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거부
- 장르
- 뮤지컬 - 창작뮤지컬
- 일시
- 2025.04.24 ~ 2025.05.04
- 장소
- 한예극장
- 관람시간
- 80분
- 관람등급
- 만 12세이상
전문가평
평점 0.0예매자평
평점 10전문가평
평점 0.0예매자평
평점 10출연진
작품설명
왜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야 할까?
언제부터 쉬었다는 말이 마치 게으름을 피웠다는 말처럼 들리게 됐을까?
“어제 집에서 아무것도 안 했어…”
죄책감 가득한 친구의 말에 나는 그냥 하루 푹 쉬었다고 생각하라며 위로해주었다.
나도 그런 적이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알아서,
그리고 내가 해주는 말 따위 하나도 위로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진짜 열심히 사는 것 같다.
일주일 중 5일을 열심히 일하고도 자기계발을 위해 주말을 기꺼이 투자하는 사람들.
버스가 도착하는 시간까지 정확하게 계산해서 시간을 계획하는 사람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공부하고 책을 읽는 사람들.
1.5인분의 일을 하는 것보다 1인분의 몫을 못해내는 것이 더 두려운 사람들. 집에 도착해서도 전화와
연락을 멈출 수 없는 사람들.
어떻게 해야 더 효율적이고, 더 빨리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살지
못해 죄책감을 느끼는 나머지 사람들.
시간에 쫓기며 매번 같은 노선을 돌고 도는 시내버스처럼, ?혹사’와 ?게으름’을 구분하지 못하고 만성
피로를 달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이제 너무 당연해졌다.
만약, 이 당연함을 무너뜨려 본다면?
이 당연함이 무너진 사람들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 이야기는 여유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들은 버스의 도착 예정 시각을 알려주는 것을 보며 편리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하지,
“거참, 여유 따위는 조금도 없는 시스템이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간은 우리에게 그저 낭비되는 시간일 뿐, 그 어떤 의미도
되지 못한다.
우리 사회는 과연 여유 있는 사회일까?
나는 과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인가?
쉴 틈 없이 같은 노선을 반복하는 버스와 우리 삶은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여유에 관한 이야기다.
정신없이 달려가는 사람들이 잠깐이나마 여유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공연을 보는 순간만이라도 그분들께 작은 여유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꼭 엄청난 변화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더 작은 허술함 일지도 모른다는 믿음으로 이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