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걸 콘서트 - 부산

장르
콘서트 - 콘서트
일시
2011.10.30 ~ 2011.10.30
장소
부산 동래문화회관
관람시간
80분
관람등급
만 7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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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Fingerstyle Guitarist ‘김종걸’

‘핑거스타일(Fingerstyle)’은 아직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단어이나 핑거스타일 음악을 직접 들어본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아 이거’ 하면서 핑거스타일 음악을 접해보기는 하였으나 정확한 명칭은 모르고 있거나 그냥 말없이 음악에 빠져드는 부류가 있다. 듣기 편안하면서 감성을 두드리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자연스러운 리듬이 결합되어 있기에 성별, 세대, 국적을 초월하여 공감을 얻는 음악이 바로 핑거스타일인 것이다.

이처럼 명칭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CF음악이나 라디오 시그널 등 경음악이 필요한 요소에 널리 쓰이고, 뉴에이지 음악의 한 줄기로 정의되기도 하는 핑거스타일은 기타 연주의 한 장르로서 비트, 베이스 라인, 멜로디 라인, 퍼커션 등 음악의 모든 요소를 한 대의 어쿠스틱 기타로 표현하는 기타주법이다. 핑거스타일은 비트, 베이스라인, 멜로디라인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타 연주와는 여러모로 다른 연주 기법들을 사용하는데, 손톱을 이용해서 치는 네일어택(Nail Attack), 기타현을 튕기는 것이 아니라 두드리는 오른손-왼손 태핑(Right-Left Tapping), 손바닥을 기타바디에 부딪혀서 소리를 내는 팜 네일어택(Palm with Nail Attack), 새끼손가락이 기타바디에 부딪히며 동시에 손톱으로 현을 가격하는 어택뮤트(Attack Mute) 등이 사용된다. 이를 통해 한 사람이 연주하는 음악이 마치 여러 사람이 합주하는 것처럼 들리게 된다.

핑거스타일 장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는 코타로 오시오를 위시하여 토미 엠마뉴엘, 앤디 미키, 그리고 국내엔 이병우 그리고 SBS 스타킹에 출연하면서 널리 알려진 유튜브 스타 기타신동 정성하군 등이 있으며, 최근에 영화 ‘어거스트러쉬(August Rush)에서 주인공의 기타 연주에 핑거스타일이 쓰이면서 대중 속에 파고들어 점차 인지도와 인기를 동시에 얻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처럼 아직은 기반이 약한 국내 핑거스타일 음악계에 완벽하고 다양한 테크닉과 함께 어떤 기성 연주자의 감성과도 차별화되는 여린 듯 하면서 역동적인, 그리고 섬세한 감성의 아티스트가 있다. 핑거스타일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로 대접받고 있는 기타리스트 김종걸이다. 일본에서 열리는 핑거스타일 음악인의 축제, 핑거스타일 음악이라면 국적불문, 남녀노소, 프로부터 아마추어까지 참가하여 기량을 겨루는, 그야말로 전 세계 핑거스타일 대회의 집약체라 할 수 있는 “2011 YOKOHAMA Finger Picking Day”의 본선에 진출하고, 본선보다 더 경쟁이 치열하며, 예선 수상자가 곧 본선 수상자라는 속설이 있는 핑거스타일의 메카 오사카 예선에서 우수상을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역량의 뮤지션이다.

그의 외모만 보자면 음악을 하는 뮤지션 이라기보다는 그냥 동네에 사는 건실한 순수청년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실제 그의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인 테크닉과 세련된 구성에 푹 빠져들게 된다. 기타 연주의 가장 기본이지만 그만큼 빛을 발하기 힘든 테크닉인 스트로크마저 너무나 깔끔한 구사에 푹 빠져들게 되며, 그의 연주는 기타의 소리에만 빠져들지 않게 하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데, 코타시브와 하모닉스를 구사하는 그의 손은 순수청년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진다고 나 할까, 여느 연주자와는 다르게 매우 우아하고 예쁘게 느껴진다. 예쁘다는 표현이 딱 맞고 아름답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연주하는 손이 그리는 선, 현 위에 앉혀져 있는 손 자체가 농익은 느낌의 아름다움이 아닌, 무언가 젊은 느낌이 남아있는 그런 예쁜 모습이다. 기타 연주자에게 이런 모습이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화려한 군무로 무장한 걸 그룹들이 TV를 점령하고 있는 지금의 세태에 비견해보았을 때 기타 연주와 이런 비쥬얼적인 요소의 결합은 그의 세련된 연주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하며 다른 연주자와의 매우 차별적인 강점이라 할 수 있다.

