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남자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20.12.19 ~ 2020.12.19
장소
북촌창우극장
관람시간
90분
관람등급
만 14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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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나'를 상실해가는 시대. 현 시대에 '나'의 기준은 무엇이고, '우리'의 기준은 무엇인가.

'나'를 증명해야만 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타인이 형성한 욕망의 굴레에 나를 끼워 맞춰 '나'라는 틀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비슷한 욕망을 가진 '우리'라는 괴물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견고한 성을 만들고, '우리'는 '우리'와 다른 것을 배척한다. '나'는 '나'를 대체할 수많은 '나'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나'를 죽여 '나'를 지킨다. 결국 그렇게 남은 '나'는 정말 '나'인가? 아니면 '무'의 존재인가?

이 극 속에서 '얼굴'은 '보여지는 나'를 상징한다. 현대사회에서 외적 모습은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판단되고 있다. 하지만 외모나 부는 외모 자체, 부 자체를 표현할 뿐, 결코 그 '사람'을 표현해주지 못한다. 그 모순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 극은 결국, 보여지는 내가 진짜 나인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이 극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모두가 같은 얼굴을 갖게 되고 내가 너와 구분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를 때, 작가가 독특한 결론을 맺는다는 것이다. '내가 너이고, 너가 나이다.' 난 이 결론을 통해 두 가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레테’가 끊임없이 방황하고, 자기 자신마저 자신을 부정하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 진짜 ‘레테’만을 바라봐주는 타인(칼만)을 만나 안정을 되찾았으나, 결국 ‘칼만’은 ‘칼만’을 바라봐 줄 인물을 만나지 못했다. ‘레테’는 ‘레테’ 자신만을 찾을 뿐이었다. 그렇게 ‘레테’는 자신을 영원히 지우려다 오로지 자기자신으로 가득 채웠지만 ‘칼만’은 자신을 지우고 ‘레테’를 채우며 행복했을까?

'내가 나 임을 표현할 수 없는데, 너가 내가 될 수 있다니!'
사랑의 놀라운 힘을 보여주는 것인지, 불교적 교리처럼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르른 건지. 결국 ‘칼만’이 내린 내적인 결론은 그만이 알 것이다. 나는 여기서 해답을 내리고 싶지 않다. 다만, ‘레테’에게 쏠려있던 그 시선을 마지막 순간 ‘칼만’에게 비춰주고 싶을 뿐이다.

이 극에 참여하는 모두가 이 극과 함께하는 시간이 판단의 굴레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고 '나'의 존재를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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