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 장르
- 연극 - 리미티드런 연극
- 일시
- 2025.12.24 ~ 2025.12.28
- 장소
- 여행자극장
- 관람시간
- 90분
- 관람등급
- 만 9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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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희곡 을 키치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극단 뜬, 구름’은 하찮은 예술품으로 치부되던 키치를 예술적 저항정신으로 전유하여, 통속예술과 고급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대중과의 직접적 소통을 지향한다. 은 ‘극단 뜬, 구름’의 키치적 저항정신에 걸맞게 재즈, 스윙, 움직임, 노래, 신체적 표현 등등 관객에게 다양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작품이다.
-특권과 개척: 포셔와 제시카
극단 뜬, 구름의 은 원작과 달리 포셔와 제시카의 서사를 병치해 ‘특권’과 ‘개척’을 축으로 현대적 해석을 시도한다. 포셔는 막대한 유산을 지닌 특권층이지만, 동시에 이미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에 의해 자신의 결혼조차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가부장제에 종속된 인물이다. 반면 제시카는 여성이자 유대인이라는 이중의 타자 위치에 놓여 있으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 아버지 샤일록을 부정하고 개종을 선택하는 위험한 개척의 길을 택한다. 작품 속 음악은 두 인물의 대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포셔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그것을 마치 ‘살롱파티’의 놀이처럼 소비하는 동안, 제시카는 침묵 속에서 자신을 둘러싼 사회와 맞서 싸운다. 작품의 마지막에 이르러 포셔는 가부장제의 질서 속에서 기득권의 자리를 확인하게 되고, 제시카는 그 질서를 거스른 대가로 베니스 사회가 외면하는 영원한 타자로 남는다.
-16세기 ‘베니스의 사회’를 통해 되돌아보는 21세기 ‘분열된 대한민국 사회’
16세기 베니스는 공정과 상식이 왜곡된 공간이다.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를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믿으며, 자기 기준의 정의만을 내세운 채 서로를 배척한다. 가부장제의 억압 속에서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는 포셔, 아버지를 부정하며 삶을 개척하려 했으나 끝내 타자로 남는 제시카,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우울감에 잠식되는 안토니오, 그리고 기독교인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분노의 칼을 가는 샤일록. 이들은 서로를 인정하지 못한 채 배척을 되풀이하며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에도 반복된다. 공존의 가능성을 잃은 사회는 결국 타자화를 반복할 뿐이다. 공존을 위해서는 자기중심적 기준에 갇힌 ‘선택적 공정’에서 벗어나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에 ‘극단 뜬, 구름’은 16세기 베니스를 거울삼아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작동하는 경계 짓기와 타자화의 구조를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