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심수봉 콘서트 - 사랑밖엔 난 몰라

장르
콘서트 - 트로트
일시
2005.11.16 ~ 2005.11.16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관람시간
0분
관람등급
7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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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심수봉 데뷔 25주년 기념 콘서트 ‘사랑밖엔 난 몰라’


심수봉

그녀의 인생, 음악, 사랑 이야기

낮게 가라앉은 구름이 느리게 지나가거나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 찬바람이 불어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날 때 우리는 자연히 그녀의 노래를 떠올리곤 한다. ‘그때 그 사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사랑 밖에 난 몰라’ 같은 곡들. 특히나 이 노래들은 그녀가 직접 가사를 쓰고 곡을 붙인 곡들이다. 여성 싱어송라이터를 찾아보기 힘든 대한민국에서 심수봉이 얼마나 귀한 뮤지션인지 알 수 있는 대목. 가슴에서 우러나는 삶의 이야기에 자연스러운 멜로디, 그렇게 만든 노래를 직접 부른다는 것은 가수로서 받은 축복이 많다는 뜻이다. 그리고 듣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일으킬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꼭 그녀의 음색만큼 고운 노래들. 선한 눈매, 자그마한 체구를 가진 심수봉이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를 때 우리는 특별한 아우라에 사로잡힌다.


‘그대 내 곁에 선 순간 그 눈빛이 너무 좋아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 땜에 내일은 행복할거야’


심수봉은 언제나 사랑에 대해 구체적이고도 단도직입적으로 노래한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은 외로운 병실에서 기타를 쳐주던 사람이었고, 부두에서 이별을 고하며 남자가 무슨 말을 하냐고 탄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드러운 사랑이 필요한 여자는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준 품이 좋아 사랑 밖에 모른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78년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하여 지금까지, 그녀의 노래가 한결같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이렇게, 세월이 지날수록 깊게 느껴지는 가사의 힘 때문이리라.


사랑에 목마르고 음악에 목마른 가수

앞서 말한 것처럼 심수봉은 제 2회 MBC 대학가요제에 자작곡인 ‘그때 그 사람’으로 입상했다. 이듬해 동명의 첫 독집 음반을 발표, 빅 히트를 기록하였고 KBS 올해의 신인가수상, MBC 올해 최고 인기 10대 가수상 등을 휩쓸었던 그야말로 슈퍼급 신인가수였다. 그러나 81년 제 5공화국 출범 이후 방송 출연 금지를 당해, 가장 촉망받는 신인에서 비운의 가수로 묶여버렸다. 가수가 노래를 할 수 없다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 것인가. 84년 금지 조치가 해제되자마자 참았던 감정이 터지듯 히트곡들이 쏟아져나왔다. 84년, 해제 직후 발표한 음반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다음 해에 <무궁화>, 86년 <사랑밖엔 난 몰라> 그리고 88년 <미워요> 등 그녀의 노래는 한 번 피어나면 듣는 사람들 가슴 속에 곱게 져서 다시 싹 트는 고운 꽃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그녀가 지속적으로 활동했고, 늘 우리 곁에 있었던 가수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많은 부분을 모르고 있다. 제작하고 발매되지 못한 수많은 앨범들, 그 흔한 대중음악상 한 번 받은 적 없는 의외의 사실, 올해 처음 매니저가 생긴 것, 자동차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팝을 듣는 것, 그룹 카펜터스의 여자보컬 카렌 카펜터스처럼 드럼을 잘 치는 것, 뉴욕에서 2년 동안 음악 공부를 한 것, 할아버지가 판소리의 유파인 중고제의 대가였던 국악 집안의 자손이라는 것.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런 사실들은 모두, 그녀의 삶이 음악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벌써 데뷔 25주년. 세월 가도 변치 않는 그 자태, 그 목소리로 무대에 오른다. 수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생애 첫 공연이라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될 터. 무대가 무대인만큼, 25년이 한결같았던 그의 음악 생활을 돌아보는 자리인 만큼 그녀의 인생과 사랑, 그리고 음악에의 뜨거운 갈망에 대해 보다 진솔한 고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심수봉의 파워는, 은근하되 오래도록 뜨거운 온돌을 닮았다. 최근 발표한 10집 앨범 <꽃>의 호응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 지방 순회공연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웠다. 정치적 부침 속에, 굴곡 많은 가수 생활을 했지만 아직도 한국가요를 사랑하는 수많은 팬들은 그녀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사랑의 기쁨과 슬픔은 노래 부르게 만들고, 음악은 삶의 고단함을 위로해준다. 사랑을 알기에 사랑에 목마르고, 음악을 알기에 음악에 목마른 심수봉. 정취가 무르익어가는 늦가을 밤, 강렬하고도 은은한 그녀의 화양연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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