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A 질베르토 첫 내한 - BEBEL GILBERTO

장르
콘서트 - 콘서트
일시
2010.04.10 ~ 2010.04.10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관람시간
0분
관람등급
만 9세이상

전문가평

평점 7.0

예매자평

평점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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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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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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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브라질 대중음악의 현재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아티스트인 베벨 질베르토가 첫 내한 공연을 갖습니다. 베벨 질베르토는 보사노바의 창시가 가운데 한 명인 호앙 질베르토(Joao Gilberto)와 브라질 음악의 또 다른 중요 인물인 치코 부아르께(Chico Buarque)의 누나이자 자신 또한 유명 보컬이었던 미우샤(Miucha)의 딸이기도 합니다. 브라질 음악사의 큰 축을 담당하는 두 인물 사이에서 태어난 만큼 그녀는 브라질 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전통을 넘어서 일렉트로니카를 절묘하게 조화해 낸 음악을 선보이며 음악적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 봄, 브라질에서 따스한 보사노바 미풍과 함께 온 베벨 질베르토의 공연에서 그녀의 노래에 담긴 편안함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브라질 대중 음악의 현재 베벨 질베르토가 온다
- 낯선 청춘 최규용

북반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브라질은 여름의 다른 이름이다. 춤추는 듯 현란한 개인기로 많은 사람을 열광하게 하는 축구, 화려함과 열정으로 가득한 리우(Rio)의 축제. 뜨거운 햇살 아래 해수욕을 즐기는 늘씬한 선남선녀들로 가득한 이파네마 해변……등을 생각하면 정말 브라질은 영원한 여름만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여름의 이미지가 덥고 짜증나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바로 브라질의 시원한 음악 때문이다. 브라질 음악은 특유의 여유와 행복의 정서로 여름에 달콤한 낭만을 부여한다.

막 시작된 봄의 기운으로 설레는 4월 1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갖는 베벨 질베르토는 이처럼 여유와 행복의 정서로 가득한 브라질 음악의 역사를 내일로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여기에는 그녀의 부모가 보사노바의 창시가 가운데 한 명인 호앙 질베르토(Joao Gilberto)와 브라질 음악의 또 다른 중요 인물인 치코 부아르께(Chico Buarque)의 누나이자 자신 또한 유명 보컬이었던 미우샤(Miucha)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 즉, 브라질 음악사의 큰 축을 담당하는 두 인물 사이에서 태어난 만큼 그녀 또한 운명처럼 브라질 음악의 전통을 존중하고 계승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 그녀의 음악에는 삼바와 보사노바를 거쳐 MBP(Musica Popular Brasileira, 브라질 대중 음악)로 이어지는 브라질 음악의 전통이 적극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아버지 호앙 질베르토가 집단적이고 축제적인 삼바의 전통에서 탈피해 개인적이고 살롱지향적인 보사노바를 만들어 브라질 음악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듯이 베벨 질베르토 또한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차용하여 브라질 음악을 새로운 내일로 이끌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 이것은 그녀가 1966년 브라질이 아닌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1991년부터 뉴욕과 런던을 오가는 삶을 살았기에 가능했다. 유명 음악인을 부모로 둔 탓에 9세부터 어머니와 함께 카네기 홀 무대에 서는 등 자연스레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1991년 브라질을 떠나 뉴욕으로 건너가 토와 테이(Towa Tei), 시버리 코퍼레이션(Thievery Corporation) 등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음악인들과 함께 작업을 즐겼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에는 런던으로 건너가 일렉트로 재즈의 탄생에 큰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던 아몬 토빈(Amon Tobin) 등과 활동하면서 음악적인 폭을 넓혔다.
그래서 사실 그녀의 솔로 활동은 브라질 음악 이전에 일렉트로니카적인 색채가 우선적으로 드러났다. 2000년에 발매된 첫 앨범 가 특히 그러한데 이 앨범에서 그녀는 브라질 리듬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가미한 새로운 질감의 음악을 선보였다. 그래서 몇 장의 리믹스 앨범이 발매될 정도로 세련된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담은 앨범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브라질 음악의 전통을 창의적으로 계승해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은 아마도 2004년에 발매된 두 번째 앨범 부터 생기지 않았나 싶은데 이 앨범에서 그녀는 순수한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반으로 브라질 음악의 순수하고 행복한 정서를 훌륭하게 표현했다. 그리고 2007년에 선보인 앨범 부터 다시 영미 음악계에서 습득한 현대적인 감각과 혈통적, 운명적으로 타고난 브라질적인 정서를 조화시키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해 발매된 앨범 에 이르러 앨범 타이틀처럼 그녀의 모든 음악적 경험을 하나로 모아 내는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공연이 그 주인공의 가장 최근 앨범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우리가 직접 경험하게 될 그녀의 음악은 아마도 이 앨범이 중심이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그렇기에 브라질 음악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그녀의 음악을 종합적으로 맛볼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한편 이러한 음악적 측면 외에도 이번 공연은 그녀의 노래, 그리고 그 노래에 담긴 안락하고 은밀한 느낌을 직접 맛볼 수 있다는 것에 더 큰 기대를 걸게 한다. 사실 뉴욕 혹은 런던의 새로운 경향과 브라질의 전통이 음악적으로 평화로이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보컬의 힘이 컸다. 그녀의 노래는 강력한 아우라로 청자를 압도하는 것도 아니고 짙은 호소력으로 승부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강물처럼 잔잔하게 흐를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노래는 감상자를 사로잡는다. 그것은 바로 속 깊은 친구와도 같은 친근함, 편안함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세련된 전체 사운드도 사운드지만 속삭이듯 개인적으로 다가오는 그녀의 노래를 들을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베벨 질베르토의 공연은 복잡한 도시적 삶의 위로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실 브라질에도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겨울에 해당하는 시간이 있다. 우리가 향긋한 봄에 취할 무렵 브라질은 우리의 가을이나 겨울에 해당하는 우기로 접어드는 것이다. 우리의 반대편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데 그렇다면 살짝 우울한 계절로부터 날아온 만큼 베벨 질베르토에게 서울은 우리가 브라질을 영원한 여름으로 생각하듯 영원한 봄의 이미지로 기억될 지도 모르겠다. 정말 공연 전에 근처 덕수궁을 산책하며 개나리나, 진달래 같은 봄 꽃이라도 본다면 공연에서 평소보다 더 포근하고 산뜻하게 노래하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공연을 연출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상상에 그녀의 이번 서울 공연이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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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0자평

  • 평점 7
    김일송플레이빌 편집장

    낯선 신곡보다 정통 보사노바 음악으로 구성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