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생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1.12.22 ~ 2011.12.31
장소
대학로 정보소극장
관람시간
100분
관람등급
만 12세이상

전문가평

평점 8.0

예매자평

평점 10

전문가평

평점 8.0

예매자평

평점 10
공유하기

공연 영상포토

더보기3

작품설명

재/생 Re/Play

강렬한 비트로 반복되는 삶과 죽음의 현존

 
기획의도

<재/생(Re/Play)> 작품 내용
2006년 일본에서 초연한 <재/생(Re/Play)>은 사실주의적 표현과 신체언어 공연의 경계에서 새로운 방식의 연극적 내러티브를 실험하고자 하는 작품이다. 마치 자살 사이트를 통해 모여든 듯한 젊은이들이 술판을 벌이고 춤추고 노래 부르며 에너지를 발산한다. 그리고 점차 쓰러져간다. 그들의 그런 단순한 행위가 거의 똑같이 두 번 더 반복되는 것이 이 공연의 구성이다. 같은 이야기가 여러 번 반복되어 ‘재생’되는 동안 달라지는 것은 배우들의 신체 상태이다. 무대 위에서 실제로 거의 탈진해가는 배우들을 눈앞에서 목격하며 관객들은 극적 환영과 퍼포먼스의 현존성 사이에서 각자 자기만의 생각과 감각, 그리고 감정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와 일본 극단 도쿄데스락이 만나다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는 지난 2년 동안 극단 도쿄데스락과 함께 두 편의 합작 공연을 만들며 국제교류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1년도에는 자체적인 기획과 장기간의 공연으로 본격적인 합작 공연을 선보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단체간, 보다 깊은 교류와 예술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으리라 본다.

새로운 연극 문법을 제시한다. 일본 연출가 타다 준노스케
타다 준노스케는 일본에서 최연소 공립극장 예술감독으로 선임되어 활동하고 있는 촉망 받는 30대 연출가이다. 한국과는 아시아연출가워크숍(2008년), 페스티벌 장(2009년, 2010년), 광주 아시아공연예술제(2010년), 부산의 젊은공연예술축제(2011년) 등에 참여하는 등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타다 준노스케가 그동안 선보인 작품들은 신체언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연극 문법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연극계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어 왔다.

도시의 젊은이들, 신체언어와 만나다
2009년에 선보인 합작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양 고전희곡의 ‘현전화(現前化)’를 통해 보편적 연극 언어와 현대적 해석, 그리고 표현 방법에 대한 공유를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2010년의 은 연극 공연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확인하고 그 어법의 확장을 함께 모색한 작업이었다. 2011년에 공동 작업할 <재/생(Re/Play)>은 현대 도시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일상적 감각과 생리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상황과 대사가 들어가고, 연출가 타다 준노스케 특유의 신체언어와 감각적인 표현 방법론이 더해지는 등 새로운 차원의 작품이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재/생(Re/Play)>에서는 타다 준노스케와 오랫동안 교류해온 극작가 겸 연출가 성기웅이 협력연출을 맡아, 새로운 버전의 <재/생> 공연을 기대하게 만든다. 또한, 지난 3년 동안 두 나라를 오가며 꾸준하게 함께 작업한 한국과 일본의 배우들이 모여 더욱 원숙해진 앙상블을 빚어낼 것이다.

신체의 발상에 의한, 신체의 이야기

2006년 10월 <재/생> Review- 다카기 노보루(각본가)
타다 준노스케는 “이 작품을 통해 다시 생각해보고자 하는 것은 ‘이야기’입니다”라고 말한다. “저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라고도 말한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이야기’와 ‘희망’은 찾을 수가 없다. 적어도 표층적 수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들은 어디 있을까? 어디에 숨어들어가 있는 것일까?

