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치킨 오페라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0.06.11 ~ 2010.07.04
장소
대학로 게릴라 극장
관람시간
90분
관람등급
만 13세이상

전문가평

평점 4.0

예매자평

평점 8

전문가평

평점 4.0

예매자평

평점 8
공유하기

작품설명

작품에 대하여
나는 치킨을 아주 좋아한다. 비용 대비 만족도는 음식 중 단연 최고가 아닐까. 4 년 전쯤, 그동안 내가 먹은 닭의 수를 대충 따져본 적이 있는데, 대략 5 천 마리쯤 됐다. 그렇게 많이 먹었다니! 닭들한테 아주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닭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진짜 전달되면 좋으련만) ‘닭님들 죄송해요’로 시작하는 <생명의 신께>란 곡을 만들었다. 그 곡은 콘서트 때 무대에서 불렸고 나의 2집 앨범에도 들어가게 됐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위로한다고 떠벌려놓곤 실제 모양새는 닭을 또 다시 이용한 꼴이 됐다. 닭들아 진짜 미안하다!
그런데 올해엔 스케일이 아주 커졌다. <스페이스 치킨 오페라>. 닭이 등장하는 희곡까지 쓰게 된 것이다. 여기에 우주선과 외계인까지 등장시켰다. 그래 닭하고 한번 우주 끝까지 가보자.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한편 닭들을 위로한다는 가식 따윈 집어던지자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또 이용하는 모양새로 끝나게 될 테니. 어찌됐든 결국 닭한테 무슨 실익이 있겠는가.
그런데 닭과 그 주위를 딥포커스하면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지나친 착취와 편식은 보복을 불러온다는 사실. 이른바 ‘자연의 복수’라는 것이다. 생명들과 공존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이 세계에서 사개가 어긋나는 순간 인간은 응징을 당한다.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죽음의 바이러스를 보라. 닭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그렇게 보복은 이뤄진다. 또 인간은 스스로 비만에 걸려 급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작품을 통해 노골적으로 부각시키지 않으려 했다. 먼저 닭과 좀더 친숙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늘 먹어만 봤지, 언제 제대로 닭의 얼굴을 본 적이 있나!
결국 다시 닭을 철저히 이용했다. 벗겨내고 기름에 튀기고 검은 칠을 했다. 영웅처럼 행동하게 했고 인간으로 부활하게 만들었다. 또 기체화시켜서 아산화질소와 같은 웃음의 재료로 활용했다. 외계인까지 동원해 쫓기게 만들었다. 상상력의 세계에서도 닭들은 유린을 당한 것이다. 하지만 닭들은 독하지만 맹한 눈을 치뜨고 그저 그런 상황을 응시할 뿐이다. 어쨌거나 불쌍한 닭들!


작가 김진우(소설가, 작곡가)

더보기

전문가 20자평

  • 평점 4
    이진아

    최정화의 오브제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