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세스티스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1.08.31 ~ 2011.09.11
장소
나온 씨어터
관람시간
80분
관람등급
만 13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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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VIEW POINT

이보다 더 재미난 그리스 극은 없었다!!

<알세스티스>를 보면 2011년 대한민국이 보인다!
대한민국에 불만 있는 사람들은 <알세스티스>를 관람하시라. 왜? 이 재미난 코미디가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원 없이 웃도록 해주니까. 뒷맛이 약간 쓰지만, 그래도 속은 시원해진다.

다국적 캐스트, 다문화 공연 (Multi-ethnic performance)
국내에서는 드물게 외국인 배우가 등장하는 특이한 연극 <알세스티스>.
아드메토스를 시험하고 조롱하는 헤라클레스는 미국 국적의 마이클 제퍼슨이, 이방의 여인 알세스티스는 연변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공미연 배우가 연기한다.

코러스의 흥겨운 연주와 춤, 보는 재미를 더하는 다양한 화면
<알세스티스> 무대 위에서는 음악과 춤(다양한 제스처)의 신나는 향연이 펼쳐진다. 악사 겸 코러스들이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심각하게 장면장면에 감초처럼 등장, 극의 재미를 더한다. 장면 사이사이 등장하는 다양한 화면 또한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악녀 <메데이아>를 창조한 유리피데스가 그린 콩쥐(?)를 보는 재미
유리피데스는 그리스 3대 비극작가 중 한 명. 그의 작품 중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식을 죽인 <메데이아>는 지금까지도 가장 지독한 악녀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자식과 남편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는 착한 여자 <알세스티스>를 창조해 냈다?! 과연 그가 그린 착한 여자는 어떤 모습일까?


ABOUT THE SHOW

<알세스티스 Alcestis>는 그리스 극작가 유리피데스(Euripides)의 동명 희곡을 아방가르드적 형식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이 곤 연출은 이 작품을 통해 한국의 사회적 현실을 통렬하게 풍자한다.
그의 풍자는 연극을 구성하는 형식에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알세스티스 Alcestis>에는 한국의 현실을 반영하는 뉴스, 에세이, 인터뷰 등의 머티리얼 (Material)이 등장한다. 이들 머티리얼을 토대로 연출가, 작곡가, 배우가 공동창작의 과정을 거쳐 작품이 완성되었다.

그리스 비극 작가 유리피데스의 재발견
유리피데스의 희곡 <알세스티스>는 희곡이 지니는 예술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한 번도 프로 무대에서 정식으로 공연되지 않았다. 한국의 그리스 극 제작은 몇몇 유명한 작품들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 오이디푸스, 아가멤논, 안티고네, 엘렉트라, 트로이의 여인들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 서구에서는 이렇게 전통적으로 선호되고 있는 레퍼토리들 보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왔던 작품들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카스의 여신도들’ 그리고 <알세스티스>일 것이다.
이러한 작품들이 갖고 있는 특징은 전통적인 비극, 희극의 형식적 구분에 적용되기 힘든 유리피데스만의 독특한 예술적 형식을 띠고 있다.
<알세스티스>는 ‘바카스의 여신도들’ 만큼 자주 공연되지는 않지만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의 아메리칸 레퍼토리 시어터(American Repertory Theater) 공연, 프랑크 카스토프(Frank Castorf)의 베를린 민중극장(Volksbuhne)의 첫 해 레퍼토리, 그리고 영국의 대표적인 시인 테드 휴즈(Ted Hughes)의 각색으로 구미 여러 곳에서 공연될 만큼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왔다.

유리피데스의 <알세스티스>
이 극에서 주된 풍자의 대상은 알세스티스의 남편이자 테살리의 왕인 아드메토스이다. 그는 그가 가진 타고난 접대의식과 호의(Hospitality) 덕분에 큰 번영을 이루었지만 그에 대한 지나친 집착 때문에 결국 조롱을 당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아드메토스는 그가 가진 많은 미덕에도 불구하고 일찍 죽어야 하는 운명을 갖고 태어났다. 하지만 아폴론의 도움으로 누군가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치면 그의 생명을 유지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부모, 친척, 친구들 어느 누구도 아드메토스를 위해 그들의 생명을 양보하고자 하지 않았다. 오직 그의 아내 알세스티스만이 남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다.
알세스티스는 자신을 희생하는 대가로 아드메토스가 다시는 재혼하지 않기를, 그래서 그녀의 자식들이 안정된 인생을 보장받기를 원했다. 하지만 알세스티스의 이러한 바람은 아드메토스의 배신에 의해 무참히 깨어지고 만다.

