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긴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3.09.25 ~ 2013.10.06
장소
작은극장 광야 (구 대학로 예술극장 3관)
관람시간
90분
관람등급
만 13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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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명품극단의 명품연출들이 뭉쳤다. 
, <관촌수필-옹점이를 찾습니다> 등의 작품으로 독창적인 연출력을 보여줬던 명품극단의 김원석 연출이 이번에는 안톤 체홉의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19세기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안톤 체홉의 날카롭고 사실적인 문체로 이뤄진 단편소설<6호 병동>은 김원석 연출의 <라긴>을 통해 인간성이 메말라가는 현실이 직접적인 묘사로 그려진다. 연극<라긴>은 모순된 현실을 바탕으로 하여 포스트모던적이고 상징적인 무대가 꾸며진다.
그리고 명품극단의 연출부 소속인 서은정 연출이 연극<유령>을 데뷔작으로 야심찬 도전을 시작한다. 그 동안 명품극단에서 다양한 연출기법과 색다른 도전으로 예술적인 감각을 키워온 서은정 연출은 안톤 체홉의 단편소설인 <어느 관리의 죽음>을 새롭게 각색하여 특별한 매력을 보여준다.
연극<유령>은 너무나도 사소하지만, 이 사소한 일들로 인생을 좌우 할 수 있는 찰나의 이야기로 극을 이끌어 간다. 순간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찰나와 순간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연극<유령>은 사건을 제시하고 견해를 묻는다. ‘의심’과 ‘의문’을 바탕으로 현실에 대한 문제를 관객들과 함께 짚어보는 것이다.
김원석 연출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서은정 연출이 만들어 갈 감각적인 무대가 조화를 이루어 올 가을, 돌풍을 일으킬 명품극단의 야심찬 도전이 시작된다.

안톤 체홉, 명품작품으로 다시 태어나다.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근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안톤 체홉의 작품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냉철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매력으로 그의 작품들은 다양한 공연으로 각색되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내막을 공연으로 풀어가기엔 한계점을 뛰어 넘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명품극단의 두 연출가는 소설의 의미를 새롭게 풀어나간다. 이들은 안톤 체홉의 단편소설 중 그 동안 다뤄지지 않은 ‘6호 병동’과 ‘어느 관리자의 죽음’을 선택하여 체홉만의 천재성과 위트를 살려내고 있다.
명품극단의 상임 연출가로써 그 이름에 걸 맞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시선을 압도했던 김원석 연출은 이번에도 역시 그만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연극<라긴>은 원작의 내용을 살리면서도 현대의 난폭함과 잔인함을 더욱 극적인 표현들로 나열한다.
연극<유령>은 허무하지만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건 속 진실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안톤 체홉은 전혀 예기치 못한 결말로 독자의 기대감을 한 번에 무너뜨리는 기법을 종종 사용하였는데, 바로 ‘어느 관리자의 죽음’이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서은정 연출은 연극<유령>을 통해 이유 없는 긴장의 연속성을 드러내어 극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또한 인간의 심적 불안감과 고통의 요소들을 거칠지만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다.
사회와 인간의 모순적인 면들을 나쁘다고 판단하거나, 바로 잡으려 하기 보다는 우리를 한 번 더 생각하고 되돌아 보게 하는 힘이 두 연출의 무대에서 펼쳐진다.


[관람포인트]

사회가 만들어 낸 정신이상자들.
줄서기, 떠들지 않기, 차례 지키기, 정돈하기.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회가 만들어 낸 질서와 규칙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 정해진 규칙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규칙을 따라야만혼잡스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연극<라긴>이 말하는 질서, 즉 돈과 명예, 스펙, 지위, 정보가 질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안톤 체홉의 유명한 단편소설인 <6호 병동>을 새로운 해석을 통해 연극<라긴>로 탄생시킨 김원석 연출은 사회가 만들어낸 질서에 얽매여 정신이상자들이 되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질서는 현대인들에게 악마와도 같은 유혹을 던져준다. 더 높이 더 많이 더 큰 것을 소유하게 되면 ‘사회’라는 보호아래 안전한 삶을 영유할 수 있게 되고 이 것은 정당한 이치고 보답이 된다.
사회는 어느새 사람을 이렇게 구분하고 있다. 질서를 지킨 자, 지키지 않는 자.
인성과 인격은 중요치 않다. 그저 ‘질서’를 따르지 않으면 정신이상자가 되어버린다. 획일화된 규율에서 이탈하거나 반항하면 처벌과 징계가 내려지고 ‘질서’라는 명목 하에 무차별한 폭력이 내려지고 버림받아 지기 때문에 저항할 수도 없다.
정상의 기준은 무엇일까.
사회가 만들어낸 질서를 따르고 굴복하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정상인 것일까. 오히려 근본을 잃어버린 ‘정신이상자’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사회로부터 버려지지 않으려면 우리는 알면서도 뿌리칠 수 없는 위험한 ‘질서’를 지켜야 하는 무서운 현실에 살고 있다.

우리는 무섭도록 차가운 도시에 버려졌다.
무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흰색’이다. ‘흰색’은 무섭도록 청결해 마치 상처를 가리기 위한 수단으무장 한 것처럼 보여진다. 연극<라긴>에서는 겉으로 보기엔 깨끗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도시의 냉혹한 공간을 ‘흰색’으로 표현했다. 자본과 속세에 적응하지 못한 ‘부적응자’라 불리는 지성인들은 ‘정신병자’ 취급을 받고 흰색공간에 존재감 조차 사라진다. 치료를 위해 수용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입을 막기 위한 극단적인 처벌이고, 억압이다. 이 공간에서는 육체적, 심리적 폭력이 이어지고 결국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 공간에서 들리지 않는 저항만 하고 있을 뿐이다.
무대공간은 이러한 차가운 세상을 반항하고 진실된 의미를 드러내는 것에 집중해 있고 포스트모던적이고 상징적인 흰 공간으로 연출된다.

배우 남명렬의 뜨거운 저항은 시작된다.
배우 남명렬은 지난 연극 에 이어 다시 한 번 명품극단의 손을 잡았다.
연극 에서 냉철한 검사 역을 맡았다면 이번 연극 <라긴>에서는 인간성의 파괴를 일으키는 사회에 저항하지만 결국에는 비참한 죽음을 당하게 되는 주인공 ‘라긴’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한 연출과 배우가 연속해서 작품을 같이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공연을 만들어내는 데에 있어서 서로의 장점을 더욱 부각 시켜 줄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 역시 김원석 연출의 작품 속 배우 남명렬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그의 호소력 짙은 연기가 ‘라긴’을 통해 더욱 거칠고 강렬하게 다가간다. 연극계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배우지만 그의 열정은 식지 않는다. 그는 난폭하고 잔인한 폭력을 일삼는 현 시대에 유일하게 저항하고 반기를 드는 지식인으로써 폭발적인 에너지는 표출한다.
배우 남명렬의 뜨거운 연기가 연극 <라긴>의 무대를 장악하여 단언컨대, 관객들은 그의 열정에 사로잡혀 눈을 떼지 못 할 것이며 완성도 높은 공연을 자랑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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