무대미술은 심플하고 강렬하다. 막이 오르면 더러운 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방 안이 보이고, 그 가운데 깊숙이 iPod 한 대가 놓여있다. 그리고 그 양 옆으로 낡은 대형 스피커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것들은 신비로운 조명을 받고 있어 마치 ‘제단’을 연상시키며, 앞으로 일어날 일이 어떤 ‘의식’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배우 이시바시가 등장해 읽어 내려가는 것은, 복제 실험으로 이제 인류가 노화와 암을 극복할 지도 모른다는 내용과 자살 사이트, 다이옥신, 대리모, 자외선 등등, 어딘가 ‘종말’의 분위기를 풍기는 뉴스들이다. 그리고 이 뉴스가 읽히는 동안, 배우 나츠메 신야는 출연자들을 한 명 한 명 끌고 들어와 적당한 장소에 버려놓듯 내던진다. 그들은 마치 죽은 사람처럼, 쓰러진 상태로 움직이지 않는다. 즉, 이 연극의 시작은 ‘죽음’의 냄새로 충만해 있다.

내려가는 막과 함께 폭음처럼 들리는 음악과 영상이 흐르고, 다시 막이 오르면 노래를 몇 곡 부르며 미친 듯이 춤을 추는, 이제는 더 이상 젊지 않은 젊은이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그들은 집단 자살을 하기 위해 그곳에 모여 인생 마지막 잔치를 벌이는 것 같다. 방 한 가운데에는 찌개요리와 과자, 주스, 술이 놓여있고, 그들은 열광적으로 대화를 나누며, 먹고, 마신다. (중략) iPod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그들은 지나칠 정도로 텐션을 높여가며 노래하고, 춤을 춘다. 그리고 한 사람씩 쓰러지며, ‘삶’은 그렇게 툭 끊어지듯 끝이 나버린다.

작품의 내용은 거의 여기까지로, 30분 사이에 벌어지는 이 내용이, 연달아 세 번 반복된다.
(중략)
이 작품의 매력은 다면적이다. 그리고 그 다양한 매력이 폭주하듯 존재한다는 사실이 흥미롭고, 스릴 넘친다. 먼저 극의 구조가 대담하고 부적절하다는 점이 있다. 똑같은 것을 세 번 반복하는 일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담력과 배짱이 필요하다. 또 쇼적인 측면도 주목할 만하다. 노래하고 춤추는 배우들의 육체가 폭발하듯 날뛰는 것을 보고 있으면, 보는 쪽도 살짝 피가 끓어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의 ‘구성’과 ‘배우의 신체’가 서로 대립하는 것을 보는 데에 있다. (중략) 배우의 신체는 유한하며, 구성상 병렬적인 시간의 축도, 그들에게 있어서는 직렬적인 것이 된다. 다시 말해, 그들은 지친다. 결국 무대에서 반복되고 제시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같은 내용이 아니라, 같은 내용의 대본을 세 번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인 것이다.

나는 이렇게 지쳐가는 배우들의 모습이 우스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첫 번째 잔치에서는 이대로 연회가 끝이 나도, 그 나름대로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다. 두 번째가 시작되고 극의 구조가 서서히 보이고부터는, 과연 이 두 번째 질주가 첫 번째와 똑같은 전개를 밟아갈 것인지, 강렬한 서스펜스적 호기심을 가지고 봤다. 그리고 세 번째에서는 이 대담한 구조에 놀라고 말아, 이를 실현시키려고 온갖 힘을 다 쓰는 배우들의 모습에 웃음을 참아가며 봤다. 마지막 연회에서 배우들은 지친 몸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일어나는 표정은 어딘가 넋이 나가있고, 찌개를 떠서 겨우 입에 쑤셔 넣는 모습은 괴로워 보이며, 제대로 춤을 추는 것조차 불가능해 넘어지기 일쑤였다. 이것은 ‘허구’와 ‘현실’의 대립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고, 그런 우스꽝스럽고 비참한 광경을 보니 어쩐지 쓴웃음이 났다.

더보기

전문가 20자평

  • 평점 8
    권재현

    한번은 비극적으로, 한번은 희극적으로…마지막은 초월적으로.

  • 평점 8
    장지영국민일보 기자

    첫 번째엔 덤덤하다가, 두 번째엔 약간 지루하다가, 세 번째는 많이 슬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