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 팔던 소녀에 대한 보고서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21.09.08 ~ 2021.09.12
장소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
관람시간
90분
관람등급
만 14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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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극단 고래 인큐베이팅 공연 사업 고래 in, Q!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공연계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극단 고래 또한 모든 공연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시도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 시도는 바로 워크샵 페스티벌 <고래10전>으로, 한 달에 한 작품씩 극단 내부에서 공연을 올리고 그 과정에서 신작과 연출을 발굴해내는 일이었습니다. 그 결과, 지난 6월 극단 고래는 워크샵 공연을 통해 발굴된 작품 <굴뚝을 기다리며>를 정기공연으로 올리며 많은 호평을 받았고, 이번에는 “고래 in, Q!”를 통해 <성냥 팔던 소녀에 대한 보고서>와 <10년 동안에>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극단 고래는 정말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힘입어 더 다양하고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고자 신진 작가·연출 발굴 사업인 “고래 in, Q!”를 시작합니다. “고래 in, Q!”는 극단에서 자체적으로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극단 고래 구성원들의 예술적 자립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는 훌륭한 작품을 발굴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고래 in, Q!”는 극단 고래가 자체 재원을 투자하여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정기 공연 작품으로까지 육성하고자 하는 민간 극단으로서의 자립적이고 주체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극단 고래의 새로운 시도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이 ‘처음’이라는 어려운 자리에 흔쾌히 앞장서 주신 두 작품 <성냥 팔던 소녀에 대한 보고서>, <10년 동안에>의 작가 겸 연출, 전형재, 김동완 님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성냥 팔던 소녀에 대한 보고서 제작배경
몇 년 새,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그러니까 세속적인 말로 무명 배우와 작가와 연극제작자가 우리 곁에서 떠나갔다. 말하기 좋아하는 세상은 좋은 소리든 나쁜 소리든 우리의 이야기를 자기들 도마 위에서 이러쿵저러쿵 회를 쳤다. 어떤 이는 그럴수록 더 당당하게 예술의 권리를 알려야 한다고 말하고, 또 어떤 이는 허울 좋은 예술가의 자존심에 다른 일은 안 하는 베짱이들이라고 수군댄다. 모 정치인은 “예술에 대한 투자는 투자가 아니고 지원이다. 열을 투자하면 최소한 열이라도 나와야 본전치기라도 될 텐데, 가성비가 제로다. 한마디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밑 빠진 독에서 콩나물이 자라고 있음을. 빠져나가는 물이 아까워 물을 주지 않으면 콩나물은 맛볼 수 없다.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는 때를 빼고는 시루를 덮은 천을 열어보면 안 된다. 왜냐고? 콩나물 대가리가 퍼레지고 질겨져서 맛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 천을 열어야 할지는 숙련된 감각만이 할 수 있다. 
무슨 팔자에 연극을 하게 됐는지 저마다의 사연은 있겠지만, 밑져도 해야 하는 그 무엇이 ‘전쟁’과 ‘농사’라면, 난 연극도 이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연극도 농사짓듯 해야 한다. 하지만 경제 논리로 따지자면 연극이나 농사나 가성비는 빵점이다. 왜 우리에게 연극이 있어야 하는지 논하는 것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고 구차하다. 
이쯤 되면 우리는 우리를 돌아봐야 한다. 함석헌 선생의 ‘나로부터의 혁명’이 생각난다. 함석헌은 사회혁명 이전에 자기 혁명, 자기해방을 이야기했다. ‘참 나’를 발견하는 것, 새로운 문명의 도래를 희망하고 그것에 헌신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혁명’해야 한다. 함석헌은 자기 혁명 없는 사회적 실천, 실천 없는 자기 명상은 결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지 못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동안 우리는 잘해 왔는가. 그저 콩나물시루에 누군가 물을 부어주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오랜 세월 국민 세금으로부터 나온 지원금을 받아서 우리는 그에 어울리는 무엇을 해 왔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외국 사례를 들먹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네들은 그네들의 사정대로 사는 거고 우리는 우리의 사정대로 임하면 된다.
그렇게 보자면 우리의 연극 현실은 정치 현실보다 더 정치적이다. 청운의 꿈을 안고 연극계에 발을 딛는 신출내기들은 연극보다 정치를 먼저 배워야 한다. 그곳에서 그네들이 해야 할 일은 심장을 갑옷으로 감싸고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아군으로부터 자신의 뒤통수를 보호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연극은 자신의 꿈과 함께 습작에 머물게 될 것이다. 언제까지 우리의 동료들이 쓸쓸히 죽어가는 모습을 맥없이 바라만 봐야 하는지 가슴 한쪽이 아리다. 
나의 연극이 언론에 오르고 그것으로 장사가 잘되고 그것으로 지원금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대학로 술집의 붉은 화장실 불빛 아래서 득의양양한 적은 없었는지. 네온사인만 출렁이는 그곳에서 난 오늘도 성냥을 판다.

작품특징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동일한 시퀀스가 여러 차례 반복되고, 그 반복을 통해 차이를 생산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끊임없이 ‘덕순이 글을 쓰는 극적 공간’과 ‘덕순의 희곡 텍스트 내부의 극적 공간’ 사이를 오고 간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중층적인 ‘극중극’ 형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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