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살인사건 - 2008서울국제공연예술제
- 장르
- 무용 - 현대무용
- 일시
- 2008.10.04 ~ 2008.10.05
- 장소
- 서강대학교 메리홀
- 관람시간
- 60분
- 관람등급
- 만 11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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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엘리베이터에서 발견된 전라의 시체, 그의 눈을 통해서 본 진실…
2007년 ‘PAF 춤과 다매체상’을 수상한 수작, <엘리베이터 살인사건>
어느 날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남자가 변사체로 발견된다. 신원은 너무도 평범한 회사원. 하지만 사인(死因)이 뚜렷하지 않다. 자살을 의심하지만, 유서도 없고 심지어 누군가에 의해 옮겨졌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 흥미로운 것은 부검 결과 시체의 뇌 속에 저장되어 있는 15초가량의 영상이 포착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영상은 그의 눈동자를 통해서만 투사 가 가능하다. 그가 엘리베이터를 내려서는 순간, 너무도 아름다운 초원이 펼쳐지고 파란하늘과 그림자 없는 한 그루의 나무가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영상이 보인다. 끊임없이 굴곡진 언덕을 지나 투명한 꽃잎을 보는 순간, 그와 함께 영상은 사라진다.
엘리베이터라는 밀폐된 공간, 폐쇄공포증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외부와 단절된 그 짧은 시간 동안 불안 내지는 깊은 고독, 그리고 극단적인 자살충동도 느꼈으리라. 엘리베이터 안에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가? 그렇게 자유롭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당연한 추측.
이 작품은 이러한 소통의 부자유스러움을,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고립감의 위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엘리베이터 살인사건>은 고양아람누리의 개관기념 초청작으로 공연되었으며, 2007년 ‘PAF 춤과 다매체상’을 수상한 바 있다. 수사드라마를 연상시키는 공연의 형식은 기존 무용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함과 재미를 느끼게 한다.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영상미와 그로테스크하고 유희적인 드라마를 또한 맛볼 수 있다.
사건은 무대 한 켠의 피아노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안의 침묵, 어색함, 비밀스러움 등에서 시작된다. 그 안에서 발견된 알몸의 시체는 자살의 이유도 타살의 흔적도 없이 평온하게 잠든 것 같다. 그가 살아있을 때와 달리 세상사람들은 그에게 온갖 관심을 가지며 그의 죽음을 추리해 나간다. 그의 생전의 흔적은 너무나 일반적이어서 그의 감정이 마치 내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때론 파괴하고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는데, 무용수들이 내지르는 소리, 그로테스크한 움직임을 통해 관객은 그 욕구를 충족하게 된다. 한편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남녀 듀엣은 아련한 슬픔이 밀려오는 것 같이 애잔하지만, 남자로 혹은 여자로 강요당하는 사회 속에서 한 인간 자체로 인정받길 원하는 모습을 힘있게 보여준다. 한 시간 동안 새로움과 친근함이 어우러지며 뿜어내는 추리의 힘은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갖게 하며 다시 한번 나와 내 주위사람을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