잊고 있었던 기억을 전달할 것이고, 그 기억은 우리가 역사를 평가하고 해석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또한 <세기의 사나이>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역사의 현장에 나 자신이 서 있음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기네스북 최장 생존기록인 125년을 산 주인공 박덕배. 죽음을 목전에 둔 덕배의 이야기는 1910년 경술국치부터 시작된다. 서자 출신 덕배, 양반 자중, 그 집의 노비였던 민국. 신분은 다르지만, 친형제보다 더 절친했던 세 사람. 하지만 조선이 멸망하면서 이들은 각기 서로 다른 인생의 길을 걷게 된다. 자중은 만주로 독립운동을 하러 떠나며 덕배에게 아내와 자식을 부탁한다. 일본으로 유학을 간 민국은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현장에서 일본인 행세를 하고 살아남아 훗날 일본 경찰이 된다. 덕배는 의열단이 되겠다고 집을 나간 의붓동생을 찾기 위해, 위안부로 끌려갈 처지에 있는 딸을 지키기 위해, 각기 남과 북을 지지하는 자중의 쌍둥이 아들을 화해시키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가 동분서주하며 달려드는 곳은 모두 역사의 현장이다. 독립선언문 낭독과 3·1 운동, 윤봉길 의사 의거, 홋카이도 비바이 탄광 매몰 사건, 우카시마 호 폭침 사건, 3·8선 분단. 자중의 쌍둥이 아들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한국 전쟁. 자중의 손자들이 북한 조종사로, 남한 병사로 참전해 싸우는 베트남 전쟁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은 저승사자는 가슴이 먹먹하여 죽으려는 덕배를 만류한다.

<연출의도>

지난 촛불혁명에서 경험했듯 “놀이를 통한 균열, 균열을 통한 변화”야말로 이 사회에서 개인이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억압과 불합리한 역사에 맞서는 21세기형 저항 스타일일지 모른다. 그리고 연극은 그 속성상 놀이이다. 비슷하게 말을 맞춰보면 “놀이를 통한 균열, 놀이를 통한 변화”라는 공식도 성립이 된다.
<세기의 사나이>는 대한민국의 비극적인 현대사를 거쳐 온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작품적으로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연출적으로 자신만의 낙관으로 시대를 견디어온 한 평범한 남자의 유쾌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 게임처럼 경쾌하게, 놀이처럼 유쾌하게 만들면서 이 비극의 현대사 이야기를 풀어내보고 싶다. 이 작품으로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년세대에게 유쾌함과 희망, 그리고 연극이라는 흥미로움을 선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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