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교향악단 제578회 정기연주회
- 장르
- 클래식/오페라 - 클래식
- 일시
- 2005.08.26 ~ 2005.08.26
- 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관람시간
- 0분
- 관람등급
- 7세이상
전문가평
평점 0.0예매자평
평점 10전문가평
평점 0.0예매자평
평점 10출연진
작품설명
▶베토벤 ......... 에그몬트 서곡
이 곡은 베토벤이 존경했던 문호 괴테의 희곡 <<에그몬트>>에 붙여진 극 부수 음악, 즉 연극 음악 가운데 서곡이다. 에그몬트는 역사상 실재했던 인물로 16세기 스페인의 지배를 받던 네델란드의 독립을 위해 스페인에 항거하다 처형당한 영웅이다. 괴테는 그를 적절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생생한 인물로 되살려냈고 베토벤이 음악적으로 혼을 불어넣는다. 서곡은 1809년 베토벤 중기 작품답게 힘과 다이나믹이 넘치는 베토벤 득유의 음악적 매력이 넘쳐흐른다. 비극적이고 강렬한 이미지, 굴복하지 않는 저항정신의 소유자였던 에그몬트에게 베토벤 자신이 공감했음에 틀림없다. 짧은 서곡이지만 베토벤 음악의 모든 것을 응축해놓은 듯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레오노레>> 서곡들과 함께 베토벤 최고의 서곡이라 할 만하다.
비극적이고 장렬한 내용답게 f단조의 서주로 시작하며 금관악기의 강렬함이 두드러지는 튜티에 이어 저음현이 긴장감을 살리고 목관이 여리게 응답한다. 알레그로의 주부에서는 첼로의 짧은 음정의 하강하는 주제를 제시하여 비극적 정서를 불러일으키며, 제시부에 등장했던 동기를 사용한 투쟁을 암시하는 제2주제 등장하여 곡을 짜나간다. 곡을 마무리하는 부분은 화려하고 당당한 승리감으로 고양된다.
▶베토벤 .........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61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바이올린 음악사상 하나의 커다란 이정표가 되는 작품이다. 교향곡을 비롯한 다른 장르에서 그랬지만 베토벤은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도 이전 시대 다른 작곡가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스케일과 새롭고 광대한 음악 세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바이올린 협주곡은 바로크 이후 협주곡의 역사 그자체라고 할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었으나 베토벤의 단 한 곡으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다. 독주 악기의 비르투오소적인 연주 기술의 과시라는 협주곡의 불가결한 요소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오케스트라의 역할 증대와 강화는 놀라울 정도이며 그것은 독주 바이올린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함께 상승케한다. 실로 베토벤의 이 유일한 D장조 협주곡은 바이올린 협주곡의 <<황제>>라 할만하다. 아울러 오케스트라가 독주악기를 반주하고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올린 독주 파트가 등장하는 교향곡이라 할 만한 폭과 깊이를 지닌다.
베토벤의 창작기의 측면에서도 이 협주곡은 무게를 지닌다. 자살에의 충동을 이겨내고 다시 작곡을 시작하여 교향곡 5번, 현악 4중주곡 <<라주모프스키>>. <<열정>> 소나타와 같은 걸작들을 쏟아내던 1806년 완성된다. 소위 걸작의 숲이라고 불리는 베토벤 중기의 거침없이 차고 오르는 불타는 힘이 넘치는 시기의 작품이다.
▶베토벤 ......... 교향곡 제7번 A장조 작품 92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은 1811년에서 13년에 걸쳐 씌어졌다. 1808년 교향곡 6번을 쓴 후 3년 동안 베토벤은 또 다른 힘겨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난청으로 인한 고통과 절망을 불굴의 의지로 떨쳐버렸지만 이번에는 외적인 고난이 찾아온 것이다. 다름 아닌 전쟁이었다. 나폴레옹 군대가 유럽의 해방군임을 자처하며 빈으로 쳐들어온 것이다. 전제주의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이상을 내세웠지만 오스트리아 쪽에서 보자면 침략이었다. 황실과 귀족은 황급히 전화를 피해 빈을 빠져나갔다. 경제적으로 베토벤을 강력하게 후원해주던 루돌프 대공을 비롯한 이들도 모두 떠나버렸다. 그러나 베토벤은 피난가지 않았다. 포연과 군대의 함성 속에서 힘들게 지내던 그는 도저히 펜을 들 수 없었다. 전쟁이 끝나자 서서히 창작 의욕을 회복하던 베토벤에게 이번에는 실연의 아픔이 찾아든다. <<엘리제를 위하여>>를 낳게 한 테레제 브룬스비크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이룰 수 없게 된다. 이처럼 곡절을 겪던 베토벤은 이제 40대의 한층더 성숙한 인간으로 서게 된다. 모든 아픔과 혼란을 겪으면서 삶의 의미에 대한 생각마저 바뀌어버린 듯 했다.
1811년 여름 베토벤은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려 테플리츠 온천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성악가 제바르트를 만나 그의 신세를 지면서 편한 마음으로 머무르게 된다. 자연과의 만남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되찾은 베토벤은 교향곡 제7번 작곡을 시작한다. 속된 말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토벤에게는 음악만이 구원이었다. 결코 꺾이지 않은 불굴의 투혼을 넘어서 삶의 즐거움과 명랑함, 술에 취해 흐드러지게 춤을 추는 듯한 거대한 악성의 모습이 이 교향곡에 담겨있다. 거침없이 치고 나가는 그 역동적인 추진력은 더한층 강렬해졌고 어두움도 많이 사라지게 된다. 앞으로 또 다른 험한 산이 그를 가로막겠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정복할 수 있노라는 자신감의 표현, 삶에 대한 긍정적이며 낙관적인 느낌이 강렬한 리듬속에서 살아 숨쉰다. <<전원>> 교향곡에서와 같은 휴식에 의한 평안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용솟음치는 자신의 생명력을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