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삶의 부조리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살고 싶은 만큼 죽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죽음을 부르는 이들의 감상이 잘못된 것일까? 단지 마음을 강하게 먹으라고 하거나 위로를 얻을 만한 공감을 해주면, 이들은 다시 살고 싶어지게 되는 걸까? 본인은 바로 이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길을 잃은 '정직한' 사람들에게 '새 세계'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작품에서 다소 뜬금없이 등장하는 UFO는 바로 이 새로운 세계의 지향점을 밝혀줌과 동시에 '가까운 것'에 대비되는 '먼 것'을 이중적으로 상징한다. 삶의 부조리, 혹은 개인의 자아와 세계의 불일치는 가까운 것, 내 것이라 믿었던 것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상처를 입고 소외된다. 그러나 UFO가 상징하는 먼 것은 나와 관련이 없고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마냥 기다리고 바랄 수 있게 되는 것. 하지만 UFO가 나타난다고 세상이 변하고 새 세계가 도래하진 않는다. 새 세계는 경찰의 경험처럼 내면에서 하나의 세계가 파괴되고 오는 빈 세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