이 곤 연출의 <알세스티스>
연출가 이곤은 아드메토스를 이 시대 한국의 모습으로 상정하고 있다.
대외 의존적인 정책으로 급격한 경제발전과 풍요를 이루었지만 그 때문에 남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정작 본질적이고 중요한 내부의 문제들을 무시해왔던 한국 사회.
경제 발전 그리고 성과에 집착하는 대한민국은 이제 이 극에서의 아드메토스처럼 시험당하고 조롱당할 순간에 처해 있다.


작품 특징

1) 한국 사회를 반영한 공연
이곤 연출은 이 공연을 통해 크게 세 가지 사회적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이방의 여인 알세스티스를 결혼이주여성으로 상정해 현재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다민족, 다문화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알세스티스는 이방에서 온 여인으로 자식의 미래를 위해 생명을 바친다. 물론 한국의 결혼이주여성이 알세스티스같이 모두 헌신적이지는 않지만 알세스티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이 한국이주를 통해 꿈꾸었던 바람과 배신, 상실감 그리고 이들을 대하는 한국사회의 위선적인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또한 아버지와 아드메토스의 갈등을 통해 급격한 현대화와 풍요를 이루었지만 전통적인 가치관의 해체로 점차 심화되어가고 있는 세대 갈등의 문제가 그려지고 있다. 이 극의 아드메토스와 아버지 페레스의 논쟁 장면은 서로에 대한 잔인하고 경멸적인 대사를 통해 기존의 코미디 중에서도 가장 탁월하게 부자간의 갈등을 표현한 장면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극에서 아드메토스는 자신의 집을 찾은 헤라클레스를 붙들기 위해 알세스티스의 죽음을 숨기고 그를 접대한다. 하지만 손님 접대와 겉치레에 집착하는 아드메토스는 결국 알세스티스를 되찾아온 헤라클레스에 의해 조롱당하게 된다.
헤라클레스라는 인물을 통해 연출은 제국주의적인 미국의 모습, 특히 군사력과 경제력에 의존해 무단히 다른 나라의 영역을 침범하고 간섭하는 그들의 안하무인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이곤 연출은 헤라클레스가 장황히 자신의 임무를 설명하는긴 대사를 통해 미국의 군사제국주의적인 역사
-한국전쟁부터 베트남 그리고 이라크 전쟁까지--를 보여준다. 또한 대미 의존적인 한국의 모습 --최근에
북한과의 위기를 통해 더 심화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으로 비난받고 있는--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뉴스, 인터뷰 또는 학술 논문 등 여러 텍스트 자료들을 기존의 유리피데스의 텍스트 안에 삽입, 편집한 것도 이런 문제들을 더 심도 있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2) 포스트모던적 공연 양식의 실험
3년 동안 뉴욕에서 공부한 이 곤 연출은 그곳에 머무는 동안 일정한 거리를 두고 한국 사회를 바라볼 수 있었다 한다. 그는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획일화된 사상, 제도, 그리고 가치관을 강제적으로 주입하는 사회체계를 꼽는다.
이러한 문제점은 교육은 물론 정치, 경제 심지어 자유롭고 다양해야 할 예술에 이르기까지 동질성과 효율성이라는 명목으로 다양해야 할 개인들을 획일화시키는 부작용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연극계 또한 좀 더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하고, 형식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 곤 연출은 연극 작업 안에서도 수직적 사고가 알게 모르게 고착되어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번 <알세스티스>를 연출하면서는 이러한 수직적 위계를 깨뜨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텍스트를 가장 우위에 두고 연기, 음악, 무용 등의 요소들이 이를 뒷받침하는 수직적 공연 제작형태에서 벗어나 모든 요소들이 수평적으로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공연을 지향하며 작업한 것도 그런 시도 중 하나다.
텍스트 역시 강한 인과관계에 따른 논리적 구성보다는 개개의 장면들이 몽타주의 형태로 때로는 충돌하기도 하고 연결되기도 하면서 관객의 능동적인 해석과 참여를 끌어내는 구성 형태를 지향했다.
미국의 포스트모던 연극의 대표적인 극작가 ‘찰스 미 주니어 Charles Mee Jr.’는 그리스극을 바탕으로 당대 미국의 사회적 현실을 반영해 재창작한 작품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이 곤 연출은 그의 방법론을 샘플로 삼아 배우들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새로운 형식의 텍스트 창작을 시도했다.
또한 음악, 무용의 적극적인 사용을 통해 전통적으로 부각되어왔던 요소인 텍스트, 연기 뿐 아니라 음악, 무용, 미술 등의 요소들 역시 텍스트와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공연 형태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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