美의 여신 비너스가 잔잔히 콧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 있는가? “Venus`s Humming” 을 들으면 인트로에 펼쳐지는 기타의 하모닉스 사운드에 젖어 자신도 모르는 새에 마음이 잔잔해지며 자신 주위의 모든 사물과 사람들이 아름답게 보이는 환상 속에 빠지게 된다. 중반부에 들어서면 흡사 비너스가 콧노래를 부르며 만물이 생동하는 봄날의 잔디밭을 거니는, 햇살 가득한 축복이라고나 할까, 밝고 생기 넘치는 기운이 정교한 스트로크와 절묘한 뮤트 속에 섞인 피아노 선율과 함께 뿜어져 나온다. 청순하고 밝은 이미지의 모델을 앞세운 모 이온음료 CF에서 받았던 상쾌함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소녀의 상큼함보다는 무언가 생명이 움터오는 듯한, 세상 모두를 품에 아우르는 성숙한 여인의 포근함이 느껴진다. 이 사운드의 조화가 김종걸만이 가진 예쁜 연주 모습과 어우러져 더욱 깊은 감동의 시너지효과를 만들어 내어준다.

이러한 아름다운 감동만을 가진 기타리스트라면 그가 주목 받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하지만 “Never Been So High”에서 들려주는 탄력 있고 다이내믹한 음악에서는 “Venus''''s Humming” 에서와는 다르게 그의 외모에서 풍겨 나오는 이미지와 맞아 떨어지는 순수청년의 모습이 보인다. 당찬 포부를 가지고 새로운 세상에 나와 자신의 꿈을 위해 한발 한발 내디뎌가는 새내기의 두근두근하는 마음, 새로운 것에 신기해하며 그것들을 향해 누구보다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가는 모습인 것이다. 저 높은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껏 꿈에 부푼 마음이 느껴지는 이 곡에서 김종걸은 다양한 바디 어택 주법으로 완벽하고 자연스러운 비트를 만들어냈고 그와 동시에 강렬한 스트링 어택과 스트로크, 그 속에서 알게 모르게 한 두음씩 섞여 나오는 하모닉스의 조합으로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높은 곳에 대한 설렘을 완벽하게 표현 해 냈다. 핑거스타일 후크송이라고 표현할까,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반복되며 자신도 모르게 함께 흥얼거리게 된다. 하지만 곡이 끝날 때까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구성은 김종걸만이 가진 능력인 반복 구성 속에 쉬이 눈치 채기 어려운 숨겨진 다양한 텐션과 리듬으로 만들어졌음을 곡을 반복해서 몇 번 듣고 나서야 알 수 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있는 듯 없는 듯 한 소리들의 다양한 배치로 쉽게 지루해질 수 있는 후크송 구조의 곡을 긴장감 있게 이끌어 가는 그의 연주에 청자는 곡이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눈과 귀를 뗄 수 없게 된다.

그는 자신이 대중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코타로 오시오처럼 많은 곡을 꾸준히 만들어 내지도 못하고, 토미 엠마뉴엘 같은 시대를 타지 않는 스테디 셀러 명곡을 쓰기에는 자신의 실력이 너무 미천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는 동시에 기반을 다져가고 있는 핑거스타일 음악계와 함께 자신이 성장 할 수 있고, 그 발전의 엔진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핑거스타일의 기반이 약한 대한민국에 이런 연주자가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하지만 뭣 하러 굳이 대한민국의 현실에 비견하겠는가. 세계의 어느 핑거스타일 연주자도 가지지 못한 그 만의 액티브한 에너지가 있고, 흡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처럼(속에 담긴 감성은 다르지만) 청자의 마음 깊은 곳을 흔들어놓는 감성과 그 감성을 완벽히 표현 해 낼 테크닉을 모두 갖췄으니 세계 어느 곳에도 당당히 나설 수 있는 그런 아티스트인 것이다. 일찍이 그의 능력을 알아본 유명 아티스트들과의 협연에서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에서 크게 어필해온 김종걸. 올 봄 선보일 예정인 그의 데뷔 앨범에 핑거스타일계와 일반 대중들에게서 얼마나 큰 반향이 일어날지 한껏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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