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1번지 동인페스티벌 - 수업
- 장르
- 연극 - 연극
- 일시
- 2010.03.04 ~ 2010.03.14
- 장소
-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 관람시간
- 80분
- 관람등급
- 만 16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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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소통부재의 세계 속에서 싸이코패스의 폭력성을 보다
이오네스코 작/이윤택 연출 <수업>
지식을 갈망하는 한 여학생이 교수를 찾아와 수업을 받기 시작한다. 그러나 수학, 언어학 등으로 이어지는 수업은 점점 더 미로 속으로만 빠져 들어가는 왜곡과 소통불능의 연속이다. 결국 제도적인 주입식 교육을 거부하는 학생에게 칼을 꽂는 교수. 소통부재의 세계 속에서 저질러지는 싸이코 패스의 폭력성을 극으로 구성한 외젠 이오네스코의 <수업>은 <고도를 기다리며>(S.베케트), <하녀들>(장 쥬네) 등과 함께 부조리극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2002년 '연희단거리패 배우를 위한 연극 시리즈'로 초연되었던 <수업>은 2009년 이오네스코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공연되었다. 이어 8월 일본의 유서 깊은 타이니알리스페스티벌에 초청되어 일본 관객들에게 충격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연희단거리패의 <수업>은 그동안 일본에서 수없이 공연되었던 그 어떤 <수업>보다도 강렬하고 집중된 무대미학을 선보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혜화동1번지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다시 공연되는 이윤택 연출의 <수업>에는 연희단거리패의 대표배우 이승헌이 잔인하면서도 어린아이 같은 폭력적 교수로 분하며, 우리극연구소 훈련과정을 졸업한 신예배우들이 거칠지만 싱싱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무대가 될 것이다.
연출의 글 - 나는 단지 제시할 뿐이다
나는 90년대 초 프랑스 파리 체류 중에 이오네스코의 <수업>과 <대머리 여가수> 2편을 120프랑 내고 본 적이 있다. 파리 시내 한 중심을 가로지는 다리 건너 왼편에 시장통이 있고, 닭고기를 내다 파는 가게 바로 옆에 소극장이 있었고, 그 소극장에서 어언 30년 넘게 <수업>과 <대머리 여가수>를 공연하고 있었다. 외젠 이오네스코의 <수업>과 <대머리여가수>가 초연된 극장이란 소개와 함께 이오네스코와 연출가가 함께 찍은 사진만 달랑 팻말처럼 서 있는 소극장은 연일 관객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30년 넘게 두 작품만 했는데, 공연팀이 세팀이나 된다고 했다. 이제 한국의 소극장에서도 이런 세련된 레파토리를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본격적으로 중대극장 시대가 열린다는데, 한국의 소극장 연극 또한 밤낮 고생해서 한 두 번 막 올리고 기억 밖으로 사라져 버리는 연극이 아닌, 삼십년 이상 심심찮게 막이 오르고 고정 레파토리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은근히 하면서 <수업>을 선보인다. 장주네의 <하녀들>을 겨우 7년만에 다시 막 올렸고, 이제 <수업>도 6년만에 다시 막 올린다. 이런 식으로 내년 봄에는 베케트의 <아름다운 날들>이나 <마지막 게임>을 막 올리고 싶다. 그리하여 언젠가 한국의 서울 게릴라극장에 가면 한국의 연출가 이윤택의 부조리극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관객의 소박한 기대와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1972년 3월 서울 드라마센터 연극학교에 들어 섰을 때, 마당에서 교사로 들어서는 입구에 이런 문구가 붙여져 있었다. "나는 설명하거나 주장하지 않는다. 단지 제시할 뿐이다. - 외젠 이오네스코" 이런 말을 하는 극작가의 작품을 연출하면서 무슨 말을 한다는 것이 쑥쓰러워서 그냥 두기로 한다. 해석은 관객의 몫으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